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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문장은 어디서부터 고쳐야 할까?

[도서] 내 문장은 어디서부터 고쳐야 할까?

김은경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퇴고가 참 어렵다. 글을 쓰고 수정을 한 번 하는데 시간은 얼마 안 걸린다. 초고는 쓰레기라 다듬고 다듬어 또 다듬어야 하는데, 수정할 기력이 없을뿐더러, 당장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한참 묵혀 두었다가 다시 꺼내 글을 수정하기엔, 내가 쓰는 글들은 책 리뷰 밖에 없으니하지만 예전에 다른 종류의 글을 쓰고 친구가 봐준 적이 있는데, 내 문장을 내용 변화 없이 뒤집어 엎어 더 깔끔하게 만드는 걸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 라는 놀라움. 그 동안 내 글은 얼마나 허접했던건가. 그럼에도 여전히 글을 수정하는 건 어렵다. 단어를 이상하게 썼거나, 내가 읽어도 문장이 말이 안 되는 것들은 금방 눈에 띄니 잘 고치지만, 글 자체를 윤택하게 하는 안목이 부족한 듯 하다.

이 책이 주목했던 것이 바로 이 점이다. 안목을 키우는 것. 같은 문장이라도, 잘못된 부분이 없다 하더라고 살짝 매만져서 더 좋은 문장으로 만드는 것. 좋은 문장에 대한 안목이 생겨야 내 문장에 대해 판단하고 좋은 문장을 쓸 수 있다. 문장을 수정할 때도 방향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안목이라는 것이 없다면 애초에 나처럼 수정이 힘들지 않을까?

-       자연스럽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고, 평소 바른 표현을 많이 봐야 합니다. 이제 책을 많이 읽어야 할 이유가 생겼지요? (157)

좋은 책을 많이 봐야 하는 이유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위해 정리를 하며 필사를 하는데, 이 책 문장을 옮겨 적으며 그런 느낌이었다.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잘못된 문장을 쓰려던 버릇이 나오면 이 책의 문장을 그대로 써 올바르게 잡아가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내 글과는 다른 느낌의 문체라 더 색달라서 좋았다. , 이래서 좋은 책을 많이 읽고 필사를 해야 하는 구나.

그렇다면 좋은 문장이란 무엇일까?

-       좋은 문장은 오해의 여지를 주지 않습니다. (중략) 이 말은 올바른 문장을 만들고 싶다면 오해의 여지를 하나하나 차단하면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33)

-       이 글을 누가 읽을지, 어떤 분위기로 쓸지 정한 뒤 전체 분위기에도 맞고 각 문장에도 어울리는 단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39)

-       문장은 생각을 담는 그릇입니다. (69)

오해의 여지를 주지 않고 온전히 내가 생각하는 바를 전달하는 것이 좋은 문장이다. 문장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니 내 생각이 잘 담기게 만들어야 한다. 그 안에 온전히 내용물을 담으려면 그 그릇이 중요하지 않겠는가? 그러니 오해를 일으키지 않을 좋은 문장을 잘 만들어야 한다. 화려하고 멋진 그릇만이 좋은 문장이 아니라, 깔끔하고 담백한 문장이 필요할 때도 있다. 그것은 취향 혹은 글의 종류 차이일 것이다. 그러니 좋은 문장을 만들기 위해 저자가 지적하는 바를 잘 따라가면 좋을 듯 하다.

  그렇다. 저자가 책에서 의도하는 대로 잘 따라가야 한다. 저자는 처음부터 굵직하고 중요한 것들을 사막의 선인장처럼 무작위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차근 차근 잡아 가고 있다. 큰 분류 없이 32꼭지로만 구성되어 있지만, 하나씩 저자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큰 맥락적으로 문장들이 눈에 들어온다. 저자도 이를 노렸으리라. 세세한 것에서부터 어느 순간 문장 전체를 보고 매만질 수 있는 능력은 단박에 생기진 않겠지만 적어도 안목이 생긴다. 이것이 나도 모르게 이 책을 통해 얻게 된 것이다.

