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_098

지은이 : 안소현
출판사 : 안온북스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선택한 책이다.
그림 에세이여서 좋고, 따뜻한 파스텔풍의 그림이여서 좋았다.
작가가 어려서 받은 상처와 아픔이 글을 읽으면서, 그림을 보면서 문득 문득 떠올려지는 지점이 있었다. 뭔지 모를 외로움, 공허함 같은 것이 느껴진달까? 그럼에도 글과 그림을 통해 내가 만난 작가 안소현은 참 잘 자라주었구나 라고 말해 주고 싶다.
나는 늘 무언가를 관찰한다. 그 무언가는 대부분 생명을 지닌, 살아 있고 변화하는 자연의 존재들이다. 식물, 동물, 사람, 구름, 산책길, 노을, 바다, 산. 때로는 마음, 생각, 기분, 행동 등 주변에 펼쳐진 사소한 장면부터 거대한 풍경까지 모든 것이 흥미롭고 신기하여 의문이 든다. 이 모든 것은 어떻게 생겨났고 왜 존재하는 걸까.
(...)
궁금하고 신기하니까 자꾸 관찰하고 파헤치고 상상하며 흥미로워 하고 사랑하게 된다. 이론은 잘 모르지만 뭐 어떠랴, 뜻은 통하지 않더라도 살아 있는 생명들과 온기를 나누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면 충분히 괜찮은 인생 아닌가.
(...)
누구에게도 잘 드러내지 않던 이런 나의 소박한 마음을 글로 남겨본다. 그리고 나를 위로한 한없이 따듯한 풍경들을 그리며 이 순간의 안온이 영원하길 바라본다.
(7-8쪽, intro 처음만난 세상 중에서~)
그림을 보는 내내 마음이 따뜻했다. 가끔씩 불쑥 불쑥 올라오는 공허함, 쓸쓸함, 외로움 같은 감정도 있었지만 그것이 작가의 감정일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림과 글을 읽으면서 만난 나의 모습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요즘의 나의 상태가 반영되어서 그런지 그림속에서 특징적으로, 반복적으로 나온 의자를 보면서 그림속에 있는 그곳에서 나도 쉬고 싶다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의자에 앉아서 쉬고, 졸고, 꿈꾸고, 기다리고, 울고, 화내고, 또 울고 있을지 모를 나를 보며 이제는 지쳐있는 어깨를 도닥거려주며 좀 쉬라고 말해주고 싶다.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던 안온한 시간들을 그림으로 그린다.
(158쪽)
안온한 시간을 그림으로 그린 저자의 마음을 느껴보며 독자인 나에게도 안온의 시간을 선물하고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안온한 시간을 느끼는 상황, 선호하는 상태는 각자가 다 다르겠지만 나는 그림을 보는 이 시간이 참 좋다. 평화롭다. 그럼 된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