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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사랑하는 여자들

[도서] 너무 사랑하는 여자들

로빈 노우드 저/문수경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제목이 아무리 봐도 이상했다. 너무 사랑하는 여자들? 제목만 듣고도 영어 제목이 떠올랐다. Too much. 이 부정적인 단어들로 이루어져 있는, 너무 많이라서 문제가 되는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 과유불급. 뭐든 적당해야 하는데 너무 해서 문제가 되는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 어떤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으니 그리했으리라. 건강한 사람이라면 분명 사랑도 건강하게 할 테니, 문제가 많은 이들의 이야기들이다.

제목처럼 여자가 사랑을 잘 할 수 있게, 건강하게 연애하고 결혼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진정으로 잘 알아야 하는 것이 바로 자신. 자신에 대해서 먼저 알아차리고 자기 행동의 근원이 되는 문제부터 해결하여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책의 초점은 단순히 지금 당장의 연애 혹은 결혼 생활의 잘, 잘못이 아니라 어째서 이게 문제 상황인지 어떤 순환으로 자신을 더 파괴하게 될 지 여러 사례들을 통해 분석하며 제대로 직시하게 해준다.

거의 대부분의 심리적인 문제가 그렇듯, 여기에 나온 예시는 모두 가정이 바로 시발점이다.

-       가정에서 자유롭게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지 못할 때 ? 은연중에 금지 당하거나 아예 드러내놓고 금지할 때 ? 우리는 더 이상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신뢰할 수 없게 된다. 가족이 자기를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에 자기 또한 자기 자신을 부정하게 되는 것이다. (22)

-       정서적 욕구단순히 사랑과 애정 문제가 아니다. 자기 감정이나 인식, 인격을 사람들에게 정당하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를 포함한다. (30)

책에 나온 사례들의 부모들은 대부분 신경증적이거나, 알코올 중독이거나, 여성 편력이 있는 등, 보통 상상이 잘 되지 않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한국에서도 물론 이런 사례들이 있을 테지만, 주변에서 보지 못했고 (있어도 쉬쉬 했을지도) 좀 극단적이기에 낯설었다. 문화적 차이도 분명하다. 마약이나 여러 번의 이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런 극단적인 상황이 얼마나 인간을 처절하게 몰아가는지를 볼 수 있었다.

가정에서 자유롭게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고, 정서적 욕구를 충족 시키는 것은 당연해야 한다. 사람으로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수 요소이고, 그 기능을 위해 가정이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이 당연한 기능을 정상적으로 수행하지 못하는 가정은 꽤나 많다. 책에 나오는 그런 무서운, 혹은 누가 봐도 문제다 싶은 상황이 아니더라도 이런 당연한 기능이 작동하지 않아 너무 사랑하는 여자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       단순히 부모와 닮은 사람보다는 어린 시절 경험했던 것과 같은 감정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사람을 선택한다. 사람들은 과거에 경험했던 문제를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해결하면서 상대에게 친숙한 느낌을 가지게 되고 이를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115)

  너무 많이 사랑하는 이는 결국 자신의 익숙함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그 상황이 좋든 말든 상관없이 원래 내가 속해 있던 곳이기에 아늑한 느낌으로 그대로 빠져들게 된다. 자신이 인생에 발목 잡는 일이라도 상관없이 그렇게 자꾸 반복하며 자신의 삶을 진흙 구렁텅이로 빠뜨린다. 헤어나와야 하는 곳인지도 몰라서 그렇게 그렇게 자꾸만 수렁으로 빠져든다. 그저 친숙한 느낌에 자꾸 자신이 보냈던 어린 시절과 같은 문제상황에 빠져든다. 어린 시절이 이래서 중요하고, 이래서 무의식이 무섭다. 나도 모르게 길러진 나의 무의식이 나를 엉망진창으로 이끌고 있었다.

나 또한 처음에는 심드렁하게 읽기 시작하다, 중간 중간 나와도 접점이 있는 부분이 있으면 놀라웠다. 꼭 이런 무서운 상황이 아니더라도 사람에게는 영향을 미칠 수 있구나. 난 너무 사랑하는 여자들은 아니지만, 중간 중간 내가 겪는 문제들도 찾을 수 있어서 놀라웠다. 이래서 다시 한 번 심리를 공부해 나와 친해지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여기에 외부 요인이 추가된다. 저자가 콕 집은 이 미디어 속 사랑 이야기는 생각지도 못했다.

-       건강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감정적 상호 교류는 건강하지 못한 관계의 떠들썩한 드라마에 비해 훨씬 약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문학, 드라마나 노래 가사의 소재에서 제외된다. 불행한 관계로 괴로워하는 걸 늘 보고 들어왔으니 우리가 불행하고 괴로워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다. (89)

-       우리는 문화 미디어가 지지하는 방식이 아닌 의식적으로 보다 개방적이고 성숙한 방식으로 관계를 맺는 법을 찾아내어 불안함과 흥분감이 아닌 깊이 있는 친밀감으로 관계를 맺어가야 한다. (90)

생각해보니 그랬다. 노래 가사는 그렇게 구슬프고 애절하며, 드라마에서는 점 찍고 나타나 복수 정도는 해줘야 시청률이 오른다. 평범하고, 정상적인 사랑이라면 감흥도 없고, 지루할 테니 사람들이 보지도 않을 거고, 애초에 작가들이 그런 시나리오를 쓰지도 않겠지. 심지어 아이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 프린세스들은 신분을 뛰어넘고 진정한 사랑을 찾는다. 자기가 공주라면 저 밑바닥에 있는 남자와, 자신이 밑바닥에 있다면 왕자님과. 그 정도는 되어야 시나리오가 나온다. 그런 걸 늘 보고 듣고 동경하며 자라게 되는 아이가 생각하는 사랑은 무엇이겠는가?

  저자가 이야기 하는 미녀와 야수의 중요점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나 또한 미녀와 야수는 공주 시리즈 중 그나마 아이가 봐도 괜찮다고 여기는 작품이다.

-       <미녀와 야수> 인정 : 현실을 있는 그대로 기꺼이 받아들이며 바꾸고자 하지 않으면서 수용하는 것이다. 그 속에 행복이 있다. 이 행복은 외부의 상황이나 사람들을 조종하는 데서 나오지 않고 어떤 어려움이나 도전에 직면해서도 내부의 평화를 지키는 데서 나온다. (236)

누구든 인정 받고 싶은 욕구가 크다. 나 또한 인정 받기 위해 몸부림쳤고, 그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생겼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타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줘야 한다. 내가 나 자신을 용납하지 않고, 자꾸 외부로 눈을 돌린다면 내 안에 있는 내가 삐뚤어진다. 육아서를 읽으면서, 심리서를 읽으면서 점점 더 인정이라는 요소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다. 부인과 회피라는 부정적인 기제를 물리칠 수 있는, 인생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단 하나의 요소는 바로 인정이다.

-       이기적으로 행동하려면 우선 자신이 가진 가치가 상당하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당신이 재능을 표현할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고, 자신의 행복과 만족이 다른 사람들의 행복만큼 중요하며, 당신 자신이야말로 세상에 그리고 가장 가까운 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331)

  나를 있는 그대로 두고 인정하고, 그 만큼 선을 그어야 한다. 이기적으로 내 자신에게 맞는 틀을 만들어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그 안에서 날 돌보고, 방어막으로 차단하기도 하고, 그리고 그 안으로 사랑을 들여 함께 할 수도 있어야 한다. 나 자신을 인정하는 것이, 나를 가장 잘 아끼고 사랑해서 내 행복을 제일 우선으로 추구하는 것이 가장 이기적이며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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