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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도서]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알랭 드 보통,존 암스트롱 공저/김한영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페이지 수에 비해 책이 왜 이렇게 비싼가 했더니, 압도적인 크기와 종이 질 때문이었던 모양이다. 크기가 큰 편이라 어디 들고 다니면서 읽을 순 없었다. 그래도 집에서 차분히 한 장 한 장 넘겨 가며 좋은 종이 질에 가득한 작품들을 음미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비싼 책 값을 지불해서라도 구매하여 천천히 음미할 만한 책이었다. 내용도, 엄선된 작품들도.

 

워낙 유명한 작가임에도 나는 <우리는 사랑일까> 한 권 읽었고, 그마저도 여운이 남지 않아서 그다지 호감 가는 작가는 아니었다. 집에 있는 건축 관련 도서가 알랭 드 보통의 <행복의 건축> 책이었다. (내가 읽은 책이 아니라 몰랐음) 그리고 이 책도 마주하면서 이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이런 책을 쓸 수 있는지 신기했다. 그의 책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철학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철학적 탐구를 하게 되는 책인 듯 하다. <영혼의 미술관>도 예술의 탐구와 관련되어 있고, 다양한 정의를 통해 다양한 시각을 갖게 한다. 어떻게 바라볼지를 생각해보게 만든다.

예술에 대한 질문들이 많다. 예술을 위한 질문도 있고, 작품에서 나오는 질문들도 있다. 혹은 저자 스스로 생각해보는 질문들도 많이 있다. 이 질문들이 꽤나 마음에 든다. 질문을 던질 수 있을 때만 좀 더 깊게 혹은 넓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읽은 <탁월한 시선의 사유> 책이 계속 생각 났다. 어떻게 좀 더 생각을 확장하고, 높은 차원(?)에서 생각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 이 책이 딱 그 성격에 부합했다. 좀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거리가 많아서 좋았다.

 

책은 방법론 적인 측면에서 예술을 다 각도로 생각하게 만들었다. 예술의 핵심에서부터 예술이 지니고 있는 가치, 어떻게 사람들이 바라볼 것인가, 혹은 좋은 예술이나 예술의 판매 심지어 비평가에 대해서도 논한다. 이렇게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나 싶을 정도로. 그 안에서 논해지는 것들을 온전히 이해할 수도 없고, 납득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지만, 생각해볼 가치가 있는 것들이 많다.

 

(아래에 건물은 좋지 않아 이미 철거되었다고 한다.)

가끔 내용이 그 주제와 맞는가 싶은 것들이 있기도 했다. 자연에서 죽음과 가을의 연관성을 찾는 것도 개연성이 떨어지는 느낌이었고, 중간 중간 여러 주제가 섞이는 느낌도 들었다. 내가 이해를 못해서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읽다 보면 읭? 하는 부분들이 있었다. 게다가 좋지 않은 작품이라고 평하는 것들에 대해 사실 이해할 수 없었다. 나에겐 그저 하나의 건물인데 뭐가 나쁜 걸까? 좋은 것들이라고 이야기 하는 건물들도 나에게는 비슷한 느낌이었다. 아직 내가 안목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이런 부분을 마주할 때마다 예술이 갑자기 더 어려워진 느낌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불편한 부분은 각 작품마다 저자가 그 감상을 주입시킨다는 것이다. 작품을 읽는 건 각 개인마다 다르고, 자신이 느끼는 것에 따라 달라진다. 저자는 그런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각 작품마다 그 안에서 찾을 수 있는 가치를 확고하게 강요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이상적인 미술관 또한 사랑 층에서는 각 작품들을 보며 사랑만을 생각해야 하고, 인내 층에서는 각 작품들에서 인내심이 어디서 드러나는지를 찾아야 할 것 같다. 저자는 현재의 미술관에서 전달하는 몹시도 딱딱한 지식만이 가득한 설명문들을 비난한다. 개인적으로 저자가 강요하는 감상을 해야 하는 미술관과 현재의 미술관 중 어느 곳이 더 나쁠지 모르겠다.

 

-       예술은 왜 우리에게 중요한가? (p.8)

예술은 왜 중요할까? 물론 생존의 절박함이 해결되었기에 가능한 예술이라고도 한다. 철학적 사유와 함께 예술은 생존의 문제에서 벗어나야만 가능한 분야라고도 한다. 물론 어느 부분 동의한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자신의 생존을 걸고라도 철학적인 생각이나 예술을 남기려고도 한다. 그런 생각을 해본다면 예술은 단순히 취향이나 고귀한 취미활동이라고만 치부할 수 없으리라. 여러 가지 관점에서 이 책이 예술에 대한 의미를 이끌게 도와준다.

