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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마지막 등교를 하고 집으로 온 아들의 가방엔

1학년 1년의 모습을 담은 앨범이 들어 있었다.

담임선생님께서 직접 편집하고 제작한 앨범.

아이의 소중한 학교 생활 첫 추억을 담아주셨다.

아이는 앨범에 별 관심이 없고

엄마인 나는 잔뜩 감동을 받아서 선생님께 한해 고생 많으셨다고, 그리고 감사하다고 문자를 드렸다.

1학년 담임 하신 선생님께서 2학년에 달고 올라가면 좋겠다란 생각도 했다.

저학년이니까 적응을 자주 하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해서였다.

뜻밖의 전근 소식.

담임을 맡으셨던 선생님은 읍내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시게 되었다.

그 외에 아무도 이동안하셨는데 아이 담임 선생님만 이동하셔서 내심 서운했다.

나중에 그 이유를 듣고서야, 서운함은 싹 가셨지만 :)

 

마산에서 남해로 이사 오기로 한날은 3월 말이었지만

아이의 입학에 맞춰 우리 모자는 2월말에 남해로 넘어왔다.

3년 동안 사귄 유치원 친구들 대부분이 가는 초등학교를 뒤로하고

새로운 학교에서 낯선 얼굴들과 적응해야할 아이가 걱정도 되었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작은 학교란 점이었다.

한학년 한학급, 한 반에 열명 남짓.

우리 아이가 다닐 학교엔 입학생이 13명이나 되었다.

귀촌 인구의 증가 덕이었다.

 

입학식때가 생생하다.

나도 긴장하고 아이도 긴장했던,

하지만 색다른 입학식 때문에 첫 날부터 인상이 무척 좋았던 학교였다.

선배들 한명씩, 입학생 동생 한명과 일대일로 덕담을 해주고 사탕 목걸이를 걸어주는 행사.

학교에서 입학을 축하한다며 동화책 한 권씩 선물로 주는 것도,

무척 인상깊었고 학교측에 감사했다.

아이의 이름 하나하나를 불러주는 따뜻한 학교.

 

1학년들은 지적 활동보다 체육활동이나 체험활동이 많은 편이었다.

그만큼 선생님들은 프로그램을 짜야하고 인솔에 대한 부담이 있을텐데도

시골에서 별다른 체험을 할 수 없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주셔서 그것 또한 감사했다.

선생님은 행사가 있으면 꼭 사진을 공유해주셨는데

엄마들은 그 사진을 보며 나처럼 흐뭇한 미소를 짓지 않았을까.

 

 

아이가 만들어온 케익을 그냥 저냥 먹었던 기억도 난다.ㅋㅋㅋ

하지만 영양선생님께서 1학년 아이들 케익만들기 도와주신다고

고생하신 이야기를 듣고 13명의 아이들이 부모님께 멋진 케익 선물을 할 수 있게 해주셔서

 

역시나, 감사감사 또 감사했다.

 

학교 화단에 마련한 텃밭.

학년마다 맡은 구역에 채소를 심고 수확의 기쁨도 나눈다.

 

돌봄시간엔 다양한 만들기를 해와서 아이의 작품은 늘어갔고

 

 

여름방학땐 아이들 희망을 받아 물놀이장도 가주었다.

바쁜 부모들이 해줄 수 없는 체험을 학교가 대신 해주었다.

아이들의 표정에서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알 수 있다.

여기 다녀온 후 우리 아이도 물놀이장 가자고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난다.

 

가을 소풍은 기차를 타고 수목원에 다녀왔다.

여기는 섬이라서 현수교를 이용한 육로가 다 인데

그래서 철도가 놓일리 없는 곳이라 기차 타는 경험이 귀하다.

그러한 여건을 잘 아는 학교측에서 마련해준 기차 타고 소풍가기.

역시, 우리 아이는 기차를 타고 친구들과 놀며 즐기며 지낸 기억을

좋았노라 말한다.

 

 

아이의 학교를 졸업한 선배님이 초청해주셔서 전교생이 서울로 캠프를 갔다.

2박3일 잘 하고 올 수 있을지, 걱정을 무척 했었다.

