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어떻게 우리를 변화시키는가?'
'평생 공부하는 삶은 우리에게 어떤 탁월함을 선사할까?'
두 가지 질문에 대한 통찰을 주는 책이다.
■ 무엇보다 책 표지가 마음에 든다. #공부의잠재력
가득쌓인 책장앞에 뒷모습을 보이며 앉아있는 남자. 책장의 중앙엔 커다란 거울이 있다. 그리고 거울속엔 깊은 심해에 떠있는 빙하가 보인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공부의 잠재력은 눈에 보이는 빙하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는 듯하다.
■ 공부는 지적성숙의 과정이다.
조리에 맞지 않는 말, 모호한 말, 기본적인 단어의 뜻이나 함의를 알지 못하고 쓰는 말이 많다. 엄밀히 따져보면 모순덩어리고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인데 우린 그냥 사용한다. 왜? 잘 모르니까, 생각해 보지 않았으니까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저 사람의 인권을 인정해야 하나요?' 흔히 쓰는 말이다. 그러나 엄밀히 따져보면 인권은 인간이라면 누리게 되어있는 보편적 권리이므로 오히려 이 말을 하는 사람은 인권의 무지를 드러내는 말이라고 직시한다.
이처럼 다양한 예시글들이 나온다. 작가는 이 세상을 산다는 것은 모순과 혼란, 긴장속에서 사는 것이라 말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세상의 모순과 혼란을 직시하되 모순없는 문장을 구사하는 것이 공부하는 이가 할일이요. 지적성숙의 과정이다. 정확한 단어 사용과 개념정의를 알고 모순없는 말하기,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명료한 표현으로 사,공적으로 설득해야한다.
■#공부하는삶 은 무용해 보이는 것에 대한 열정을 내는 것이다.
변화란 그냥 생기지 않고 좀 힘들다 싶을 정도로 매진할 때 생긴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심오한 공부일 수록 쾌락을 느낄때까지 고된 훈련기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지식이 깊어지면 좀 더 섬세한 인식을 하게 된다.
섬세한 언어는 자신의 정신을 진전시킬 정교한 쇄빙선이다. #정신의척추기립근 이란 단어가 상경하게 들리지만 새롭다.
즉각적인 쓸모가 없는 것 같은데 하게 되는 공부는 어떨까? 저자는 이를 '간지'나는 공부라 표현한다.
표현이 새롭고 세련되었다. 기초체력을 쌓으면 나중에 감기에 걸리지 않듯 지적기초를 쌓으면 지적감기에 걸리지 않게 된다. 평생 공부를 하는 사람은 늙어서도 습관이 되어있으니 어지간한 공부는 휴식이라고 말한다. 공부하면서 휴식하라!
■ 교사의 역할에 대해서도 말한다. 익숙하지만 새롭게 다가온다.
교사는 지식전달자에서 그쳐서는 안되고 고무하고 영감을 주는 역할까지 해야 한다. 그래서 지식이 많아야 하고 감성과 상상력이 풍부해야 한다. 어쩌면 외모까지 단정해야할지 모른다며 등산복입고 출근하지 말라는 글에 빵 터져 한참을 웃었다. 이처럼 글 곳곳에 웃게 되는 유머코드도 가끔 등장해 긴장하며 글을 읽는 독자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킨다.
■ 공부의 여러 갈래에서 도움이 되는 글이 많다.
서평쓰기와 토론, 자료정리, 연구계획서 쓰는 법 등 심도있는 공부갈래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서평은 책내용의 적절한 요약 + 맥락을 부여(같은 주제, 다른 책, 저자의 다른책) +비평(잘못된것 바로잡기, 논리적결함지적, 암묵적전제 문제삼기) +창의적질문던지기로 설명한다.
서평이 쉬운건 아니지만 이글을 보며 좀더 노력해야 겠다.
토론의 기술, 토론시 사회의 기술, 발제하는 법등 토론의 의미와 방법에 대해서도 도움받을 수 있다.
어떤 공부도 우리가 처한 순간을 순식간에 천국으로 바꾸어주지 않는다.
그러나 탁월함이라는 별빛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고 이미 존재하는 더 나은 것에 대한 감수성을 길러주고 나아가 보다 나은 것이 존재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그러한 믿음속에서 비방과 조소를 넘어서는 논리와 수사학의 힘을 빌려 공적영역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계속 읽고 쓰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비로서 가능한 인간의 변화에 대해 믿게 될것이다. -프롤로그 중
공부란 무엇인가에 대한 최종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