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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게 뭐라고

[도서] 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장강명 작가의 소설들을 재미있게 읽었다. 그의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고스란히 담은 소설들이 좋았다. 문학적이란 표현보단 다큐적인 작품들. 르포르타주의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회 현상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는 내 직업상 나는 이런 작품들을 누군가 써준다는 게 좋았다. 그래서 5년만의 신혼여행을 읽었을 땐 조금 놀랐다. 서툴러 보이던(속세적 기준에서) 그의 사생활을 보는 게 소설의 느낌과 확연히 달랐기 때문이다.

 

그와 요조가 진행했던 독서 팟캐스트를 간간히 듣곤 했다. 에세이에 담겼던 장강명의 모습이 팟캐스트에서 묻어났다. 웃음이 났다. 매섭고 날카롭고 냉철할 것 같은 작가의 모습이 검은 천으로 덮여있는 느낌이 났다. 그가 별점을 매기곤 하는 페북 독서 기록을 참고한다. 장강명 작가가 괜찮다는 작품은 나와 결이 다르다고 생각해서다. 다른 취향의 독서가가 매기는 별점은 나의 독서 지형을 바꿀 수 있게 자극을 준다. 다양하게 읽고 싶은 욕망을 조금 채워준다.

 

그래서 이 책의 출간이 반가웠다. 장강명이 바라보는 책이란 무엇일까, 독서는 왜 할까, 어떤 책을 좋아할까. 나의 시선과 다른 쪽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이 책을 읽는 동안이라고 같은 곳을 바라보고 싶었다. 그것만으로 충분히 의미 있는 행위다. 이 책을 바로 사서 읽은 이유다. 작가처럼 메모장에 늘 읽어야 할 책 리스트를 채우고 지우고 수정하면서도 그 목록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 숙제처럼, 부채처럼 남아 있는 책 제목들 사이로 당당히 1위로 오른 [, 이게 뭐라고]가 되었다.(230-235쪽 내용 따라함)



글이 쉽고 간결하다. 역시, 장강명. 그가 지향하는 글쓰기 방식 같다. 책에서도 그렇게 말했다. 현학적이고 비유적인 글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어둠과 악의 형태를 다루는 작품들에 매료를 느끼는 사람이다. 감히 두려워서 접근하지 않는 분야인데, 장강명 덕분에 용기가 났다. 특히 『블랙 달리아』를 읽어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처참한 인간의 본성을 들여다 보아야겠다고. 지금까지 그쪽 분야를 너무 피해왔다. 고작, 영화 아저씨’, ‘악마를 보았다를 보고 충격받을 정도이니. 10여 년 전부터 다른 세상으로 나오면서 냉혹하고 비상식적이며 감정적인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았다. 같은 일을 하고 비슷한 학력을 가지고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모인 조직을 벗고 나와보니 인간의 어두운 면이 훨씬 선명하게 볼 일이 많아졌다. 지금까지 때를 덜 묻히고 살았다는 걸 알았다. 못된 인간들 참 많다. 자기 멋대로 남의 삶을 해석하는 인간들도 참 많다. 가까운 사람들 중에서도 그렇다는 걸 알게 됐다.

 

장강명이 생각하는 이라는 물성 부분에 대한 생각이 나와 달랐다. 나는 그래도 종이책과 인쇄된 활자가 좋다. 전자책보다는 좋다. 전자책이 더 눈 아팠는데 장강명 작가처럼 줄 간격과 폰트 크기 조절해서 읽으면 좀 다르려나. 리커버 질색이라고 했는데 그를 알린 작품 표백의 리커버 버전이 이번에 나왔다.^^

 



강연이나 팟캐스트, 방송 출연 등 외부 일의 비중을 줄여야겠다고 한다. 글을 쓰는 것보다 벌이가 더 나은 일이었는데. 좋아해서 하는 일도 돈은 필요하다던 이랑 작가의 책 제목이 떠오르기도 했다. 글 쓰는 시간을 늘려야겠다고 다짐하며 팟캐스트 시즌 3은 하지 않겠다고 한다. 환영한다. 나는 그의 작품을 더 자주 만나고 싶다. 글이 안써져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니, 천상 소설가구나 싶다. 댓글부대같이 나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그런 소설. 산 자들같이 우리의 삶을 뾰족하게 들여다보는 소설들을 만나고 싶다. 에세이보다 그의 소설이 더 좋다. , 5년만의 신혼여행도 재밌긴 했지만.


이런 상상은 읽는 나도 즐겁당.^^




::오타::

202쪽 밑에서 3번째 줄 '맞보래'  203쪽 위에서 3번째 '맞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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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샨티샨티

    금비 님 잘 계시나요? 애제자에게 소식은 들었는데 정작 가보지는 못했네요. 언젠가는 또 다른 공간에서 금비 님을 뵐 수 있을 것이라 여겨요. 저도 장강명 작가의 글을 즐겨 읽었는데 이 책은 아직이네요. 오랜만에 안부 전합니다. 잘 지내고 있다 봬요.

    2020.10.16 21:40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금비

      정호 누나 말씀하시는거죠.^^ 주말에 짬짬이 나가봅니다. 남해에 작은 문화공간을 만들고 싶었는데, 잘 될려나 모르겠어요. 감사합니다.^^

      2020.10.17 20:56
  • 파워블로그 하루

    오!! 장강명 작가님 글 좋아해요. 팟캐스트도 들어본 적 있어요. ^^ 글쓰는 사회에 대한 작가의 관점과 금박샘님의 인간군상들에 대한 멘트가 마음을 땡겨요. 이 책 읽어볼게요. ^^

    2020.10.17 10:12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금비

      작가님의 시크한 면이 새로운 시각을 던져주네요. 문학계의 순혈주의 같은 거를 같잖게 볼 것 같은...^^

      2020.10.17 20:58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