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페북에서 김탁환 작가의 남해 강연 소식을 접했다.
페친된지 얼마 되지 않아 작가님의 새소식은 눈여겨 보는 편이었다.
[거짓말이다]를 읽고 일부러 작가님 페북을 찾은 것이다.
언젠가는 이런 만남을 가지라고 그랬나보다.
심지어 오늘 강연이 열리는 장소에 출장이 있었다.
출장을 마치는 시간이 강연이 시작하는 시간이라서 더욱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3층에서 2층으로 한 층만 이동하면 해당 강연장소였다.
예사 인연이 아닌 것 같다.(물론 나 혼자만 그리 생각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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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편소설 작가다."
김탁환 작가는 20년 동안 소설 52권을 출간했다. [거짓말이다]는 24번째 소설이라고 한다. [거짓말이다]를 중심으로 작가가 어떻게 소설을 써 나가는지를 강연하였다.
장편 소설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하는 것, 핵심 질문을 만든다! 핵심 질문은 '무엇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이다.
두 번 째는 핵심 질문을 안고 살아가는 주인공과 등장인물을 정한다. 그는 인물을 알기 위하여 [4.16 단원고 약전] 12권을 읽었다고 한다. 학생 1인당 40쪽, 138명의 작가가 기록한 단원고 희생자 150여명의 전기이다.
세 번 째, 소설가는 시간 편집자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시간은 늘이고 필요없는 시간은 확 줄여버린다.
'천년이 지나갔다.'라는 문장에서 무려 천년을 확 줄여버렸듯이.
가장 중요한 하루를 위해 앞뒤 시간을 줄이거나 생략한다.
[거짓말이다]의 핵심적인 하루는, 희생자를 처음 수습한 날이다.
작가는 그 날(2014. 4. 22.)만큼은 잘 써야겠다고 더 다짐했다고 한다.
65~87쪽 내용이다.
이 부분을 쓰는 3주간, 작가는 수면 장애에 시달렸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한다.
20년 중 가장 힘든 글쓰기 시간이었다고 한다.
민간잠수사들도 이 부분을 읽고 매우 정확히 묘사했다고 한다.
그러나 다시는 못 읽겠단다. 그 날의 기억이 떠올라서.
넷 째, 소설가는 공간 편집자다.
답사를 해야한다.
작가는 안개 낀 날, 밤 9시쯤 인천항에 몇 번을 가곤 했단다.
팽목항은 물론, 안산 단원고의 기억의 교실까지..
소설의 형식을 탄원서라는 형식을 택한 이유는 잠수사들이 쓴 실제 탄원서의 특징 때문이다.
1. 정확하게 쓴다,
2. 억울함과 분노가 깔려있다.
다섯 째, 무엇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뜨겁게 읽고 차갑게 분노하라.
슬픔이 아니라 분노를 기억하라.
참은 참, 거짓은 거짓으로 기억하라.(정확하게 기억하라)
::밝혀진 거짓말::
-지상 최대의 구조작전은 거짓말이다. 3일간 구조는 전혀 없었다. -퇴선 명령이 없었다. -잠수사의 시신 1구 수습당 500만원 지급은 사실무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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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응답>시간에서 나온 세월호 사건 관련 사실들
#세월호 침몰, 못 구한 것이냐, 안 구한 것이냐? 라는 질문에
(1) 퇴선 명령이 없었다.
123경비정, 헬리콥터, 초계기, 현장 선원, 목포 해경, 해경, 청와대까지.
해경이 쓰는 일지에 퇴선 명령을 내렸다는 허위 사실을 기재하여 공문서 위조라는 죄를 하나 더 추가하게 된 경비정장.
(2) 서로 간 통신이 없었다.
(선원, 선장과 통화하지 않았다(?)까지 설명을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누구와 통화를 안했다는 것인지는 기억이 안난다....ㅠㅠㅠ)
(3) 아무도 선내 진입을 하지 않았다.
여객선인 줄 알았는데 사람이 있는 줄 몰랐다는 대답
(4) 탈출하고 있는 사람에게 선체 안의 상황을 아무도(헬리콥터에서 내린 구조원, 해경) 묻지 않았다. 탈출하는 아이들이 배안에 친구들이 있다고 말했는데도.
(5) 해경은 무능한 사람들이 아니다. 사건 해당자들의 과거 공적을 보면 모두 유능한 사람들이다. 상을 몇 번씩 받은 사람들이다.
김탁환 작가는 해군 장교 출신이다. 해군사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기 때문에 바다의 특징에 대해 잘 아시는 분이다. 배가 30도 이상 기울면 퇴선 명령을 내리는 것은 상식이다. 9:38에 퇴선 명령만 내렸으면 100% 구조되었을 것이다.
#왜 넘어갔지? 왜 이렇게 빨리 넘어갔지? (침수 가능성이 높다)
인양 업체를 왜 중국업체로 선정하였나? 올 7월에 인양하겠다더니 올해 안에 인양은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인양을 위해 배에 구멍을 100개 넘게 뚫어버렸다. 침수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기 힘들어졌다. 거기다 중국 업체에 맡긴 인양 방식이 아닌 원래 처음 제기된 인양 방식으로 인양하겠단다. 정부의 이런 행태는 더욱 불신을 부추긴다. 뭔가 감추려는 꼼수 같다.
#세월호 참사 유족들의 보상금, 여러 혜택을 받았음에도 왜 자꾸 시위를 하는가?
8억을 받았네 하는 소문들은 잘 못된 것이다. 보상금을 받은 경우는 3억(여학생은 3억2천)을 받았다. 이것은 국가의 세금이 아니다. 청해진 해운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에서 보상을 해주는 것이 아니다. 3억이라는 계산은 학생의 경우 최저 임금으로 계산된 총액이다. 우리 아이들이 왜 최저임금을 받는다고 가정해야하는가에 대한 서운함도 유족들에겐 클 것 같다.
#참고로 작가는 일주일 1번 이상 법원에 가서 자료를 체크해본다고 한다. 판결문이나 재판 기록들을 꼼꼼히 살피는 것이다.
어색어색 ㅎㅎ
책 세 권에 사인을 받고,,,
세월호 사건 관련 책을 더 쓰고 계신다.
신간 나오면 후다닥 구매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