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내한 때 한 번 봤던 캣츠다. 내한이 있으면 꼭 보는 편인데, 서울이 아니다 보니 내한을 보기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이래서
문화 생활을 제대로 하려면 수도에 살아야 한다.) 지난 번에 볼 때는 젤리클 석(고양이들이 관객 사이로 뛰어다닐 때 자주 다니는 길)을 선택하기는
했지만 살짝 떨어진 곳이라 생각만큼 많이 못 봐서 아쉬웠다. 이번에는 지난 번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많이 지나다니는 길목에 자리를 잘 잡았다. (조기예매의 힘) 하지만
근처에 아이가 있어서 실패 ㅋㅋㅋ 보통 아이가 있으면 그 쪽으로 이목이 집중 되므로 고양이들의 관심을 받기는 힘들었다. 그래도 인사는 나눠봤으니 그걸로 만족.
캣츠는 개인적으로 공연을 꼭 봐야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뮤지컬을 좋아한다면, 노래를 좋아한다면) 다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나 지킬 앤 하이드 등은 노래만 들어도 그 감동이 전해지는 반면 (물론 공연을 본 후 노래를 듣는 것은 훨씬 더 큰 감동이겠지만) 캣츠는
노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고양이들이 무대와 관객석을 마구잡이로 뛰어다니며 자신들의 ‘끼’를 부리는 모습은 정말 ‘공연’을 보고 있게 만들어 준다. 무대 장치도 꽤나 잘 구성되어 있고, 고양이들의 군무도 멋있다. 다들 그렇게 맞추고 예쁘게 그리고 고양이
같이 연기하기 위해서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을까 싶은 생각이 항상 든다.
내용은.. 사실.. 내용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젤리클 고양이들 소개가 대부분이고, 그 중에서 올드 듀토로노미라는 장로(?)급 고양이가 맥캐비티라는
고양이에게 납치 당했다가 미스토펠리스라는 마법 고양이가 마법으로 뿅 데리고 온다. 그리고 그리자벨라가 (메모리 노래로 유명한) 다시 태어날 기회를 얻고 하늘로 올라가는
내용. 스토리가 크게 있지는 않다. 그저 각 고양이를 어떻게
저렇게 구상했으며, 저런 고양이를 어떻게 표현했으며, 진정한
집사가 아니면 알 수 없을 고양이들의 세세한 모습을 묘사해낸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공연이 그렇겠지만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기는 하다. 나의 경우 그 공연 자체가 마음에 들고, 정말 고양이처럼 뛰어다니는
배우들이 좋아서 추천하지만 이런 작품이 아예 맞지 않는 분들도 꽤 있었다. 선택은 당신의 몫!
다음 내한은 언제일지 모르겠지만, 또 볼 것인가? 당연하다. 내
집에 고양이를 둘 자신이 없으니, 고양이들 친구들이라도 보러 갈 생각이다.
(캣츠는 무대장치부터
모든 것이 사진 촬영이 금지 되어 있다. 중간에 휴식 시간 후 2부
시작 전에 고양이들이 나와서 관객들이랑 놀아주는데, 그 때 사진을 찍으시는 분들이 있었다. 배우가 알고도 모른 척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마음이 좀
불편했다. 하지 말라는 건 좀 안 했으면. 그게 다 저작권인데. 관람 후 마음 속으로 깊은 여운을 남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