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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

[도서] 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

김종원 저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4점

 

누군가 나에게 영어 어떻게 하면 잘해요?” 라고 물어본다고 치자.

일단, 언어는 단어가 중요해요. 단어를 알아야 들리기도 하고, 자기도 쓸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하루에 단어 백개씩은 외우고 꼭 스펠링 시험 쳐보세요. 그리고 어휘만큼 중요한 게 문법이에요. 단어를 많이 공부했다면 어휘력이 늘었으니, 문법에 맞춰서 단어만 넣어서 쓰면 되거든요. 그러니깐 한 한 달 정도만 문법 바짝 공부하세요. 그러면 영어가 많이 늘거에요^^”

라고 대답했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누군가가 어떻게 하면 애들한테 인문학을 가르치죠?”라는 뭔가 애매한 답에, 뭔가 미심쩍지만 논리적으로 반박하기 불가능한 어쩌면 수긍이 되는 대답을 해준 책이라고 할까? 뭔가 애매한 책이다.

 

인문학이라는 키워드가 유행하면서 육아서에서도 인문학이라는 키워드가 자주 등장한다. 인문학이 그렇게 좋다는데, 우리 애한테는 어떻게 가르치지? 라는 마음일 테니 당연하다. 그런 부모의 마음을 잡는 책이 바로 이런 책이다. 요 근래 필사도 각광받고 있다. 그러니 내 아이가 인문학을 알게 되어 더 똑똑해지고, 필사를 하면서 점잖아(?) 지길 바라는 마음의 부모들이라면 이 책을 펼쳐 볼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의도대로 인문학과 필사의 장점들을 강조하면서 부모가 의지로 활활 타오르게 잘 쓰여져 있다. 전체 장 구성이 좋고, 각 장마다 꼭지들도 탐나는 내용들이 참 많다. 생각 못했던 부분들도 있으며, 내가 원하던 부분이다! 싶은 내용들도 많았다. 많은 책을 쓰고, 강연도 다니고, 연구도 많이 하셨다더니 이런 부분에서 티가 난다 싶었다.

-       휴대전화, 비디오를 끄고, 세상을 틀어라. 당신이 보는 것과 당신이 내뱉는 말이 바로 당신의 마음이자 일상이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삶에서 벗어나라. 또한 내 마음에 담은 것만 보는 삶에서 벗어나라. 그래야 진정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로부터 너무 멀리 있어 보이지 않는 것은 마음의 눈에만 보인다. (56)

세상을 필사하기 위해 저자가 제시하는 하나의 조건이었다. 인문학이라는 것은 원래 혼자 하는 것(6)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의도가 정확히 드러난다. 물론 다른 이들과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서 더 증진시킬 수 있지만, 결국 그 토론도 자신의 고독한 사색의 시간을 통해 성찰한 뒤에야 진정한 도움이 될 수 있다. 결국 혼자 하는 것이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자극에 태어나면서부터 노출되어 왔다. 티비와 휴대폰은 이제 우리의 사지와 같은 존재가 되어 버리기도 했다. 그런 자극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줄 알아야 한다. 아무것도 없는 것에 대한 불안은 너무 많은 자극에 의존하기 때문이리라. 자극이 없어야 내 안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니 필사와 사색을 통해 나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필수적이다. 특히 아이일 때부터 그렇게 자신의 가능성을 생각해보고, 자신만의 힘을 키울 수 있게 하고, 창조적이고 영감을 찾아낼 줄 아는 아이로 키울 수 있는 방법이라 믿는다.

 

책이 너무 마음에 들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저자의 전작들이나 SNS를 찾아본다. 안타깝게도 이 책은 후자의 이유로 저자의 블로그를 찾아봤다. 블로그에 드러나는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저자는 굉장히 선한 의도를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하고, 이 책을 쓰면서도 진심으로 부모와 아이 그리고 사회가 행복하거나 선한 모습으로 변화하길 바란다 싶었다.

그럼에도 이 책은 불편했다. 필사의 장점을 이야기 하긴 했으나, 그런 분위기가 전혀 없이, 다짜고짜 오늘부터 우리가 필사를 할 거야, 자 엄마가 여기에 쓸 테니 넌 여기에 써봐. 쓰면서 무슨 생각을 했니?” 라고 했을 때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아이는 몇이나 될까? 이 책에서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필사하고 함께 생각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 일을 해나가려면 그 전에 밑밥이 많이 깔려 있어야 한다. 그 시간을 견딜 수 있는 인내심과 책이나 좋은 문구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야 가능할 것이다.