혼자 잘 씻을 수 있을까, 옷은 제대로 갈이입을까, 이는 닦고 잘까 등등

하지만 아이는 엄마가 조금 보고싶긴 했지만 무척 재미있었다고 했다.

참, 밤에 잘 땐 좀 무서웠다나? 침대에서 떨어지기도 했다며..ㅋㅋ

 

 

1년동안의 성장을 몸으로 표현했던 학예회

아이들의 몸짓 목소리 표정에서 부모들은 감동을 받았다.

 

우리 아이들은 이렇게 키가 크고 마음이 성장했다.

 

 

선생님의 마음을 알 것 같다.

대견함, 아쉬움, 고마움이 뒤섞였을 그 마음.

그것을 대단한 말과 글보다

아이들의 예쁜 표정이 잘 담긴 사진첩으로 만들어주신 것이다.

 

 아이는 더 크면 이 앨범의 소중함을 알겠지.

지금은 엄마인 내게 더 소중하지만.

나는 시골의 작은 학교, 그리고 고심해서 선택한 이 학교에 보낸 것을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선생님들이 이런 저런 것을 해주시려 해서 무척 감사하다.

선생님들의 이동이 적고 열정이 있으신데다 학부모들까지 협조적이다.
(과할 때도 있지만 순수한 마음만큼은 알아줘야 한다.)

교장, 교감, 영양선생님까지 전교생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는 학교.

나는 작은 학교의 힘을 믿는다.

 

 

 

작년 담임 선생님이 이동하신 이유는

올해 결혼할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같은 학교 선생님과 사귀고 있단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인연은 인연인 것이

2학년 담임선생님으로 1학년 담임선생님의 남자친구(예비신랑)이 맡으셨다는 것,

그리고 아이의 방문피아노교습 선생님이

1학년 담임선생님의 언니분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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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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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샨티샨티

    인연이 그렇게 시작되었군요.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선물하고 가신 선생님이시네요. 행복학교라는 이름에 부합하는 학교 풍경입니다.

    2016.05.01 22:0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금비

      샨티님 잘 아시는 교감선생님의 덕이 큰 것 같아요.
      선생님들 사이에서 교감 선생님 좋다는 말, 아이들도 교감샘을 좋아하고요.
      학부모의 입장에서도 참 좋으신 분임을 알겠더라구요.^^

      2016.05.07 18:15
  • 파워블로그 목연

    작은 학교의 힘까지는 모르지만...
    아름다운 추억은 느끼고 있습니다.
    예전에 인제의 상남중학교에서 4년간 근무했는데
    전교생이 가장 많을 때가 37명, 떠날 때는 26명...
    수업이나 체육대회, 소풍 등이 모두 추억이었지요.

    아, 그 학교에서는 수학여행을 3년에 한 번씩
    전교생이 함께 갔지요.
    전교생이라도 한 차의 정원도 안 되었지만...
    학생이 너무 적으니 놀이 공원에 입장할 때도
    인솔교사들도 입장료를 내라고 하고...
    (한 명만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던가 *^^*)

    2016.05.02 11:5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금비

      ㅎㅎ 교직원 구성원과 관리자들이 어떤 분이냐가 그 학교의 분위기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이 학교는 교감 선생님 좋으시단 말씀을 교사들 사이에 많이 들었고 그러다보니 선생님들이 잘 안떠나신다더라구요. 교사들의 이동률이 낮을수록 우리 아이들에겐 좋은 일이지요.^^
      저도 중학생 수학여행 갈 때 두 학년 섞어 함께 갔던 기억이 니네요. 지금은 모두 없어진 나의 모교들(초, 중,고)

      2016.05.07 18:14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이런 건 참 좋네요. 작은 학교라서 그런가요?
    경쟁만 하는 아이들보다는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좋은 추억 많이 만들면 좋겠어요.
    다시 오지 않는 시간이잖아요

    2016.05.02 14:09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금비

      옆 동네 학교도 규모가 비슷하지만 이학교 같지만도 않은 것 같기도...아니면 담임 선생님 잘 만나는서인가, 싶기도 했어요.^^

      2016.05.07 18:12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