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첫마디를 행운에 맡기지 마라

[도서] 첫마디를 행운에 맡기지 마라

최정화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얼마 전 새벽 2시 반에 문득 깼다. 거실에 나와 두리번거리다가 손에 든 이 책. 두 시간 만에 단번에 읽었다. 책이 다른 책들보다 글자수가 적은 것도 맞지만, 저자가 그만큼 글을 잘 쓰는 것도 있는 듯 하다. 간결하고, 쉽게 읽히도록 글을 쓰셨다. 그것이 소통에 관해, 언어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저자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소통에 대한 책은 처음 읽어 본 듯 하다. 문득 내가 다른 이들과 제대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게 맞는지. 혹시 모두와 동일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면서 나만의 세상에서 살고 있었던 건 아닐까. 저자인 최정화 교수님은 우리나라의 최초의 국제회의 통역사이고, 한국외대 교수님이시기도 하시다. 통역사로 정상회담에 2천여회 참여하셨다고 하시니, 얼마나 말, 언어라는 것과 깊은 인연을 가지고 살고 계실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정상들과의 많은 만남과 정상들의 말을 전하는 입장이니, 그만큼 격이 있는 소통에 대해서 많은 걸 느낄 수 있으셨을 것 같다.

 

책을 읽는 동안 저자가 얼마나 사람에 관심이 많은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많은 이들로부터 많은 배울점을 찾으시는 것 같기도 했다. 아무래도 대단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니 그 자리 값을 하는 사람들이리라 생각이 든다. 아무나 그런 높은 자리에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온 우주의 힘으로 그런 자리에 올라 가시는 분도 있지만.) 그들이 그 자리에 있었던 건, 그만큼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 그런 그들로부터 많은 좋은 점들을 찾고 저자도 알고 깨닫고 실천하셨을 것 같다. 이 책의 사례들을 보면서 그런 이들의 인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그런 자리를 얻고 유지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소통했을지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       말로써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들은 하나같이 남다른 통력을 갖추었다는 사실이다. 통력이란 소통할 때 상대방과 교감하는 힘이다. (p.5)

-       통력의 있는 이들의 공통점

1.     말의 폭이 넓다.

2.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안다.

3.     대화 상대가 누구든 소통하는 순간에 무섭게 집중하며 최선을 다한다.

4.     소통에서 디테일을 중시한다.

5.     자신의 경험을 자기만의 언어에 담아 표현하는 것을 마땅히 해야 할 일로 여긴다. (p.6)

들어가는 말에 적혀 있는 내용들이다. 사실 이 부분만 보고 이 책의 내용은 다 읽은 듯 했다.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히 드러났다. 소통, 진실된 대화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있는 통력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셨고, 통력을 제대로 하는 이들이 가지는 공통점을 이야기 하면서, 우리가 가져야 하는 소통을 위한 요소들을 이야기 해주었다. 이 내용들을 본문 전체에 차근히 녹아내셨다.

 

-       남 앞에서 말하기 어려운 이유는 말재주가 없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스스로도 정리가 안 되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p.50)

엄청 공감했던 내용이다. 사실 말을 할 때 횡설수설하는 사람들이 있다. 도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라는 생각이 절로 떠오르는. 이는 말재주가 없는 것도 있지만, 자신이 그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횡설수설 하는 경우도 많다. 자신의 생각이 스스로도 정리가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다른 이들에게 정확하고 명료하게 전달할 수 있겠는가. 그런 경우에는 오히려 입을 열지 않는 편이 자신에게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       더하는 것은 성장한다는 뜻이고, 빼는 것은 무언가 정리한다는 뜻이지. 둘 다 중요하지만 선택을 앞두고 있다면 빼기를 권하고 싶네. 그래야 핵심과 만날 수 있거든. – 다니카 셀레스코비치 교수님

저자가 결혼 문제에 대해 당시 교수님께 진지하게 조언을 구했을 때, 그 교수님이 저자에게 해준 말이다. 요즘 나에게 해주시는 말씀인 듯 하다. (속담이나 격언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다는 걸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속담이나 격언은 아니지만.)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할 것도 많아 도대체 우선순위를 어떻게 둬야 할 지 모르겠다고 한탄 하는 시기이다. 나에게는 뭐가 더 중요하니 이것부터라는 말이 맞지 않았다. 나에게는 지금 당장 다 중요한 것이고, 다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것들이니 다른 걸 포기하라!는 맞지 않았다. 하지만 정곡을 찌르는 교수님 말씀이 나에게도 흐름을 잡아 주시는 것 같다. 이유를 만들어 빼거나 혹은 미룰 수 있는 기한을 주시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걸 고르는 게 아니라, 지금 당장 빼도 되는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빼도 된다기 보다는 기한을 두고, 조금 더 미뤄도 되는 상황을 만들어 계획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       예의 있게 부탁하는 것을 넘어 거절하는 사람의 미안함을 덜어주는 배려를 품격 있는 소통으로 정의하자. (p.132)

-       진정한 어른은 상대를 자신과 동등한 위치에 둘 줄 안다. (p.139)

이 책을 읽으며 나이 드는 건 어떤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사실 나이 먹는 것도 싫은데, 나이를 허투루 먹는 건 더 싫었다. 이왕 먹어야 하는 시간이고 세월이라면 잘 흘러가길 바란다. 60을 넘은 저자가 자신의 입장에서 쓴 내용들이 있었다. 이는 오히려 나이가 들었을 때 어떤 식으로 행동하고 말하고 생각을 하고 인성이 자라야 하는가에 대해서 고민하게 만들어 주었다. 철 없고, 무지했던 어린 시절에는 막무가내로 행동하고, 말하면서 주변 사람들을 꽤나 불편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더 주변 사람들을 배려할 줄 알고, 진정한 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할 듯 하다. 소위 꼰대는 되고 싶지 않으니 말이다.

