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스탄체 외르벡 닐센 글 #외위빈 토르세테르 그림 #정철우 옮김 #분홍고래 48쪽
갑자기 멈춰버린 엘리베이터 안, 혼자 덩그러니 남겨졌다. 소리를 질러도, 문을 두들겨봐도 아무 반응이 없다. 세상은 암흑으로 변해 금방이라도 어둠이 나를 삼킬 것 같다. 사방이 막힌 폐쇄된 공간, 탈출구가 없다. 두려움과 무서움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어둠속에 혼자서』는 어린아이가 엘리베이터안에 갇힌 순간부터 탈출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당시 상황에서 느낀 아이의 감정을 그림의 색과 표현으로 잘 나타내고 있다.
엘리베이터를 상징하듯 그림책의 판형도 세로로 긴 형태이고 3가지 색만을 사용하여 스토리를 만들어간다. 서가 정보도 맨 뒤에 나온다. 무채색의 표지 중앙엔 홀로 남겨진 아이가 시무룩하게 독자를 바라보고 있다. 마치 ‘나 어떻게 해요?’라고 말하듯. 검정 색 속지를 넘기면 ‘갑자기 깜깜해 졌어요’로 바로 이야기가 시작하며 긴장감을 준다. 독자는 ‘무슨 일이지?’ 당황하며 주황색 모자를 쓴 동그랗게 뜬 아이의 눈을 집중하며 따라가게 된다. 추락하면 어쩌지? 영원히 빠져나가지 못하면 어쩌지? 엄마 말을 들었어야 했어. 해가 지기 전에 돌아가야 했는데, 걸어서 올라가야 했는데, 후회가 밀려오지만 이미 늦었다.
엘리베이터 안은 검정색의 거친 선으로 불규칙과 규칙을 반복하며 폐쇄된 공간이라는 상징성과 두려움과 불안에 떨고 있는 아이의 복잡한 감정을 잘 표현하고 있다. 반면 주황색은 ‘Salience’의 역할을 하며 주의를 집중시키고 있다. 아빠와 아이가 항상 쓰고 있는 모자, 아빠와 함께 했던 추억은 모두 주황색이다. 검은 강물을 바라보고, 느끼고, 만질 수 있었던 용기가 비상 버튼색 주황과 함께하며 난관을 극복할 용기와 힘을 준다.
『콘스탄체 외르벡 닐센』은 그의 다른 그림책에서도 막막하고 두려운 공간, 낯선 공간 속에 떨어진 나의 두려움에 대해 표현하고 있다. 『사라진 색깔』은 전쟁으로 삶의 터전을 빼앗겨 버린 모녀의 삶을, 『나는 혼자가 아니에요』는 겁많은 한 아이가 처음으로 엄마의 그늘을 벗어나 혼자 학교에 가는 이야기를, 『나는 왜 여기에 있을 까요?』는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이곳저곳을 떠돌아야 하는 난민에 관한 이야기를 써서 공간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공감을 나타내고 있다.
아이들은 세상에 대한 지식이 제한적이다. 본인이 경험했던 지식과 사고력으로 세상을 채워간다. 아이와 함께 읽으며 안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너는 어떻게 할지 이야기 나눌 수 있다. 버튼을 찾아 누룰 수 있는 용기는 세상과 나누었던 경험, 부모님과 함께 했던 시간속에서 찾을 수 있었다. 당황하지 말고 차근차근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면 된다고 다독여 주면 좋겠다. 그리고 부모님과 어른들은 ‘너를 항상 도와줄거야’ 라고 안심시켜 주었음좋겠다. 엄마 품에 안긴 아이의 눈엔 눈물 한방울이 떨어지지만 입은 웃고 있다. 아이들은 그림책을 덮으며 해냈다는 용기가 다시 세상을 향해 한걸음 내딛을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