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

[도서]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

오오타 야스스케 저/하상련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2011년 일본 후쿠시마의 쓰나미, 그로 인한 원전 사고는 충격 그 자체였다. 아마도 원전에 대한 대규모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루어진 계기였을 것이다. 원전의 위험성에 대해 체르노빌 사건 이후 다시 불씨가 커졌다. 이것은 우리 나라 안에서도 원전 개발에 관한 찬반 대립이 거세진 것에서 느낄 수 있다. 원전의 가장 큰 장점인 안전성과 경제적 효율성이라는 공식이 깨졌다. 안전하지도 않고, 원전에서 나오는 쓰레기와 훗날 원전가동이 멈췄을 때 후처리 비용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무엇보다,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입증되었으니 어릴 때부터 교육받았던 원전에 대한 고정된 정보를 싹 버렸다. 아직도 말들이 많다. 안전하고 경제적 효율성이 높은 에너지 발전소가 맞다는 사람들과 더 이상 원전을 짓지 않길 바라는 사람들과 이해충돌은 가시화되었고 국가적 차원에서 숙의민주주의 절차를 적용하여 의사결정하기도 했다. 우리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 중 하나인 일본에서의 원전 사고를 보았음에도 몇 년이 지나자 오히려 원전을 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슬슬 커지고 있다. 이 좁은 땅에 설치된 원전이 많아도 너무 많은데, 자꾸만 또 지어야한다고 하는 사람들.. 후쿠시마의 재앙을 보고서도 말이다.

 

 

이 책은 어느 사진 작가의 '기록' 차원에서 시작되었다.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이 많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갔다. 그곳에는 반려동물뿐만아니라 가축들까지, 무수한 생명들이 방치된 채 있었다. 그는 사진을 찍어댔다. 기록으로 남겨야 원전의 위험성을 알릴 수 있다는 이유다. 그리고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참상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곳에는 주인을 기다리는 개, 고양이, 소, 말들이 어깨에 바짝 힘을 준채 사람들을 경계하고 있었다.

 

 

 

 

 사진 작가가 쓴 책이기에 사진집이라해도 무방하다. 축사에 갇혀 죽어가는 동물들 사이에 겨우 숨만 붙어 있는 가축들에게 그가 할 일은 없었다. 이미 죽음의 땅이 된 경계지역이었고 피폭된 동물들이었기에 함부로 데리고 나올 수도 없었다.

 

 

어쩌다 누군가가 축사 문을 열어준 경우는 이렇게 자유롭게 풀을 뜯는 소도 있었지만 이들도 언젠가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늪에 빠지거나 용수로에 갇히거나 그리고 이미 엄청난 피폭 상태임으로 어느 날 고통 속에서 죽어갈 것이다.

 

 

저렇게 길 한가운데 앉아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반려견들도 그대로 죽어갈 것이다. 보호소로 데리고 나온 경우도 있지만 잔뜩 경계하는 동물들은 어쩔 수 없이 그 앞에 사료나 먹이를 두고 나올 뿐이다. 그리고 이렇게 사진으로 남긴다. 정기적으로 찾아가 녀석의 안부를 확인할 뿐이다.

 

작가가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알려야 한다는 것.

 

2011년 3월, 후쿠시마 사건 이후  경계지역 내에 있는 가축들은 살처분되었다. 가축이 아닌 경우 이 지역내 동물들의 개체수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그들은 원인 제공자는 아니지만 위험 생명체로 낙인찍혔을 것이고 정부의 모르쇠로 후쿠시마의 참상은 묻히고 있고 우리는 잊어가고 있다. 후쿠시마 사건이 몇 백 년 전의 일도 아닌 고작 10년 전 일인데 우리는 잊어가고 있다. 두렵다. 예전보다 잦은 지진과 피해 소식들을 접할 때마다 동해쪽으로 발이 떼어지지 않는다. 최대한 원전과 먼 곳에서 살고 싶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 누구도 원전의 위험지대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좁은 면적에 비해 원전기수가 많아도 너무 많다. 고작 바라는 게 노후화된 원전부터 더 이상 연장가동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안의 방사능폐기물들이 안전하게 처리되길 바랄 뿐이다. 그마저 불가능하다고 들었지만... 차라리 모르고 사는 게 속 편하겠다. 그러기엔  이젠 위험수치가 너무 높다. 모른 채 할 수 없다. 우린 신민이 아닌 시민이므로.(급 마무리)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2

댓글쓰기
  • 눈부신햇살

    수정 전인데..
    이렇게 잠시 읽고 글을 남깁니다..
    그러게요..빠져나오기만하고..남겨져있는 생물들에 대해서는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깝네요..아직도..여전히..
    그 핑계로 일본여행을 아가들과 함께 가지 않으려구요^^; 가까운 나라인데..
    물론, 우리나라에도 여전히 있지만..

    2019.02.09 16:45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금비

      하아..저희는 다음주 일본으로 여행갑니다. 아직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며 남편이랑 애가 그렇게 가고 싶어하네요. 원전사태 이후 찝찝해서 저도 그 이후 안갔다가 재작년에 한번 가보고 오, 좋다, 싶어서 이번에 가봅니다. 인간이 만든 재난이 두렵습니다.

      2019.02.21 17:51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