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모든 것은 도서관에서 시작되었다

[도서] 모든 것은 도서관에서 시작되었다

윤송현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아이들이 한곳에서 음악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다른 곳에서는 재봉틀을 돌리고 있으며 어떤 공간에서는 3D 프린터를 이용해 무언가를 만들고 있고 다른 곳에선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떠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면 이 공간은 무슨공간일까?

 

이 질문에 도서관이라고 답을 할 사람은 드물지 않을까 싶다. 

 

도서관이 책을 보관하고 대출해 주는 곳에 머물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변모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북유럽 도서관들의 낯선 모습들이다.

메이커스페이스 공간을 운영하며 다양한 경험을 해볼수 있도록 도서관은 체험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북유럽의 도서관들의 진화하는 모습과 함께 이 국가들이 세계의 복지국가들로 발돋움하는데 도서관은 어떤 역할을 해왔을까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저자는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노르웨이의 도시들에 자리잡고 있는 도서관을 여러차례 방문하고 탐방하며 그 답을 찾아 나간다.

 

우리나라의 도서관도 과거와 비교하면 도서관의 수 자체도 촘촘하게 늘어나고 환경도 좋아지고 장서도 훨씬 늘어났고 제공되는 서비스도 다양해지고 여러모로 편리해지고 좋아졌다. 날로 좋아지는 도서관의 환경과 서비스들에 만족하고 이용하면서도 가끔씩은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았다.

아이가 중학생이 되고 청소년이 되면서 왜 도서관은 어린이실과 성인열람실로만 구분되어 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새로 지어진 도서관조차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 없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물론 성인열람실 한켠에 청소년을 위한 도서가 정리되어 있는 서가가 따로 있기는 했지만 한 귀퉁이에 작은 부분을 차지할 뿐이었다.

 

그런데 북유럽 도서관을 탐방하고 취재한 저자의 책속에서는 청소년을 위한 별도의 도서관이 존재하고 청소년 아이들이 다양한 체험을 해보고 도서관을 가깝게 느끼도록 애를 쓰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나 놀랍고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북유럽 국가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저마다 특색있는 청소년 공간을 갖추고 있었다. 스톡홀름의 티오트레톤은 10~13세에 해당하는 청소년만을 위한 특별한 도서관이다. 공간 하나가 아니라 도서관 자체가 오롯이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라는것도 놀라운데 그곳 입구에는 레드라인이 그려져 있어 다른 연령층은 입장할 수 없다는 사실이 묘한 쾌감을 준다.

 

이곳에서 청소년들은 책만 읽지 않는다.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학교 과제를 하기도 한다. 컴퓨터도 있고 보드게임도 있고 재봉틀도 있다. 먹을거리를 가져와서 먹어도 되는데 도서관 안에 아예 공용주방도 있어서 조리시설을 갖춘 테이블이 있고 좋아하는 요리를 할수 있으며 키친 라이브러리 안에는 여기저기 레시피가 적힌 책들이 꽂혀 있다.

도서관이라는 느낌보다 클럽같은 느낌을 주는 이 도서관은 사춘기에 접어든 청소년들이 도서관에 계속 관심을 갖게 하려고 만든 공간이라고 한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공간이 있다면 아이들이 얼마나 신나할까. 막상 청소년들이 놀려고 해도 갈곳없는 우리의 청소년들의 모습이 떠올라 대조되어 보였다.

 

 

노르웨이 오슬로에는 비블리오퇴인이라는 10세~15세의 연령층이 이용할수 있는 특별한 문화공간을 지향하는 도서관이 있는데 이곳의 스태프들은 사서가 아니라 어린이들과 소통할수 있는 다양한 문화활동 경력자로 선발한다고 한다.

 

이 공간안에서 책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다른 요소들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이 공간을 채우고 있다. 오래된 트럭을 가져다 차량 엔진실에 친구와 끼어앉을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운전석에도 친구끼리 들어가 앉을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트럭 화물칸은 이동식 포장마차로 만들고, 둘러앉아 즉석 요리를 해먹을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3000권의 장서와 함께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인테리어로 채워져 있으며 이 공간안에서 스태프들은 나서서 독서를 권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다만 자발성과 자주성을 유도해서 매년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독서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핀란드 셀로도서관의 청소년을 위한 공간인 포인티에는 놀랍게도 자살을 생각해보는 코너가 있었다. 청소년기에 한 번쯤 겪게 되는 정체성 혼란, 자존감 상실의 위기를 드러내놓고 생각해보게 하려는 의도인데 포인티의 목표가 청소년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그들의 사회 활동을 위한 준비를 도와주는거라는 그들의 고민과 노력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북유럽에서는 어느 나라를 가나 어린이들을 가르쳐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자주성을 가진 인격체로 존중하며, 다만 그들에게 많은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

책에 흥미를 붙이지 못한 어린이들,  책에서 점점 멀어지는 청소년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손을 내밀어 독서의 세계로 안내하려는 북유럽 도서관의 노력은 그런 문화 속에서 빚어진 자연스러운 시도일 것이다.