세 번째로 내가 이 책을 통해 얻게 된 것은 나의 글에 대한 애정이다. 초고 쓰레기를 일단 생성하고, 그 뒤에 무수히 반복되는 퇴고를 통해 다듬고 다듬어, 보석을 만든다. 일단 쓰고 보자, 그러면 어떻게 되겠지 라는 생각을 자주 하는 편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그다지 수정에 정성을 쏟지 않는다. 내 글에 대한 애정이 생겼다. , 몰라, 어떻게 되겠지가 아니라 이 단어를 쓰면 이 문장이 더 예뻐질까? 두 단어의 자리를 바꾸면 더 매끄러워질까? 등을 고민하게 되었다. 글을 쓸 때 나도 모르게 흠칫. 지우고 다른 단어로 채우거나, 문장을 한참 보다 수정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몹시 신경 쓰는 부분은 쉼표이다. 글을 쓸 때 쉼표를 많이 쓴다. 사실 한국어에서 쉼표가 어디 들어가야 할지 잘 모르겠다. 내가 쉼표를 쓰는 자리는 영어에서 필요로 하는 자리와 거의 같다. 접속사 절을 끊는 곳, 나열하는 곳, 부사를 분리하는 곳. 그렇다 보니 한국어 글을 쓸 때도 쉼표가 많이 들어간다. 어쩌면 왜 쓰는지도 모르고 그냥 쓰는 것 같기도 하고..

-       이런 버릇이 들때까지 오래도록 글을 써왔다는 증거이니까요. (중략) 쉼표는 읽는 이의 호흡을 정갈히 해주는 동시에 쓰는 이의 고민을 보여줍니다. (86)

그 쉼표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서 좋았다. 쉼표를 언제 쓰면 좋을지 알 수 있어서 당연히 좋았지만, 쉼표를 통해 나의 상태에 대해 점검해보는 시기가 되었다. 나는 글을 쓰며 몹시 고민하고 쓰고 있었구나.

  글을 쓰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것. 누구나 바라는 것. 글을 잘 쓰는 일. 그를 위해 내 문장과 글을 다양한 방식으로 생각해 볼 수 있어야 한다.

-       목적이 무엇이든 내가 쓴 글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는 건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수를 점검하고 더 나은 방향을 고민하는 일이니까요. 그리고 그 고민이 타인과의 원활한 소통을 가져오다니, 마지막까지 참 멋지지 않은가요? (4)

-       쓸데없는 것을 모두 삭제한다. 이는 기본을 지킨다는 뜻입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놓쳐서는 안 되는 것, 식사처럼 반드시 챙겨야 하는 것. 문장이든 뭐든 쓸데없는 것에 휩싸여 있다 보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게 마련이지요. (222)

저자의 말대로 이런 고민이 타인과의 소통을 더 원활하게 해주는 일이니 멋지다. , 참 멋져요.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생기는 문제들을 조금씩 해결할 수 있게 도와준다. 쓸데없는 것은 모두 삭제할 것. 내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기본만 준수하여 간결하게 전달할 수 있으면 된다.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도록, 잘 드러나게 보여주도록 하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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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나만을위한시간

    초고 쓰레기라뇨. 초고 원석이겠죠. 쉼표에 언급한 부분이 저에겐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읽는이의 호흡을 챙겨주고 쓰는이의 고민을 품고있었다니 괜시리 감동적이네요. 앞으로 아무곳에나 감히 찍어선 안될존재로 급부상된 느낌? ㅎㅎ

    2019.07.05 13:5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휘연

      오 나만시님도 쉼표에 대해 새로운 관점에 감동 받으셨나요 > _< 그러나 여전히 전 쉼표가 어렵네요 ㅋㅋ 정말 작가들이 쉼표마저 고민한다는 말이 이해가 됩니다! 으하하하하 초고 원석.. 으로 우리 열심히 만들어 봐요 > _<

      2019.07.08 21:01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