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기다리던 비가 왔다.
비만 왔으면 했는데
바람이 함께 왔다.

전어를 구워먹으며 소주 한잔 하는데 갑자기 들이닥친 비바람.
우산도 받치기 힘들게 한 바람은 반갑지 않았지만
한달동안 목말랐던 땅들이 비는 흠뻑 마실 수 있어 반갑고 반갑다.


낮엔 민소매 입고 있을 정도로 더웠는데
갑작스런 비바람에 추운지
아들은 용케 겨울 점퍼를 찾아서는 저리 입고 논다.
밤새 비가 내렸다.
비는 공기의 온도를 뚝 떨어트렸고
에어컨은 더 이상 틀 필요가 없게 되었다.
저녁이 되자
방안으로 들어오는 노을 빛깔이 예사롭지 않아
책상에 앉았다 벌떡 일어났다.
이층에서 바깥을 내다보니

하늘과 구름과 바다의 빛깔이 선명하면서도 화사함에 부드러움이 번져있다.
해가 지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여름 내내 살이 찐 태양이
웅장한 덩치로 산능선 에 앉았다.
1층으로 내려왔다.
우리집 건물 벽으로 노을빛이 물들었다.
자연이 만든 빛깔은 참으로 곱다.
몸이 무거운지 금방 산 뒤로 반쯤 몸을 감췄다.
이날 무지개도 떴다.
쌍무지개.
서울에도 떴는지 SNS 곳곳에 무지개 소식이다.
이웃이 보내준 사진이다.
수평선 위로 뜬 쌍무지개
참으로 귀한 자연의 선물이다.
선물같은 가을이
깜짝 선물처럼
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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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여러분,
건강하시고 기분 좋은 날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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