 

-       이 순간만큼은 당신은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느끼게 하는 것만큼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는 없다. (p.192)

-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정성을 다하겠다는 신념에서 오롯이 배어 나오는 향기가 있다. (p.197)

예전에 청각장애인인 엄마와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엄마는 아이가 말하는 것을 입 모양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무슨 일을 하다가도 그만두고 아이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 봐야 했다. 그러다 어느 날, 엄마가 아이에게 사랑한다고 이야기 했을 때, 아이는 자신을 그렇게 바라봐주는 엄마를 자신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는 지 잘 안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뭉클했던지, 꼭 나도 아이를 낳으면 그렇게 바라봐주어야지 했는데.. 사실 하던 일을 멈추고 아이를 바라보는 것이 꽤나 어렵다. 금방, 5분도 안 걸리면 끝날 것 같은데, 바지를 붙잡고 늘어지는 아이에게 잠깐만 잠깐만!’을 외치게 된다. 그 잠깐만을 외치는 동안 아이를 들여다봐 줄 순 없었을까.. 내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내가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 같아서 속상하다.

그리고 언향이라는 용어를 쓰셨다. 생소하고, 낯설지만 뭔가 기분 좋은 단어였다. 내가 하는 말에서 상대방이 좋은 느낌을 얻는다면 그것이 언향이 나는 것 아니겠는가. 언향이 오롯이 배어날 수 있도록 상대에게 정성을 다해 경청하며 집중하고 대화를 나누도록 해야겠다.

 

이 책을 읽으며 소통의 방법뿐만 아니라 여러 모습들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떻게 나이 들어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고, 주변인들로부터 항상 많은 좋은 점들을 배우도록 노력하자. 그리고 나에게 가장 소중한 가족들을 바라보며, 그들이 내게 가장 중요한 사람임을 절절히 느끼도록 해주자.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리더스북으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14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Joy

    저도 서문을 읽고나서 '이제 서문을 읽었는데 벌써 이렇게나 생각할 꺼리들을 받다니'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휘연님 말씀처럼 저자가 소통에 대해 고민하신 분이셔서 내용들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해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어떻게 나이들 것인가에 대한 것도 생각해 보는 기회였구요. ‘어른에 맞는 언어’를 구사할 때야말로 어른이 된다.는 대목도 참 와닿았던 것 같아요.
    휘연님의 리뷰를 읽으며 저도 다시 한번 책 내용을 생각해 보게 되었네요^^

    2018.03.22 08:1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휘연

      맞아요! 어른의 말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시간이었어요.
      그리고 경험어를 보면서 우리가 이렇게 같은 책을 읽고 리뷰 남기는 거랑 같은 거 같다는 생각도 했지요^^

      2018.03.22 10:32
  • 파워블로그 꿀벌

    와 우연히 집어들고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책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부럽네요 ㅜ ㅜ 리뷰 서평단 신청할껄! ㅋㅋㅋ 제 돈으로 사기 위해 제 위시리스트에 쏘옥 ♡

    2018.03.22 14:49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휘연

      으핫 ! 새벽에 깼는데 이 책을 읽기 위해 깬 느낌이랄까.
      예전에 이동진 독서법 서평단에 당첨되서 전 너무 잘 읽어서 완전 신나서 서평을 쓴 적이 있어요. 그러다가 다른 분들은 어떻게 평가하시나 싶어서 이것 저것 보다가, 어떤 분이 돈 대비 별로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쓰셨더라고요. 그걸 보고, 아 확실히 내가 직접 구매했다면 느낌이 달랐을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을 했어요. 예전에 글에서도 쓴 적이 있긴 하지만 ㅎㅎ
      이 책도 그래서 별이 하나 빠졌어요. 내용이 금액 만큼 들어가 있는 걸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요 ㅎㅎ 전 책을 빨리 읽는 편이 아닌데, 200페이지를 2시간만에 읽었다면 글자수는 확실히 적다는 거라서요. 내용상으로는 배울 점도 많고, 멋지기도 했지만. 그리고 그만큼 깔끔하고 정갈한 필력도 있었지만, 직접 구매일 때는 신경이 쓰일 것 같아요. 참고하셔요> _<

      2018.03.23 23:46
  • 파워블로그 박공주

    늘 느끼는 것이지만... 휘연님 서평 제 서평에 더하고 싶어요 ^^ 같은 책 읽어 넘 좋네요

    2018.03.22 15:5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휘연

      하핫. 항상 감사합니다.
      경험어를 이렇게 박공주님과 공유할 수 있어서 기뻐요 > _<

      2018.03.23 23:47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