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풍스럽고 귀티나는 잔을 꺼냈다.
영국에서 건너온 찻잔, 쉘리 찻잔이다.
이 찻잔을 구해 준 분이 티푸드로 초콜릿까지, 보내주셨다.
멋을 부려본다.
마시 기 전에 세팅하는 기쁨, 아름다운 구도에 자족하는 희열,
그 희열을 사진으로 담았다.
마침 노을도 지고 있겠다, 부드러운 자연광의 힘을 빌려
예쁜 찻잔을 더욱 빛나게 해줄 것 같았다.
뜨거운 물을 부어 잔을 데운다.
꽃 술 하나까지 세심하게 그려나갔을 작가의 손끝이
이렇게 감상해주고 관찰해주었을 때 더 살아나는 것 같다.
헤로즈스트로베리 티백을 떨궜다.
아! 이 향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말린 장미를 괜히, 놓아본다.
조금이라도 예쁜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
그리고, 혼자놀기의 즐거움을 담고 싶다.
(장미 무더기로 장미 나무가 견디기 힘들어해서 장미를 많이 잘라냈다.
이것을 말렸더니 완전 쪼그라 들었다.
맨위의 말린 장미가 바로 이 장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