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나는 클림트를 보면 베토벤이 들린다

[도서] 나는 클림트를 보면 베토벤이 들린다

권순훤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이 책 리뷰를 시작하기 전 미리 밝힌다. 나의 예술 분야에 대한 선호도는 미술과 음악에서 극단적으로 나뉜다. 미술은 찾아서 보고, 알고 싶고, 궁금해하는 반면, 음악은 전혀 관심 없다.

나의 경우 귀로 하는 건 거의 잘못한다. ‘막귀라는 단어가 정말 나를 위한 단어라고 여길 만큼, 듣는 것에 민감하거나, 알아챔이 부족하다. 듣는 것보다는 읽는 것이, 말하는 것보다는 쓰는 것이 편할 정도이니, 음악에 있어서 그 예술적인 분위기를 즐길 능력이 없다. 취향도 (나이가 들면 저절로 클래식 듣고 할 줄 알았더니 여전히) 댄스 노래나 가요 좋아하고(심지어 아이돌 음악도 잘 듣고), 음악 어플을 통해 탑 100위 듣는 게 고작이다. 그나마 첼로 소리에는 관심이 조금 생겨서 무반주 첼로 음악 정도로만. 그러니 다른 클래식 음악들은~.

그에 반해 미술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홀릭에 홀릭이다. 특히 서양미술사를 좋아해서 책도 여러권 읽었고, 전시회도 자주 가고 한다. 그림은 가만히 두고 지켜볼 수 있는, 소리처럼 흘러가지 않고 두고 두고 볼 수 있는 그런 형태가 좋아서 무척이나 선호한다. 그나마 미술사조도 조금은 알고 있고, 그 시대상과 화가, 약간의 그들의 과거와 작품들을 이해한다.

 

별난맘독서모임을 통해 육아서뿐만 아니라 아이와 함께 문화를 즐길 줄 알려면 엄마부터 조금씩 알아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던지라, 음악에 대해 공부할 필요성을 조금씩 깨달았다. 미술에만 편향되어 있는 선호를 조금은 음악에도 돌리고 싶었다. 이 책은 그 중간 다리 역할을 한다. 미술을 기반으로 음악에 다가갈 수 있게 해주는, 접근할 수 있는 무언가로 만들어 주었다. 익숙한 미술사조와 화가들을 통해 음악사조를 비교하고, 어울리는 음악가들을 알 수 있었다.

25명의 화가를 통해 제시어와 관련된 여러 음악들을 만날 수 있었다. 화가와 작품은 거의 다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좋았다. 이런 익숙함을 통해 천천히 접근하는 계기였다. 그것도 부담되지 않게 아주 얕게, 그 시대상과 인물들을 통해서. 놀라운 것은 그가 소개하는 음악 중에 최소 반 정도는 귀에 익은 음악들이었다. 여러 매체에서 음악은 항상 배경에 깔리곤 하니 내가 아무리 관심이 없어도 그 소리에 익숙해지긴 한 모양이다.

(어찌보면 넘처나는 정보에 매몰될지도 모르겠다. 적당히 그림과 음악을 즐기기 위한 책으로 받아들이면 좋을 듯 하다.)

 

그 중 관심이 갔던 음악들을 몇 개 소개해보고자 한다.

-       헨델 <울게 하소서> : 원곡의 가사는 적국에 포로로 잡힌 알미레나 공주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적국의 아르간테 왕에게 나를 내버려 두라는 내용, 영화 <파리넬리>에서 남성성을 상실한 자신의 운명을 비탄하는 내용’ (33)

책을 읽으면서 모든 곡을 다 유튜브로 찾아서 들으면서 읽었다. 저자가 직접 연주한 곡들이 있으면 꼭 그걸 듣고, 아니라면 영상이 있는 것들로 들었다. 특히 헨델의 <울게 하소서>는 일부러 <파리넬리> 영화 장면을 봤는데, 그 후 노래하는 장면에 확 꽂혀서 잊혀지지가 않는다. 노래를 너무 잘하는 것도 있고, 감정 표현을 참 잘한 것 같다. 노래도 처음 듣는 것도 아닌데, 이젠 잊지 않을 듯 하다.

