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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읽었는데 기억나지 않을까

[도서] 왜 읽었는데 기억나지 않을까

남낙현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저자 이름이 익숙하다 했더니, 이미 갖고 있는 책 중 독서모임 관련 책이 있었다. (얼마 전에 산 거라 아직 안 읽었다고 핑계를 대본다..) 내가 좋아하는 활동들을 많이 하고 있는 저자의 책이라 더 기대됐다. 나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것 같은데, 먼저 지나간 길에 대해 이야기 해주는 책들이라 배울 점이 많으리라.

독서노트는 글을 쓰기 위해서부터 쭉 쓰고 있다. 그러니 현재 나는 300개의 독서 노트와 300개의 글을 갖고 있다. 하지만 독서 노트는 저자가 그랬던 것처럼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다. 처음에는 낙서처럼 끄적이듯이 기록하다가, 다음에는 노트에 반듯하게 필사를 하고, 지금은 에버노트()에 필사하고 있다. 그래서 에버노트에 100개가 안 되게 있고, 반은 낙서하듯 끄적인 노트, 그리고 하드커버 노트에 그 나머지가 기록되어 있다. 아무리 시행착오라지만, 독서노트를 쓰는 의의를 잘 몰랐던 것 같다.

저자의 책을 보고 어떻게 제대로 독서노트를 활용할 수 있을지 알았다. 나는 그저 글을 쓰기 위한 도구로만 생각했고, 한 번 작성한 뒤로는 다른 책을 읽느라 바빠 잘 읽지 않았다. 그저 쌓여가는 즐거움만 만끽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저자가 이야기해준 여러 각도로 사용할 수 있는 독서노트를 보니, 쌓여 있는 것들을 활용하여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       평범한 사람도 1년 정도 하루 2시간가량 투자한다면 책을 쓸 수 있다고 한다. (중략) 나도 할 수 있는데 핑계만 찾고 있었다. (73)

특히 책 쓰기 같은 것도 말이다. 책을 쓰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만 했고, 육아서 100권 정도 읽으면 나도 한 권은 쓸 수 있겠지 했더니, 아직 그게 잘 안 된다. 나는 아직 내 책을 쓸 만큼 성장하지 않은 건지, 열정이 부족한 건지, 핑계를 대는 건지. 저자의 말대로 내가 독서노트만 잘 활용하여, 하루에 2시간 가량이라도 온전히 몰두했다면, 이미 내 책 한 권을 만질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에 행복하다.

-       독서법을 다룬 책 한 권을 볼 때는 혼란스러웠으나, 여러 책의 노트 기록을 묶어서 보니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고 오류를 찾는 시선이 생겼다. (153)

다른 한 가지는.. 정말 쉽게 고쳐지지 않는 나의 나쁜 버릇이다.

-       목차는 책 구성과 전체 내용을 순서대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책의 세세한 부분은 모른다 해도 대략 이런 줄거리구나 하고 이해할 수 있다. 요약을 해보면 자신이 책을 얼마나 소화하고 있는지 즉시 알 수 있다. (113)

아오.. 난 왜 이렇게 목차 읽는 게 힘들까? 읽는 게 힘들다기 보다는, 싫어한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그냥 읽으면 되는 게 목차이거늘, 왜 이렇게 싫어할까? 본문을 빨리 읽고 싶은 생각에, 어차피 본문 읽으면 다 읽게 될 건데 왜 굳이 따로 읽어야 하는가와 같은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 정말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한 점이, 내가 이렇게 목차도 제대로 읽지 않고, 책의 전체 내용도 제대로 살피지 않아서 내 글에서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 같다는, 그런 실마리를 찾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글에 100프로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언제나 리뷰를 쓰고 나면, ‘, 완전 맘에 들어하기 보다는 , 뭔가 좀 부족한데하는 편이었다. 혹은 이렇게 써도 되나.. 라는 식. 너무 부분에 사로잡혀, 전체를 보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 부족함이 아마 이런 급함과 대충 얼버무림으로 넘어가려고 해서 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고 다음 책들을 읽으면서는 드디어!!! 드디어!!! 목차를 꼼꼼이 살펴 읽어 봤다. 그 장점은 아직 책을 다 읽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일단 읽기 시작했다는 점에 의의를 둔다. 301권째가 되어서야 목차를 읽는 나. 후훗.. 괜찮아….

