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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도서] 베토벤

최은규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는 매번 볼 때마다 감탄하게 된다. 특히 이번 베토벤 책은 쉽고 재밌고 편한데다가 이 책을 읽는 누구든 베토벤의 팬으로 만들어 버릴 게 분명하다. 음악은 내가 무척 관심 없는 분야 중에 하나이다. 어릴 때부터 한결같이 댄스 가요를 들었고, 지금도 BTS나 마마무 노래를 즐긴다. 단지 책 읽을 때는 가사를 들으면 집중하기 힘들어 경음악을 듣긴 하지만, 따로 찾아 들을 정도로 좋아하진 않는다. 그러니 클래식은 오죽하랴. 듣는 것에 관심도 없고, 듣는 능력이 그다지 예민하거나 하지 않은 막귀라 그 미묘한 차이를 구분할 줄 모르니 더 관심이 가지 않는다.

 

그런 내게 이 책은 클래식의 뒷면을 보여주며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알려주었다. 읽으면서 제공되는 QR코드를 통해 지속적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읽었다. 워낙 여기 저기서 이용되는 경우가 많아서 귀에 익숙한 음악들이 많았다. QR코드가 그 음악에 대한 설명 전에 나와 있으면 그 파트를 읽을 때 듣기 좋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서 아쉬웠다. 일부러 내가 찾아가며 재생시켜 놓고 책을 읽었다.

그러니 이 책은 눈과 귀와 마음이 즐거운 책이었다. 음악은 당연하고, 책에 베토벤과 관련된 그림들이 많아 눈도 즐거웠다. 특히 표지는 클림트가 그린 <베토벤 프리즈>의 일부로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 중 환희의 송가를 시각화한 작품이다. 클클 시리즈의 <클림트> 편에서 이미 만나서 알고 있던 정보라 더 반가웠다. 게다가 문학 작품을 잘 읽지 않는데도 이 책이 문학 표현처럼 기술되어 있어서 음악 설명인데도 마음에 그려지는 기분이다. 그러니 귀도, 눈도, 마음도 즐겁지 않을 수가.

 

  저자는 원래 바이올린을 연주했으나 지금은 글을 쓰는 직업을 갖고 있다. 그의 글이 내 취향인지, 그냥 글을 잘 쓰시는 건지 책 전반적으로 글이 편하고 잘 읽혀서 좋았다. 전공자이기에 베토벤은 그에게 큰 의미가 있던 인물이었던 모양이다.

-       나는 인생에서 갈림길에 설 때마다 베토벤은 내 나이 때 무엇을 했을까?’라고 질문해보고는 했다. (14)

그의 롤모델이 베토벤이었던 모양. 종종 자신의 인생에서 주요한 모델이 되어 줄 수 있는 인물을 설정하라고 한다. 될 수 있으면 그 사람의 그림이든 사진이라도 걸어놓고 인생의 여러 순간에 그 인물처럼 생각할 수 있도록 대화를 나누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나 또한 그런 롤모델을 찾고 있는데, 저자에게는 베토벤이 그런 인물이었던 모양이다. 저자가 들려주는 둘의 인생의 비슷한 흐름이 더 저자를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이가 찾아나선 베토벤이었기에 이 책의 의미가 더 해졌으리라.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이 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명백히 밝혀놓았다.

-       베토벤은 어떻게 자유음악가로 성공할 수 있었는가?’ (15)

이 책을 다 읽고 정리하면서 다시 만난 이 문장을 보며 저자가 이 큰 뼈대를 책 전체에서 제대로 물 흐르듯이 전개했음을 알았다. 저자는 베토벤이 자유음악가로 성공한 과정을 그리고 싶었고, 우리는 그 경로를 정확히 따라간다. 하지만 베토벤을 단순히 성공한 자유음악가로만 볼 수는 없다. 그래선 안 된다.