 

저자가 주장하는 예술의 7가지 기능 중 균형회복의 기능이 있다.

-       예술의 한 역할이 우리의 정서적 균형을 회복시켜주는 데 있다는 생각은 왜 사람들의 미학적 취향이 그렇게 다른가라는 곤란한 질문에도 답이 되어줄 법하다. (p.32)

-       취향 뒤에서 작동하는 심리적 기제를 이해한다고 해서 반드시 우리의 미적 감각이 바뀌는 건 아니지만, 그 기제를 이해하면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것을 단순히 얕보고 비방하는 행동을 멈출 수 있다. (p.37)

모든 사람이 다 다르다. 어느 하나 동일한 이가 없기 때문에 예술을 대하는 우리의 관점도 다를 수 밖에 없다. 그에 대한 이유를 설득력 있게 이야기 해주었다. 나에게 부족한 것을 예술을 통해 채워넣고자 하는 것이다. 무의식적으로 내게 부족한 걸 찾아내는 예술적 취향이 나타난다. 사람들이 같은 작품도 다르게 느끼고, 선호하는 작품이 다 달라지는 것도 이 때문이라면 납득이 된다.

 

-       예술이 인간관계와 관련된 우리의 능력들을 어떻게 증진시키고, 돈에 관한 우리의 생각을 어떻게 개선하고, 우리의 본래적 자아에 대처하며 우리의 꿈을 정치적으로 구현하는 노력에 어떻게 일조하는지 살폈다. (p.232)

예술이 우리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되는 부분이라는 건 명확하다. 단순한 숟가락에서부터 대자연까지 어느 하나 예술과 연관되지 않은 부분이 없으니까. 우리가 살면서 예술과 동떨어져 산다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이 책을 통해 천천히 각각이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       가치 있는 여행이 쉬우리라고는 기대하지 말라. (p.127)

-       길을 잃었다는 느낌은 자신이 불행한 운명에 매여 있다는 증거라기보다, 결실을 맺기 위한 탐사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첫 단계다. (p.186)

가치는 나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지금 내가 바쁘고 정신 없음은 내가 좀 더 옳은 방향이라고 격려 받았다. 정말 내 영혼을 돌아보고 어루만져주는 미술관에 다녀온 것 같았다.

 

(정리하다가 식겁..)

 

<휘연이 묻다>

1.     나에게 예술이란 어떤 의미인가?

2.     예술을 대함에 있어서 배경지식은 꼭 필요한가?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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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박공주

    우왕 정리 노트! 존경 존경! 알랭드보통의 글은 저도... 인기에 비해 저하고는 딱히 안맞는 것 같더라구요. 몇권 읽기는 했는데.. 그래도 이 책은 사진자료도 풍부하고 진짜 소장용으로 의미 있겠어요. ㅎ

    2018.09.01 15:35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휘연

      간지용 ㅋㅋㅋㅋ 진짜 책 뽀대는 엄청나네요 ㅋㅋ 이 책은 그래도 제가 생각하는 예술에서 사고를 확장시켜주는 것 같아서 많이 유용했어요. ㅎㅎ 예술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은 읽어볼만한 ㅎㅎ
      노트 정리 하는데 이틀 걸렸답니다... ㅠ

      2018.09.01 16:02
  • 호요

    책보다 휘연님 노트 정리에 감탄!! 독서노트 정리비법을 공개하라! 공개하라! ㅎㅎ

    2018.09.01 17:31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휘연

      정리 비법은 따로 없고 책 읽으면서 줄 친 거 생각 난 거 거의 그대로 적어요 ㅋㅋ 그렇게 적다보면 또 다른 생각이 나서 또 쓰고. 계속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서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적고 있어요 ㅎㅎ

      2018.09.02 00:35
  • 파워블로그 별이맘

    예술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길인 것 같아요. 간지남은 덤으로 얻을 수 있네요. ㅎㅎ'가치는 나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말이 마음에 콕 와닿네요.ㅎㅎ뭐든 일에 열정과 성실을 갖고 임하는 휘연님을 보며 자꾸만 게을러지는 저를 눈흘기게 됩니다..허허허독서노트는 정말 덜덜... ㅎㅎ 멋지다욧!!!! ㅎㅎ

    2018.09.01 17:43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휘연

      가치는 나 자신이 만드는 건데 자꾸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ㅠ 작아지고ㅠ 소심해지고ㅠ 자존감이 낮아지고 ㅠ 으하하하..
      열심히 하는 척 하는 거에요... 으핫.. 하나를 해도 제대로 하는 사람들을 부러워 한답니다.
      감사합니다!!

      2018.09.02 00:36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