  책은 독서노트를 써야 하는 이유, 쓰는 방법, 활용하기와 마지막으로 저자가 쓴 여러 독서 노트로 구성되어 있다. 책이 작지만 알차다. 제목에 현혹되서 읽게 되는 알맹이 없는 그런 책들과는 달리 알차고, 나에게 필요한 내용들이 몹시 많아 홀딱 반했다. 저자가 언급한 책들을 전부 읽어 보고 싶을 정도. (절판, 품절된 책들이 있어서 아쉬울 따름..)

-       나에게 좋은 책은 이런 것이다. 작가의 높은 의식을 만날 때, 배움을 통해 무언가 깨우칠 때,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줄 때다. (201)

저자가 4장 마지막 자신의 독서 노트 중 조정래 작가님에 관한 이야기를 쓰면서 써놓은 말이다. 나 역시 몹시 공감하는 문장이었다. 편견일 수도 있지만, 요즘 많은 출판사의 한 없이 얕은 얄팍한 에세이를 싫어하는 (개인적인 취향임..) 그런 나의 마음을 정확히 묘사해준다. 그리고 이 책이 나에게 그러했다. 정말 좋은 책이었다. 내가 원하는 바에 대한 새로운 배움을 주었고, 나만의 길을 만들어 갈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

정작 책의 주된 내용인 독서노트 어떻게 쓸지에 관해서 전혀 언급하지 않은 건, 이 리뷰를 읽으시는 분들이 직접 책을 통해 만났으면 해서이다. 결코 내용이 얕고, 리뷰에 쓸 거리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아니라, 내 리뷰에서 어줍짢게 만나서 책을 읽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할까봐이다. 무엇을 써야 한다는 틀을 제공하는 책은 아니다. 다행히. 그런 책이 아니다. 나만의 행복하고 즐겁고, 의미 있는 독서 생활을 만들어 줄 수 있게 하는, 어떻게 독서노트를 쓸지에 대한 고민과 방법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의 <우리는 독서모임에서 읽기, 쓰기, 책쓰기를 합니다> 책을 냉큼 꺼내놓았다. 얼른 읽어 보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또 어떤 것을 나를 위해 찾아낼 수 있을까?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http://blog.yes24.com/blog/blogMain.aspx?blogid=revie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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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책찾사

    가끔 어떤 책들은 이 책의 제목처럼 분명 읽었는데,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대개 나와는 맞지 않는 책이거나 재미가 없어서 그랬겠거니 싶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읽는 방법과 그것을 정리하는 것에 의해서도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나름 시간을 투자하여 읽은 책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그것만큼 안타까운 일이 없다고 생각되는데, 이 책이 소개하는 몇 가지 방법을 잘 활용해보면 분명 도움이 되겠다 싶습니다. 저도 목차에 보다 관심을 갖고 읽는 것을 당장 실천으로 옮겨봐야겠어요. ^^

    2019.09.03 15:4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휘연

      아마 책찾사님의 독서 방식이 저랑 비슷한 것 같은데, 저자가 말한 것 중 반은 제가 이미 하고 있는 것이고, 심지어 잘 하고 있다고 약간 칭찬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ㅋㅋㅋ 그런데 목차 읽기나, 독서 노트 실컷 작성하고는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더라구요. 이 책 덕분에 새로운 관점에서 생각해보고 잘 쓸 수 있을 것 같아 좋았답니다.
      함께 목차 읽기 도저언!! ㅋㅋㅋㅋㅋ

      2019.09.03 15:48
  • 파워블로그 노누사

    다른 책들 리뷰하느라 오늘부터 읽고 있습니다. 리뷰 잘 봤습니다. ^^

    2019.09.03 16:13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휘연

      다 읽으셨나요? ^^ nonusa님께도 좋은 책이었길 바랍니다^^

      2019.09.05 15:47
  • 신간 저자 남낙현 입니다. 리뷰 제 블로그에 소개해도 될까요? 문의 드립니다.

    2019.09.05 09:42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휘연

      와^^ 영광입니다!

      2019.09.05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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