 

 

 

 

 

-       뭉크 + 바흐 <토가타와 푸가> d단조, 비탈리 <샤콘느> g단조,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72악장 (290~292)

-       모딜리아니 + 라흐마니노프 <보칼리제>, 드보르자크 <슬라브 무곡> (340~341)

  다음은 뭉크와 모딜리아니. 미술과 음악을 함께 놓고 보니 나는 무척이나 상반된 취향을 지닌 듯 하다. 그림은 대체적으로 밝고 예쁘고 반짝반짝한 고흐나 클림트 그림을 즐기는 편인데 음악들은 슬픈 분위기가 좋았다. 뭉크와 모딜리아니는 그다지 좋아하는 화가들은 아닌데 소개된 음악들이 참 좋아서 반복해서 듣고 있다. 굉장한 건 다 아는 노래들이었다는 것. 그 노래들이 이렇게 어려운 이름이라 외울 수 있을 지 걱정 ㅋㅋㅋ

 

-       예술은 같은 것을 다르게 보는 것이다.” (207)

-       똑 같은 대상이라도 어떤 이에게는 이렇게 보이고, 또 다른 이에게는 저렇게 보입니다. (301)

  예술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은 모든 것을 다 다르게 본다고 생각한다. 정확히 똑 같은 사람이란 있을 수 없으니 비슷하게 느낄 순 있어도 같게 느낄 순 없다. 한 대상을 다른 시기에 보거나 들어도 매번 달라질 수도 있다. 그 시간마다 내가 다른 사람이 될 테니 당연하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우리는 다양한 것들을 많이 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경험치가 쌓이고 쌓여서 여러 측면에서 생각을 확장할 수 있으리라. 그러니 이렇게 음악으로 얕게나마 내 지평을 넓힐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

 

-       차분하고 진지한 음악을 들으면서 그날 하루를 돌아봅니다. ‘오늘 하루를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았는가?’ 생각해보는 것이지요. (112)

  인상적인 대목. 늘 시끄러운 음악이나 무거운 R&B만 듣다가 클래식을 들으니 다른 무거움을 느낄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해졌다. 그렇게 하루를 마감할 수 있다는 것도 좋은 방법인 듯 하다. 나를 위하는 방법들이 많겠지만, 이런 식으로 소소하게 나를 위해 차분하고 진지한 음악을 선곡하고, 그 음악을 들으며 일기를 쓰든, 생각을 정리하든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나를 존중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거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저자가 대단하다고 밖에는.. 피아니스트 하나만 잘 하기도 힘들텐데, 미술을 공부하고, 글을 쓴다. 이 세가지를 다 할 줄 안다니. 책도 쓰고, 음반도 많이 냈고, 공연도 많이 하는 듯 하다. 이 책 하나만 보아도 글을 참 재밌고, 편하게 잘 쓴다. 공연도 작품 해설을 병행하면서 재밌게 진행한다고 하니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보고 싶다.

 

(위대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명언이 마음에 들어 한 번 넣어봄.)

-       보람찬 하루에 끝에는 편안한 수면이 찾아오고, 보람찬 인생의 끝에는 편안한 죽음이 찾아온다.”

-       쇳덩이는 그대로 두면 녹이 슬고, 물은 그대로 두면 썩거나 추위에 얼어붙는다. 재능도 마찬가지다. 그대로 두면 녹슬어 버리거나 썩어 버린다.” (24)

 


https://youtu.be/22Z3rqrCA3w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8

댓글쓰기
  • 05

    요 책은 바로 장바구니 담아놨습니다!
    저는 미술 공부도 맛만 봤고 음악은 정말 모르지만 미술도 음악도 조금씩 알아갈 때
    마치 고전을 읽으면서 느끼는 어렵지만 뿌듯한 재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2019.04.25 16:4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휘연

      이 책은 쉽고 재밌습니다. 그런데 용어 자체가 전문 분야다보니 어려운 게 있어서 그렇지 아마 마음에 드실겁니다. 후훗..

      2019.04.25 18:33
  • 파워블로그 아그네스

    휘연 님, 저랑 비슷해요. 저도 음악을 듣는 것보다 보거나 읽는 게 더 좋고
    말하는 것보다 쓰는 게 더 좋더라고요.^^

    2019.04.25 22:3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휘연

      오 그러시구나~ 이런 것도 성향이 있나봐요 ㅎㅎ

      2019.04.26 20:27
  • 파워블로그 책읽는엄마곰

    저도 장바구니 ㄱㄱ

    2019.04.26 08:3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휘연

      ㄱ ㄱ 만족하실 겁니가 고갱님

      2019.04.26 20:27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