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뒷 표지에 ‘공부와 입시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독서 가이드’라는 설명이 쓰여 있다. 정확하게 이 책을 설명하는 책이다. 요즘 “아이들에게 책을 읽혀야만 한다!”와 관련된 책이 무척 많이 나온다. 그 중 가장 핫한 책은 ‘공부머리 독서법’일 것이다. 이 책은 공부머리 독서법과 유사한 제목으로 마켓팅하는 것 같다. 잘못하면 그 책의 아류작인 것처럼 보일 것 같지만, 책의 내용이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관 없을 듯. 오히려 요즘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히세요 하는 다른 책들로 독서 습관 목표를 성취한 뒤에 이 책을 통해 입시를 준비할 수 있게 하면 좋을 듯 하다.
그렇다. 이 책은 정말 오로지, 입시를 위한 독서법을 이야기 하고 있다. 책 내용이 몹시 흥미로웠다. 입시와 관련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요즘 입시는 어떤지도 알 수 있었고, 애들이 많이 힘들겠다 싶기도 하고. 쉽게 이야기 하면 이 책은 교육 코디네이터. 입시 전략을 짜주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것도 독서라는 분야로. 아무리 입시 제도가 바뀌어도 결코 변하지 않을 ‘독서’라는 항목을 중점적으로 공략하는 코디네이터다. 그래서 입시 성공이라고 일컫어 질 수 있는 서울대 합격생의 자소서나 민사고 학생들의 독서 목록 이야기가 많다. 시간이 좀 지나면 입시 전형이 바뀔 테니, 이 책의 효용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단점도 느껴지긴 한다. 어쨌든 독서가 습관화되어 슬슬 자신만의 독서 생활을 즐기는 학생들에게 추천할만한 책이다.
그리고 저자도 그런 학생들을 위해 여러 책을 추천한다. 사실 책 제목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나도 아직 못 읽은 책이 많았으며, 읽으면서도 무척 어렵고 힘들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민사고와 서울대를 이야기하며 이런 책들을 언급하니 그들과 나의 벽이 느껴지기도 하고. (아마 공부머리가 나보다 훨씬 좋아서 나보다 잘 읽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이렇다 보니 책을 어느 정도 습관적으로 읽고 독서의 필요성이 자신의 성장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자신의 입시를 위해서도 필수라고 여겨야 그런 책들을 읽어야 할 듯 하다. 그것도 몹시 전략적으로. 학종이나 면접의 경우 자신의 독서 기록을 통해 내용이 이어질텐데, 어떻게 하나의 스토리를 탄탄하게 짜느냐에 따라 합격 여부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리 하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그대로 독서 목록을 작성해도 좋고, 아니면 일단 내키는 대로 읽다가 그 책들을 잘 연결할 수 있으면 그것대로 좋을 듯 하다.
- 독서 질문은 독서의 누적과 지식의 확장 능력을 평가하며 독서량과 읽은 이유, 자신에게 미친 영향, 후속 독서 등에 대한 것입니다. (66)
독서 관련 질문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 어떤 항목보다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 읽는 책을 통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도 한다. 그래서 누군가를 알아보기 위해 읽고 있는 책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자신이 관심이 가고, 알고 싶은 것에 대한 책을 읽고 있을 테니 책 목록은 얼마나 자신을 보여주겠는가? 학생들을 뽑을 때도 이는 마찬가지일 테다. 그렇기에 전공적합성을 알아보기 위해 더더욱 필수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독서의 본질을 흐리진 말아야 한다. 우리가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그 이유는 입시가 아니라, 즐거움과 성장이다.
- 독서란 읽고 싶은 책을 읽는 것이다. 읽고 싶은 것이 있으려면 궁금한 것, 즉 호기심이 있어야 한다. 호기심 대신 내가 지금 무엇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지 깨달아도 된다. 이렇게 강한 동기에서 시작하여 체계화된 지식은 창의성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65)
이 문장에서 큰 공감을 했다. 요즘 책임감과 의무감에 점점 독서의 위험을 느끼고 있었기에 더 크게 다가왔다. 분명 읽고 싶었던 책들이었음에도 쌓여 있는 책들을 보면 마음이 무거웠다. 그저 호기심으로, 궁금해서 읽고 있는 건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가 나의 호기심과 즐거움을 위해서가 맞는 건가? 단지 읽어야만 하기 때문에만 책을 읽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
이 책을 읽고 여기서 추천해준 책들을 읽어보고자 하는 학생들이라면 주도적으로 책읽기를 하는 학생들일 테니 크게 걱정은 안 되지만, 독서의 제1순위는 즐거움이라는 걸 강조하고 싶다. 마음이 동해서 읽어야만 그 책이 자신에게 의미가 되어 줄 것이라 생각한다. 입시만을 위한 책 읽기는 언젠가는 들통날 수 밖에 없고, 자신을 성장시키는 독서가 될 수 없다. 그러니 이 책을 읽고 그저 따라할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책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혹여나, 그럴 분들은 없으시겠지만, 서울대 가는 애들이 읽는 거라는 생각에 무작정 책을 집에 들이시거나 아이의 손에 쥐어주시는 분은 없으셨으면 좋겠다.
- 이 세상 모든 것은 변화하고 발전한다는 믿음을 갖고 책을 읽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168)
이 세상 모든 것이 변화고, 발전할 수 있다. 당연히 나 또한 변화하고 발전할 수 있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일 수도 있고, 이런 마음으로 나 자신을 위한 책을 하나 하나 쌓아간다면 어찌 즐겁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결코 허투루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님을. 하나 하나 쌓이고 있음을 명심하자.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