-       그는 음악가로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바로 그 순간 굴욕과 패배를 영광과 승리로 돌렸던 것이다. (28)

-       그는 육체적으로 청력에 문제가 있었지만, 영혼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탁월한 내면의 귀를 지니고 있었다. 지상에서 57년간의 삶을 유지하는 동안, 내면의 소리를 귀를 기울이며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깨달았던 베토벤은 진정 성공한 음악가이자 성공한 인간이다. (238)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베토벤의 모습을 인간적으로 결론 짓는다. 위대한 음악가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써 어떻게 자신의 인생을 헤쳐나갔는지에 집중하여 그 결론으로 마무리한다. 베토벤의 사적인 인생을 많이 다루지 않고, 오로지 음악적인 경로만 따라갔다. 그래서 다른 사항에 흐트러지지 않고 온전히 음악가로서의 베토벤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단지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였던 그의 삶을 본 게 아니다. 표지에 나온 절망의 심연에서 불러낸 환희의 선율이란 말에서 알 수 있다시피 우리는 인간베토벤을 볼 수 있었다.

-       그의 자취를 따를수록 겉으로 드러난 음악가 베토벤의 화려한 성공보다는 인간 베토벤이 감내해야 했던 신체적 고통과 인간관계의 갈등, 예술을 향한 강한 열정,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순수함에 더욱 뜨겁게 공감하게 되었다. 무너질 수도 있었던 베토벤을 끝내 일으켜 세운 것은 성공이 아니라예술이었다. (237)

일찍이 재능을 인정 받아 탄탄대로를 달렸다고 생각했다. 청력이 안 좋았지만 그래도 천재니까 잘 했겠지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고통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그 고통을 어떻게 예술로 승화 시키는지 살필 수 있었다. 그렇게 시련을 겪은 인간이 일어서는 걸 지켜보며 같은 인간으로서 그 힘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그의 음악들을 통해.

-       자신의 목소리를 담은 혁신적은 음악을 대중에게 강요했다. <라주모프스키>를 구상할 무렵 베토벤은 세상이 그 무엇이 음악으로 영혼을 표현하는 것을 막을 수 있겠느냐라며 작곡 스케치북에 짧은 질문을 써넣어 자신의 심정을 드러냈다. 그를 막을 자는 아무도 없었다. (193)

  음악에 관심을 두지 않는 나에게 이 책은 음악의 힘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베토벤이 자신의 음악에 담아놓은 힘에 대해서 고민했다. 그의 음악들은 대체로 웅장하고 힘이 넘쳤다. 차분한 소요하는 시간을 가진 느낌의 곡들도 있지만 강하고, 무게 있는 곡들이 훨씬 더 마음이 갔다. 어쩌면 지금 내가 힘이 필요해서인지도 모르지만, 느낌이 음표 하나 하나, 잠시 쉬는 곳에서도 느껴진다. 이 책을 통해 천천히 알지 않았다면 어쩌면 평생 몰랐을 지도 모를 또 하나의 유희다.

-       친구들이여, 박수를 쳐라. 희극은 끝났다! 이렇게 될거라고 내가 늘 말하지 않았는가!” (중략) 죽어가는 순간에 인생이 한 편의 희극이라 외칠 수 있었던 그는 적어도 인생의 본질을 어렴풋하게나마 알지 않았을까. (40)

그렇게 베토벤은 자신만의 희극을 마무리 짓는다. 베토벤은 비록 가정사로는 힘든 일이 많았고 자신도 실수를 하여 타인에게 고통을 주기도 했지만, 적어도 자신의 인생에 마침표를 찍었다. 많은 이들이 인생을 연극에 비유한다. 그 연극을 제대로 연출하며 연기하며, 그리고 잘 마무리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가 죽기 전에 한 이 말은 책의 초반에서 만나 책 내도록 나를 뒤흔들더니 베토벤의 삶과 함께 와 닿았다. 저자는 베토벤이 인생의 본질을 알아차렸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베토벤은 자신의 음악에 자신이 알아차린 삶의 의미를 담아 두었을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베토벤을 들을 이유가 분명하다.

  책을 덮고 마지막 뒷 표지의 클림트의 작품에서도 여운이 남았다. 이 책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미 주변에 추천하며, 함께 베토벤을 즐기자 강요했다. 이리 행복하게 책을 읽고 보니 클림트도 베토벤도 빈이 중심이다. 이 정도면 빈을 안 가는 게 말이 안 된다.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에 반드시 빈 방문을 넣었다. 최소 한 달은 머물면서 구석 구석 내가 만나야 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오고 싶다. 언제가 될진 알 수 없지만, 꼭 빈을 방문해 빈의 많은 멋짐을 흠뻑 느끼고 싶다. 그 여행에 친구는 아마 책 몇 권이 되겠지. 새로운 삶의 목표가 하나 생겨 두근거린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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