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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땅의 야수들

[도서] 작은 땅의 야수들

김주혜 저/박소현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요즘 베스트셀러 목록 상위권에 있는 소설입니다. 제목만 들었을 때 역사소설이란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야수라는 단어를 제목으로 내세운 책은 보지 못한 것 같아 더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미녀와 야수]의 영화 이미지가 강해서인지 책 제목으로 잘 쓰지 않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이 책은 역사소설입니다. 1910년대부터 1960년대의 한국을 배경으로 하였습니다. 50여년의 세월 속에 한국의 아픈 역사들이 모두 담겼습니다. 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통속적인 듯 하면서도 역사적 사실들을 놓치지 않고 어딘가엔 넣어두었습니다. 작가가 9살 때 미국으로 이민갔으니 미국인의 정서에 훨씬 가까울 것 같은데 매우 한국적인 소재들을 상세히 알고 작품 속에 넣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6명 중 4명이 모였습니다. 직장 생활에 찌들어 오직 주말만 기다리는 직장러들이라 금요일 밤에 줌으로 만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데이트를 하다말고, 누군가는 교회 모임을 가는 길에, 누군가는 육퇴를 기다리며, 누군가는 아픈 몸을 이끌고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막상 화면으로나마 얼굴을 보면 하하호호, 안부를 묻고 책 이야기로 들어가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벌써 이렇게 만난 지도 1년이 다 되어 가는 군요. 비록 한달에 한 권이지만 600쪽짜리 소설을 읽어내는 게 쉽지 않습니다. 긴 호흡으로 쭈욱 읽어야 많은 등장인물들의 이름과 관계가 정리되거든요. 다들 재미있었다, 잘 읽힌다고 하였습니다. 또 문장력이 좋은 작품 같다는 칭찬도 공통적이었습니다. 멤버 중 국어 교사인 분도 있는데 국어수업에서 예시로 쓰고 싶은 문장이 많았다고 하였습니다. 가령

 

234. 아버지의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마치 국이 펄펄 끓고 있는 냄배 뚜껑을 여는 느낌이다. 모락모락 솟아오른 증기가 빠져버리면 솥 안에 남은 건더기가 점점 졸아들지 않겠는가. 그래서 나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되도록 아버지 이야기를 입에 올리지 않게 되었고

416. 무용과 연기를 그만두자마자 자신의 삶에서 모든 색채가 빠져나간 듯한 느낌이었다.

 

장면 묘사가 뛰어나 영상을 보는 것 같았다고도 하였습니다. 번역의 힘이겠지요. 영어가 모국어인 작가의 작품을 한국어로 번역을 아주 잘 한 것 같다고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역사소설답게 현재 잘 쓰지 않는 단어나 이름들이 등장합니다. 그중 기생 넷의 영어 이름을 알게 되었는데 번역가가 한국이름으로 참 잘 지었다며 우리는 감탄하였습니다.

[여기서 질문! 기생 네 명의 영어식 이름입니다. Jade, Lotus, Luna, Silver. 이 이름을 한국식 이름으로 어떻게 바꾸었을까요?]

여성 중심의 서사라서 마음에 들었다고도 하였습니다. 대개의 역사 소설은 남성중심의 서사이니까요. 더구나 기생이 주인공이어서 신선했다고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여자들만 고통 받은 것 같고 남자들은 어떻게든 잘 풀린 사람이 많은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시작은 평안도, 끝에는 제주도가 등장합니다. 한반도의 시작과 끝, 그리고 호랑이. 한반도를 호랑이 모양으로 표현한 지도가 떠오릅니다. 친일과 독립운동 사이, 그 끝은 어떠했는지까지 보여주는 작품이라 현실을 잘 반영(친일파 청산이 제대로 되지 않은 문제)하였다고 씁쓸해하였습니다. 작가가 치밀하게 구성했다는 증거입니다. 은유와 비유, 복선 등이 잘 벼려진 작품입니다. 중간에 조금 지루한 부분들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쭈욱 밀고 나갈 수 있어 결국 독서초보 독자도 내가 이 두꺼운 책을 읽었단 말인가!” 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김주혜 작가님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든 이유입니다. 박소현 번역가님과 또 함께 하시면 좋겠습니다.

 

 

 

다산북스의 독서모임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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