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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도서]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김제동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헌법?! 출간 당시 기겁했던 기억이 난다. 헌법을 읽는 사람이라니! 혼자 사셔서.. 시간이 많으신가보다라는 생각을 했다. (죄송해요 작가님ㅋㅋㅋ) 왜 헌법을 보지? 했는데, 나의 무지함을 이리도 유쾌하게 깨우쳐준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헌법에 대한 고정관념은 정말 모조리 내가 갖고 있던 것이었다. 놀랍도록 나도 헌법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애초에 일반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럴 때 있으시죠?>를 읽고 나서 이 책도 읽어 볼 용기가 생겼다. 그렇게 유쾌하게 풀어낸다면 헌법 독후감도 충분히 읽을 수 있으리라. 아니다 다를까, 안 읽었으면 어쩔 뻔?

  헌법이 뭔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저 사람은 평등하고, 인권을 보장하려고 한다, 대충 이 정도?

-       헌법은 국민이라는 권력자와 그 자손이 안전하고 자유롭고 행복하기 위해 우리가 만든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적어놓은 거잖아요. (20)

완전 제대로 잘못 알고 있었다. 헌법이란 국민이라면 당연히 가지는 권력과 국가라면 응당 이래야 함을 친절히 설명한다. 홉스의 리바이어던과 같은 괴물이 아닌 절대적으로 국민이라는 권력자와 그 자손을 안전하고 자유롭게 행복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두는 것이 국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구절 구절 나열하고 있는 것이 헌법이다. 헌법은 우리를 옥죄는 매체가 아니라, 우리가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이다.

-       저는 개인적으로 나 이렇게 살아도 괜찮구나!’ 그렇게 제 존엄을 일깨우는 데 헌법이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었거든요. (21)

-       저도 제 존재에 대해 더 이상 사과하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 11(120)

뭉클했다. 내가 지금 이렇게 사는 건 내 탓이 아니며, 내가 어떻게 살아도 ? 타인에게 피해만 입히지 않는다면 ? 괜찮다. 특히 저자의 사과하지 않기로 했다는 말이 가장 뭉클했다. 내 존재가 한 없이 작아지고, 하찮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과거의 실수와 괴로움만이 떠오르고 힘이 안 나는, 나란 존재에 대해 내조차 확신하지 못하는데, 나 그대로 괜찮다고 인정해주는 뭔가가 있다. 적어도 다른 사람들을 피해 주면서 살고 있는 것도 아니고,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실수를 만회할 수 있도록 살면서 된다. 그래, 나 이렇게 살아도 된다.

기본 전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각각을 어떻게 대우하느냐에 따라,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

-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방식,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어떻게 주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239)

-       각각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 다름을 존중받을 권리가 있는 거죠. 고통이나 아픔은 개별적입니다. 굉장히. 누구도 계량할 수 없는 것이죠. (297)

우리 모두 다르다. 다른 게 당연하다. 당연하기에 존중 받을 권리가 있다. 각각이 겪는 행복과 성공 그 나름으로 인정해주고 축하해주고 독려해줘야 하는 것처럼, 각각이 겪을 수 밖에 없는 고통과 아픔도 인정하고 보듬어 줘야 한다. 저자는 그런 고통이나 아픔이 있기 전에 물어보고 돌봐야 한다고 했지만 그 시기를 놓쳤다면 충분한 위로와 문제 해결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는 사회적 기반과 함께. 각각이 잘 살기 위해 존재하는 사회. 각각을 희생해서 만들고자 하는 우리 같은 사회가 아닌, 각각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아프리카 단어 우분투.

-       우분투’ ‘모두 함께’ ‘당신이 있기에 내가 있다나라는 존재가 홀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더 큰 전체에 속했을 때 비로소 존재 의미를 갖는다는 뜻이라고 생각해요. (327)

우리가 함께 이기에 사회는 중요하지만 개인을 희생해서 만들진 않기를. 각각을 존중하고 아우르게 만드는 것이 헌법이었다. 우리가 가진 권력을 그들은 숨기고 제대로 알지 못하게 한다. 우리가 스스로 우리의 권력을 찾아야 한다. ‘권력이라고 칭해질 수 있는 사람은 우리 국민들밖에 없음을. 우리 권력으로 나눠준 권한을 그 대리인들이 잘 활용하고 있는지 볼 것. 그들이 권한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우리가 가진 권력이다. 서로 돕고 돕는 것 아니겠는가? 헌법의 위대함을, 그 따뜻한 헌법을 통해 저자가 우리에게 전하는 따뜻함이 무척 감동적이다.

인간에 대해 고민하고 삶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다. 정의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고, 물론 국가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다. 살면서 한 번은 만나봐야 할 헌법이구나. 좋은 시기이든, 힘든 시기이든, 꼭 한 번은 만나 내가 살아 있는 게 당연하듯, 나를 위해 존재하는 국가가 있다는 게 당연하다는 걸 알아보는 시간도 좋을 듯 하다. 마음만으로 든든해진다. 아주 우습지만, 현실은 어떻든 어딘가에서 내가 평등한 대우를 받고, 안전하고 행복해야만 한다고 바라는 뭔가가 있는 거다. 그리고 아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당당히 요구하고 현실을 바꿀 수도 있다. 지금 당장의 현실이 그렇지 않다고 해서 쓸모 없는 게 아니다. 우리가 모여 살고 있는 사회의 근간이다. 모르고 놓치기엔 너무 중요한 내용들이다. 뭔가를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작은 변화에서부터 시작하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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