(p.145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다가가다 중)

 

청소년들을 위한 부분 외에도 내가 또한번 놀랐던 점은 북유럽의 도서관들이 시내 중심가의 한복판 가장 번화한곳들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었다.

상권으로 치면 가장 비싼곳, 가장 많은 유동인구가 거쳐가는 지역 공간내에 자리잡고 있어서 누구든 쉽게 찾고 이용할수 있는것을 넘어서서 도서관에 들를 계획이 없던 이들조차도 볼일을 보다가 자연스럽게 도서관으로 향할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가장 번화한 중앙역과 같은 기차역 바로 앞이나 역에서 연결된 건물에 도서관이 버젓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건물을 새로 짓기보다 가장 번화한 건물에 장기임대하는 형태로 도서관 분관이 들어서는 경우가 흔했다. 만약 우리가 이처럼 가장 번화한 환승역이나 명동한복판, 반포 센트럴 건물안이나 젊은이들이 많이 다니는 홍대앞같은곳에 엄청나게 큰 도서관을 짓거나 임대한다고 하면 일단 임대료나 땅값부터 떠올릴 관료들이 많을것 같다. (그러고보니 공공 도서관은 아니지만 코엑스에 별마당이 떠오르며 그당시 많은 사람들이 신선하게 받아들였던 기억이 났다) 그러나 만약 그런곳에 위치할 수만 있다면 더 많은 이들이 자연스럽게 도서관을 이용할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이미 이용하고 있는 이들이 아니라 도서관을 잘 찾지 않거나 이용하지 않는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면에서 북유럽은 더 많은 고민을 하며 더 많은 예산을 쓰고 노력을 하는것이다. 그런 노력의 결과로 전세계의 도서관 이용자수와 연대출권수를 비교해놓은 표를 보면 세계 다른 어느나라보다도 북유럽의 도서관 이용자수가 압도적으로 높다. 

 

다양한 이민자들을 받고 있는 북유럽의 국가들은 도서관이 이민자들이 자신의 나라에서 잘 적응하고 살아갈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말이 잘 안통하는 이민자들을 포용하여 기본 언어교육을 돕기 위해 언어카페를 열고 이민자 부모들의 자녀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아이들의 학교과제를 도와주는 프로그램도 도서관에서 운영한다.

이민자들이 장기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건전한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여러가지중 하나로 도서관의 이민자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그 축이 된다고 할수 있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이민온 나라의 언어와 문화의 주입만 강조하는것이 아니라 이민자들이 모국어를 사용하고 자신들의 문화를 지켜가게 하는것도 도서관의 중요한 역할로 받아들이고 도시에 다수의 이민자가 살아가고 있을때 그들 각 나라의 모국어로 된 책들을 구비하여 갖추고 모국의 소식을 접할수 있는 서비스를 충실하게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며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북유럽의 성숙한 문화의 단면을 엿볼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읽고 쓰기에 대한 가르침을 오래전부터 가정, 교구단위로 실천해왔던 북유럽의 리터러시 배경이 오늘날 공공도서관에 대한 지원과 이용의 바탕이 되었음을 알수 있다. 이후 근대에 와서 모든 국민이 차별없이 도서관 서비스를 이용할수 있었고 읽고 쓰고 토론하는 힘을 바탕으로 북유럽국가의 국민들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공동체가 원활하게 돌아가는 사회,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복지국가로 가는 길을 만들어 왔다.

 

이제는 디지털리터러시를 위해 지방 소도시의 주민들이나 연령이 높은 어르신들도 소외되지 않도록 다각도로 교육과 찾아가는 서비스를 위해 도서관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북유럽의 도서관들을 보면서 우리가 도서관 하면 떠올렸던 전형적인 생각들을 떨쳐낼 수 있었다. 더불어 우리의 공공도서관이 나아갈 방향과 변화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제 도서관은 더 이상 책을 보관하고 대출해 주는 곳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도서관은 자료들을 정리하고 수집하고 제공하는 기능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사람들이 정보와 자료를 이용해 새로운 창조를 하기 위해 만나고 토론하고 영감을 얻고 현실로 구현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p.213)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