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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에서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김금희 작가님 신작 소식듣고 드릉드릉하고 있었는데, 창비에서 가제본 서평단을 모집한다지 뭐예요? 바로 신청했습니다.
그렇게 받은 특별 가제본과 작가님의 크리스마스 엽서!?
연말은 너무 많은 걸 담고 있다.
어떤 해는 너무 춥고 아픈 해로 기억되기도 하고, 어떤 해는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고 싶기도 했다.
그래서 귀가 시리는 날이 오면 또 다시 한 해를 돌아보며 아쉬운 마음과 설레는 마음으로 연말을 맞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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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든 순간이 가득 담긴 연작소설, [크리스마스 타일]
연작소설의 형태로 이루어진 소설인 만큼 주인공이었던 인물이 다른 이야기에서는 스치듯 지나가는 조연으로 등장한다. 나에게는 너무 소중한 인물이 다른 이에겐 지느가는 이일 뿐이다. 크고 작은 모든 일들.
이 역시 복작복작한 크리스마스 거리를 생각나게 하여 멍하니 앉아 일상을 다시 복기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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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읽었을 때는 정말 이게 내가 아는 김금희 작가님이 집필하신 것 맞나? 싶어서 찾아보았다. 갈수록 젊어지시는 것 같은 문체여서 읽으면서 너무 놀라웠다. 책을 읽으면 고전과 같이 언제 읽어도 최근에 쓰인 소설과 같이 익숙한 소설이 있고, 이와 달리 그 시대를 정말 잘 반영하여 그 시대를 떠올릴 때 자연스레 따라오는 책이 있지 않나. [크리스마스 타일]은 후자였다. 이 시대를 너무 고스란히 활자로 그려내어 아프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수많은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제목의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다양한 삶의 양상들이 타일이 모여 하나의 벽을 이루듯 사회를 만들어 가는 구나 싶어서. 그와 동시에 하루하루가 모여 삶이 꾸려지듯 다양한 인물에 비춰지는 나의 모습을 보며 함께 아프고 함께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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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서 돌아온 뒤로도 옥주의 날들은 그리 평안하지는 않았다. 자기 자신이 완전히 볼품없는 인간이 된 듯해 좌절했고 사람들과는 늘 가까워졌다 멀어지며 오해를 쌓아갔다. 그래도 그해 예후이와 함께 보았던 호수를 생각하면, 세상 어디에서는 호숫물로 등잔을 밝힐 수도 있다는 얘기를 기꺼이 믿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상심이 아물면서 옥주는 옥주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다시금 월계동 옥주로, 속상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바람막이를 꺼내 입고 못난 자신이 갸륵해질 때까지 걷는 중랑천의 흔하디흔한 사람으로. - 크리스마스 타일, 1. 밤 - 월계동(月溪洞) 옥주
모든 이야기가 우리의 삶과 같다. 드라마와 같이 하나의 계기로 모든 것이 새로워지고 다시 태어나는 그런 인생 말고, 기나긴 여행이 끝나고 돌아와서도 계속되는 평안하지 않는 날들의 반복. 하지만 그 가운데서 그래도 기억되는 추억들이 있고, 너무 힘든 날들 속에서도 그래도 버티게 하는 무언가가 있으니까. 한국에서 옥주의 삶은 여전히 만만하지 않을테지만 그래도 상실을 견딜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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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인데도 햇볕이 드는 정도에 따라 어느 것은 아주 붉고 어느 것은 여름과 아직 이별하지 않은 듯 여전한 푸른 잎이었다. 마치 시간이 어떤 것에는 지나가고 어떤 것에는 가지 않고 머문 것처럼. - 크리스마스 타일, 2. 눈 파티 - 첫 눈으로
모든 단편의 소설마다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다. 모두 다른 속도로 살아간다. 그래서 위로가 된다. 꼭 어떻게 살아도 문제 없다는 것 같아서. 크리스마스라고 모두 따뜻하고 행복한 기억만 가지고 있는 건 아니라고. 이번 크리스마스가 아팠다고, 다음 크리스마스까지 애써 거부하지 말라고 말이다.?
연말 가기 전에 따뜻한 이불 속에서 소설 한 편 어떠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