게다가 한 번 필사한다고 아이들이 휙! 바뀔 수 있을까? 원하는 그런 마음이 생길 수 있을까? 그런 미덕을 한 번에 내재화 시키기는 어렵다. 저자는 주입식 교육에 문제점을 논한다. 하지만 저자도 이 책을 통해 부모들에게 주입식으로 교육 시키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것만 필사하면 만사 오케이. 이 책이 끝나고 나면 부모들은 무엇을 필사하고 어떻게 더 아이들과 소통할지 길을 잃을 듯 하다. 평소에 자기 스스로가 많은 책을 읽고 표본들이 많다면 다르겠지만(그런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지 않아도 좋을 듯 하지만) 이 책이 제시하는 방식으로만 하다 보면 그 재료가 소진된다. 그 뒤가 없다. 부모들에게 가이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주는 재료를 그대로 따라하기만을 원하는 방식이라 필사와 사색의 큰 장점을 더 살릴 수 없어 보인다.

필사도 살펴보자. 저자가 제시한 문구들은 전부 아이에게 뭔가를 가르치려고 하는 내용들이 많아서 잘못하면 내용과 의도에 반감을 가지고 거부감이 심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필사를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본인도 이야기 했다시피 마음가짐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아이들이 순순히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쉽게 움직여 주지 않는다. 그리고 필사 문구들이 대부분 저자 본인이 쓴 문구들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그 글들이 그렇게 큰 울림을 줄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내용은 좋으나, 문장 자체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들이 많았다. 엄마인 내가 이미 읽고 그다지 마음이 가지 않는데, 그걸 아이에게 시킬 수 있을까?

 

그럼에도 저자의 의도와 내용적인 측면에서 공감도 많이 했고, 많이 배우기도 했다. 그저 인문학이라는 전체적인 맥락에서만 바라보던 내 관점도 그 인문학을 통해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조금은 좁혀지는 계기가 되었다.

-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에서 다른 것을 찾아내는 것이다. 세상을 보고 느끼는 사색은 바로 지금 여기에서 시작한다. (64)

나에게 가장 어려운 지금 여기’. 게다가 다른 것을 찾아내라니. 얼마나 어려운지. 요즘 들어 더 깊이 반성하고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 중이다. 특히 이놈의 휴대폰. 휴대폰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는 중.

 

-       자신도 모르게 하대하는 마음은 설명을 대충하게 만들고, 말투를 기분 나쁘게 하며, 말하는 태도를 불손하게 한다. (중략) 나이와 지위 등 모든 것을 떠나 인간 대 인간의 만남이라고 생각하고 대화를 시작하는 게 좋다. (130)

-       태도는 제2의 입이다. (중략)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이 상대를 대하는 나의 태도로 표출되기 때문이다. (중략) 상대를 대하는 마음이 나의 태도를 결정한다. (188)

내 생각이 말이 된다는 것. 얼마 전부터 더 곰곰이 생각해보고 있는 문제이다.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그리고 하대하는 마음이라는 대목에 별표. 어쩌면 나도 모르게 상대방을 나보다 하대하고 있기에 나의 말투가 나빠졌을 지도 모른다. 나이가 어리든, 나와 생각이 다르든, 하대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 그것이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는 갑질의 시발점이 아닐까? 나와 같은 사람이라고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밖으로 드러나는 많은 것들이 달라질 수 있다. 신은 모두를 동등하게 만들었다는 종교적인 이야기와, 법 앞에서 모두가 평등하다는 헌법의 내용을 모두가 깊이 새겨야 할 일이다.

 

저자의 생각이나 의도가 마음에 들어서 꼭 다른 책들도 읽어 보고자 한다. 그리고 저자가 제시한 것 중 가장 마음에 드는 필사 내용.

-       정말로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들의 생활은 언제나 단순하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쓸데없는 일을 생각할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215)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청림Life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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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나날이

    말투의 소중함,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감사한 책이라 생각됩니다. 잘 듣고, 잘 읽고, 잘 나누는 책읽기가 된 듯합니다.

    2018.12.26 16:3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휘연

      감사합니다~ 좋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도와주는 책임은 분명한 것 같아요^^

      2018.12.31 07:06
  • 파워블로그 큰산

    단순한 삶이 되길 저도 소원합니다~

    2018.12.26 16:55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휘연

      함께 집중할 수 있는 삶을 살아보아요!

      2018.12.31 07:06
  • 파워블로그 박공주

    우왕 리뷰 올리셨군요~~♡ 제가 찝찝했던 부분을 잘 풀어 써주신 것 같아요. 아직 우리아이가 이 책을 함께할 나이가 아니라서 아이와 같이 읽을 때의 상황을 생각 안 해봤는데 함꺼하면 잔소리가 아니라 공감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더 있었음 좋았을텐데라는게 휘연님 글 읽으며 아하 싶었어요.

    2018.12.26 19:39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휘연

      맞아요 ㅎㅎ 아직 둘다 내용이 실천할 만한 것이 아니라서 그런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좀 부족한 부분이 보이더라고요 ㅎㅎ

      2018.12.31 07:07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