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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VS 80의 사회

[도서] 20 VS 80의 사회

리처드 리브스 저/김승진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몹시 흥미로운 주제였다. 사회의 최상층이 아니라, 사회의 20%를 차지하는 중상류층이 사회 격차를 견고하게 만든다는, 변동을 일으킬 수 없게 만든다는 이야기. 그저 사회는 수퍼 리치, 그러니 애초에 우리가 넘볼 수도 없는 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이 사회를 쉽게(?) 살고 있는 이들이 더 많았던 모양이다. 그들이 어떻게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어떻게 자신들이 사는 방식을 견고하게 만들고 있는지 궁금했다. 생각보다 몹시 ..였다. 드라마 제목이었던 이 제목이 수퍼리치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만이 사는 세상. 쉽사리 넘볼 수 없는 세상. 사실 한국에서도 많은 이들이 느끼기도 하고 볼 수도 있는..

  저자는 사회 불평등은 수퍼리치만의 문제도 아니고, 부의 격차가 점점 커지는 것도 문제지만, 그 격차가 점점 견고해지는 것도 문제라고 한다. 저자가 묘사하는 중상류층은 현대판 귀족의 느낌이었다. 자신의 부와 지위를 대를 이어 전해주기 위해 노력하는 부모들이 있었다. 차이점은 과거에는 저절로 되었으나, 지금은 저절로 되지도 않고 좀 더 미세하게 신경 써서 그 과정을 만들어야 하지만.

-       상류층의 계급 영속화를 일으키는 요인

1.     시장에서 인정되는 능력이 계급에 따라 불평등하게 육성되는 것

2.     부유한 사람들이 불공정하게 기회를 사재기하는 것(25-26)

똑 같은 아이로 태어나지만, ‘공평한사회를 위해 길러지는 방식에서 이미 차이가 나는 것이다. 그 하나 하나를 저자는 여러 자료를 통해 샅샅이 살핀다. 시장에서 돋보이기 위해, 부모가 가지고 있는 부와 명예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서 그 능력들을 상당히 다르게 육성된다. 여기에 공평하게 주어져야 할 기회들마저 돈으로 사두는 경우다.

-       계급적 지위는 표현되는것이 아니라 획득되는것이라고 말이다. 능력 본위 시장에서 높은 지위를 얻으려면 여러 가지 능력을 가져야 하고 아이에게도 그런 능력을 갖출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65)

저자는 영국에서 미국으로 귀화했다. 국적을 바꾼 이유는 영국의 계층 경직성을 뒤로하고 미국의 자유로움을 위해 떠났다고 했다. 그런 그가 발견한 것은 영국보다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와 맞먹을 만한 경직성이었다. 스스로가 중산층에 포함되어 있음에도 저자는 이런 현상을, 자신들이 가지는 특권을 (비용을 들여서라도) 바꿔야 한다고 분명하게 이야기 한다.

사실 유리천장은 많이 들어봤지만, 유리바닥은 처음 들어봤다.

-       나는 유리 바닥에 대해 연구하면서 인지 능력 점수가 낮은 아이들의 하향 이동을 막아 주는 가장 좋은 방어선은 4년제 대학 진학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134)

우리(중산층이 아닌 그 밑에 있는 우리들. 그래, 나와 우리 아이.)가 넘어설 수 없는 유리 천장이 그들의 바닥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바닥(이자 천장)을 견고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들은 견고하게 만들기 위해서 모든 걸 하고 있었다. 할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한다.

