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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덕 우리글 바로쓰기 1

[도서] 이오덕 우리글 바로쓰기 1

이오덕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우리글을 쉽게 봤다. 쉽게 봤다기 보다는,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표현이 맞는 듯 하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면서부터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여러 책에서 이오덕 선생님 이야기를 들으면 꼭 한 번은 읽어봐야겠다 싶었다. 영어로 된 글을 자주 접하다 보니, 우리글을 쓰는 데 문제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역시 책을 읽다 보니 내가 잘못 쓰고 있는 말이 참 많았다.

있어 보이는 용어라는 편견. 어려운 용어는 한자가 많다. 내가 어떤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 것 자체가 어쩌면 내가 쓰는 단어가 아니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내 삶 속에서 내 말에서 나오는 단어가 아니라서 쓸 수 없다. 말을 그대로 옮기면 되는 것을 쓸데없이 어렵고 멋지게(?) 라는 이상한 기준을 만들어 거기에 맞춰 쓰려고 한다. 애초에 내가 쓰는 말이라 쓸 수 있는 글이 아니었던 걸, 내 능력을 갈고 닦는 일이라며 탐내고 있었다. 심지어 욕심내지 않아도 될 부분에 더 집착하면서 말이다. 나도 막연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거다. 학창시절 배웠던 문학에서 이런 쓸데 없는 생각이 주입된 게 아닌가 싶다. 저자가 예로 표시한 작품들이 우리 교과서에서도 볼 수 있을 법한 것들이었으니. 그게 세뇌되어 우리가 그리 생각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80년대 자료라 너무 오래되긴 했다. 저자가 생전에 모았던 자료들로 만들어진 책이다 보니,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쓰던 말이나, 처음 들어보는 말들도 꽤 많았다. 내가 처음 들어보는 말이라는 건, 안 좋은 말일 경우 사라진 것이니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 고쳐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심해져서 오히려 친숙한 것들도 있다는 건 걱정이다.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제는 버릴 수 없을 정도로 우리말 아닌 우리말이 되어 버린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친구보다는 동무가 좋다는데, 정치색이 짙어진 단어라 아마 더 안 쓰겠지. 우리 말임을 인지하고 좀 더 잘 쓰는 것이 좋을텐데. 아쉽다.

  뭐가 문제였을까? 왜 우리의 글은 이상해지기 시작한 걸까? 저자는 가장 큰 이유로 일본어의 영향을 들었다.

-       영어의 영향보다 일본어의 영향이 훨씬 컸으리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 까닭은, 일제시대에 우리가 모두 일본말로 일본 글을 배워 책을 읽고 글을 썼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도 우리는 일본책을 가장 많이 읽고, 번역해놓은 책도 실제로는 일본책이 압도할만큼 많다. 일본글자 한 자도 모르는 학생들이 모두 일본글투의 문장을 읽고 있다. (173)

식민지 시대에 우리 말과 글은 학대 받고, 일본어를 강제로 쓰게 만들어졌다. 그로 인해 뜻하지 않은 이중 언어를 사용하면서 더 우세 언어인 일본어를 따라가게 된 듯 하다. 심지어 다른 외국 문물들이 모두 일본을 통해 들어왔으니, 더 큰 영향력을 미칠 수 밖에. 개인적으로 저자가 지적하는 부분들이 영어를 공부하면서 생기는 부작용이다 싶었다. 특히 일본에서 들어온 일본식 영어 문법이 아직 뿌리 뽑히지 않다 보니, 일본어와 영어의 규칙 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 말과 글은 우리의 것으로 지켜줘야 하는데, 자꾸 밀려나게 되었다. 그리고 일본어나 영어에 익숙해져 있으니, 한국어를 쓰면서도 온전한 한국어가 아닌 이상하게 일본어를 유사하게 따라 하는 한국어를 하게 된다.

  두번째는 문학이나, 학자들이 자신들의 잘난을 위한 폐해를 들고 있다.

-       이미지란 말은 문학인들이 즐겨 쓰는 말이다. 지난날 우리 문학이 얼마나 서양문학의 흉내를 많이 내었고, 서양사람들의 문학 이론을 빌려 우리 문학 얘기를 하고 싶어했는가를 이런 말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217)

-       우리 말글을 학대하는 사람은 무식한 시골 사람이 아니라 문인?예술가?학자……와 같은 지식인들임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 (218)

소위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이 그저 외국의 것들이 좋다고 생각하여 그것들을 좇기만 하고, 우리 것을 잃었다 한다. 가끔 외부의 것이 마냥 좋은 것이라 생각하여 맹목적으로 따르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한 둘이 아니라 우리 나라의 문화를 이끄는 사람들이라면, 외국에서 공부한 뒤 그 분야에서 쓰는 용어들과 함께 다른 단어들도 물들어 와 권위 있는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이를 동경하는 또 다른 이들이 따르게 될 수 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그런 이들에게 우리 말과 글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일지도. 왜 지켜야 하고 왜 신경 써야 하는지조차 관심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어떻냐고 할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내용도 있다.

-       우리 자신의 생각이나 삶에 꼭 붙은 우리 말글이 아니다. 따라서 남의 나라 사람들의 감정이나 생각의 체계, 생활태도를 우리 자신이 알게 모르게 따라가게 된다. (15)

결국 우리가 사라지는 것 아니겠는가? 많은 언어학자들이 염려하는 것은 소수 민족의 언어가 사라지는 것이다. 그저 말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언어가 지니고 있던, 문화와 관습 그리고 사상 등 많은 것들이 사라져 버리게 된다.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를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우리는 지켜봐야 한다. 그래서 저자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강조한다.

-       우리 말을 살린다는 것은 바로 우리 말을 백성의 말로 한다는 것이고, 우리 말을 백성의 말로 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를 백성의 사회로 만든다는 것이다. (235)

-       말과 글, 이 두가지에서 말할 것도 없이 말이 먼저 있는 것이고 글은 말을 따라가는 것이다. 말이 으뜸이고 뿌리다. 그런데 거꾸로 글을 따라 말을 하게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 (261)

글의 뿌리는 말이 되어야 하고, 우리의 일상과 연결되어 있는 말을 그대로 글로 옮기는 것이 우리의 문화와 정신을 잘 유지할 수 있는 길이라고. 그리고 지식인과 같은 일부의 사람들만이 쓸 수 있는 언어가 아니라, 그 나라에 살고 있는 진짜 국민, 백성들이 쓰는 말이 진짜 그 언어의 주인공이라고.

  말이 있었기에 글이 있고, 말과 글이 있었기에 그 민족의 사상이 있다. 그 사상은 우리의 뿌리가 되었고, 싫든, 좋든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든다. 그렇다면 그 사상을 올바른 것으로 만들어 놓아야 나를 더 가꾸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       모든 사람들은 자기를 낳은 조국의 말을 바르게 쓸 의무가 있다. (178)

우리는 반드시 우리의 말과 글을 바르게 써야 한다. 그것이 우리 자신을 바르게 하는 길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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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책읽는엄마곰

    잘 읽었습니다. 사실 여전히 어려운 책인 것 같아요 ^^

    2019.07.31 00:1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휘연

      어려워요 ㅎㅎ 하지만 우리말과 글이니 그 귀함을 인정하며 계속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19.07.3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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