-       좁히기가 훨씬 더 어려운 격차는 여행, , 가정 교사 등 자녀의 풍성한 경험을 위한 지출의 격차다. (71)

-       기회 사재기’ : 배타적인 토지 용도 구제, 불공정한 대학 입학 절차, 그리고 인턴 기회의 불공정한 분배(146)

-       노골적으로 경쟁을 저해하는 기회 사재기 관행 때문이기도 하지만 경쟁에 잘 대비할 수 있는 기회가 너무나 불평등하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184)

  빈곤은 많은 차이점을 만들어낸다. 여행, 값비싼 수업 같은 건 기본이고 경험 자체가 달라진다. 사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만 해도, 특정 지역의 아이들이 경험하는 것은 나 조차도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누군가에게 특별한, 혹은 일생에 한 번이라도 경험하기 힘들지도 모를 것들을 당연하게 살 수 있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우리가 생존을 위해 서는 그 시장은공평함을 가치로 모두에게 똑같은 (하지만 똑같지 않은) 기회를 준다. 그렇게 점점 유리 천장이자 바닥을 굳건하게, 그리고 점점 더 사다리의 간격을 넓혀 애초에 올라올 수조차 없게 만든다.

-       가난하지만 똑똑한 아이들을 사다리의 위쪽으로 올라갈 수 있게 하면 노동의 질이 향상되고 생산성이 높아진다. (109)

그렇게 그들은 우리의 가능성마저 잘라버린다. 그래서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하향 평준화이다. 저자는 중상류층의 아이들도 떨어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자신의 힘으로 설 수 없다면, 부모가 사준 기회만을 이용해야만 자신의 자리를 찾을 수 있다면 유리바닥이 작용하지 못하게 하여 진정 자신의 능력에 맞는 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 입장이라면 쉽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 내가 그 사다리에서 떨어지는 건 그렇다치지만, 내 아이가 그렇게 될 거라는 생각은 도무지 쉽지 않다.

-       부모가 자녀에게 어디까지 이득을 제공해도 좋은가’ (147)

-       자신의 아이를 돕는 행동과 다른 아이들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 사이의 구분은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가진다. 후자가 바로 기회 사재기다. (151)

이 책을 읽으며 나 또한 이러지 않을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다. 우리 아이를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최대한 모든 걸 다 해주고자 하는 그 마음이 문제가 된다. 많은 책을 읽으면서도 스스로 선택하고,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고 이상을 만들긴 하지만 과연 그 상황이 되면 나는 할 수 있을까? 이런 마음이 솟구치는데, 그들에게 그것이 잘못되었으니 그러지 말라고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점은 분명하다.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은 모두가 인간 개인으로 하나의 인격체로 완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인간을 위해서가 아니라 계급의 이익을 위해 이전 문명들에서 오랫동안 구축되어 온 장벽의 제약을 벗어나, 남녀 모두가 인간 개인으로서 온전하게 성장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으리라는 꿈이다. (32)

-       완벽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해서 지금보다 더 나은 상태를 추구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버드 대학의 학생 신문 <크림슨>, 163)

-       중상류층의 양심을 깨우기 위해. 그래서 우리가 아메리칸 드림, 미국의 꿈을 사재기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눌 수 있기 위해. (231)

우리의 꿈은 (몇몇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함께 잘 사는 것. 우리 아이들이 모두 제대로 된 공평한 사회에서 살기를 바라는 마음. 그러니 당장 내 아이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아이가 잘 살기 위해서 다른 아이들도, 이 사회도 건강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아이가 잘 살 수 있는 최선의 최고의 방법이다. 그러니 저자가 인용한 것처럼 하나의 변화를 위해 완벽하진 않더라도 더 나은 상태를 위해 변화를 갈구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몹시 공감도 되었고, 생각이 많아졌다. 좋은 구절, 좋은 생각, 좋은 의견들이 많아 인용하고 싶은 내용도 참 많았다. 딱딱한 내용이지만, 유쾌한, 편한 저녁 식사 시간에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딱딱하지 않고 편하게 하지만 그렇다고 가볍지 않고, 수치들이 포함된 자료들을 통해 신빙성 있는 증거들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래서 쉽게 읽히긴 하지만, 생각은 많아지고, 해결책도 쉽지 않아 조금 답답하기도 했다. 내가 범접할 수 없는 이야기라 어렵기도 했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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