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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

[도서]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

플라톤 저/박문재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소크라테스를 죽이도록 합시다.” 라는 채사장님 말이 읽는 내도록 생각났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펼쳤다가 혼쭐 났다. 이제는 소크라테스를 만나도 되지 않을까 했는데, 택도 없다. 더 열심히 정진해야겠구나를 제대로 깨달았다. 문장이 다행히 어렵지도 않았고, 심한 번역체도 아니었다. 게다가 중간 중간 주석으로 이해하려면 필요한 내용들을 설명해주고, 종종 정리도 해줘서 그나마 수월하게 따라갈 수 있었다. 종종 고전 도서들의 문제는 번역자도 이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작업한건가 싶은 생각이 드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번역가의 약력을 보니 그럴만하다 싶었다. 이 번역가가 작업한 <명상록>도 읽어봐야겠다.

고전을 읽기 전에 이제껏 여러 권의 관련 책들을 읽어 종종 아는 내용이 나오면 반가웠다. 특히 악법도 법이다라는 이야기가 왜 나왔는지 알겠는 부분. 유명한 향연의 인간이 서로의 반쪽을 찾아 헤매는 이야기. 뮤지컬 <헤드윅>을 보면서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그 부분을 찾아 즐겁게 읽었다. 또 천국이나 윤회, 카르마를 이야기 하는 것 같은 부분도 흥미로웠다. 종교라는 개념이 아직 잡히기 전인데도 여러 신을 믿으면서 그 신들에 대한 믿음과 영혼이 천국에 가고 윤회하여 다시 태어나는 등 우리가 종교로서 가지는 많은 내용들을 보여줬다. 흥미로웠다.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저 잘 살아야 한다,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가 아니라, 어떻게 도덕적으로 살아야 할지, 삶을 고양시킨 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려준다.

-       당신이 부귀영화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어떻게 하면 최대한으로 그런 것을 많이 얻을 수 있을까 노심초사하면서도, 지혜와 진리에 관심을 갖고 어떻게 하면 자기 영혼을 선하게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으니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37)

-       여러분이 자기 일들에 관심을 갖기 전에 먼저 스스로 돌아보아 가장 선량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이 나라의 일들에 관심을 갖기 전에 먼저 이 나라 전체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다른 일과 관련해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집요하게 설득해왔습니다. (49)

지혜를 갈고 닦고, 나의 정신적 수양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단순히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가 아니라, 자신의 영혼에 관심을 가지고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함을 강조한다. 타인에게 관심을 갖기 전에, 스스로가 선량하고 지혜를 추구하며 잘 살고 있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이게 가능하다면 우리는 무작정 타인을 비난하거나 함부로 대할 수 없으리라. 비록 소크라테스는 이를 강조하고 전하려고 노력했음에도 사형을 당했으나, 그의 삶을 통해 죽음에 거리낄 게 없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이는 파이돈에서 이야기하는 영혼 불멸과 철학을 해야 하는 이유와 연결 될 수 있을 것 같다.

-       철학은 영혼에게 자기 자신 속에 침잠하고 집중하라고 한다네. 그래서 철학은, 오로지 영혼 및 모든 실재가 보여주는 참된 실체를 따라 알게 된 것만을 신뢰하고, 영혼이 감각들을 통해 이런 저런 상황 속에서 서로 다르게 인식한 것들은 그 어떤 것도 참된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네. (142)

-       쾌락이나 고통 같은 것에서 벗어나 고요한 평정심 속에서, 언제나 사유가 이끄는 것에 집중한다네. 감각을 통해 얻은 단순한 견해에 불과한 것에는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참되고 신적인 것들을 관조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네. (144)

-       배우는 것에 전념하여, 자기 영혼을 자신에게 맞지도 않는 그런 장식물이 아니라 절제와 정의와 용기와 자유와 진리 같은, 자신에게 맞는 것들로 치장해야 하네. 그런 사람은 저승으로의 여정을 기다리면서 자기 영혼에 담대함을 가질 수 있을 걸세. 우리가 그런 담대함을 가져야 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라네. (204-205)

인간의 육신으로 쾌락과 고통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이는 잘못된 것도, 거부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물론 거기에 얽매여서 매몰되면 큰 문제가 된다. 더 나아가기 위해, 불멸하는 영혼을 위해 좋은 양식을 주는 방법으로 우리는 철학 해야 한다. 지혜를 사랑하고 자신에 대해 연구하며, 영혼에게 필요한 절제와 정의, 용기, 자유와 진리 같은 훌륭한 것들로 채워줘야 한다. 배우는 것이 그저 지식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참되고 신적인 것, 영혼이 발전할 수 있는 것들로 나아가야 한다.

  지금 끊임없이 책을 탐구하고 공부하고, 글을 쓰고 만남을 주도하는 것이 다 나의 영혼에게 도움이 되고, 나 자신을 키워주는 과정이라 생각할 수 있어 안도를 느꼈다.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 정치적인 목적으로 악용된 대표적인 사례이다.

-       우리에게 복종하겠노라고 합의하고서도 그렇게 하지 않고, 우리가 제대로 올바르게 행하지 않았다면 우리 명령이 어떤 점에서 잘못된 것인지를 말해서 설득해야 하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세 번째 불의입니다. (80)

[크리톤] 부분을 읽으며 오히려 악법도 법이라는 이야기가 아닌, 국가가 국민들을 위해 어떠해야 하는지, 국민들이 국가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어떻게 수정을 요구하고, 변화를 촉구해야 하는지 느꼈다. 소크라테스가 죽음을 받아들인 것은 그저 그것이 옳다고 여겼을 뿐, 결코 잘못된 법도 국민이라면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 아니다. 오히려 국민이 어떠해야 한다가 아니라 나라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 하니, 관계자들이 똑바로 봤으면 좋겠다.

에로스를 이렇게 깊이 있게 생각해 본 건 처음이다. 에리히 프롬이 이야기하는 사랑과는 또 다른 방향이라 재미있었다. 에로스는 그저 열정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열정이라는 키워드보다 성장이라는 단어에 핵심을 맞춰야 할 것 같다.

-       에로스는 한 사람의 아름다운 몸에서 연애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아름다운 일과 미덕을 연애하는 것으로 발전하고, 거기에서 아름다움 그 자체, 즉 이데아를 관조하고 직관하는 경지로 올라갔을 때에 완성한다. 그리고 철학이라는 것은 궁극적으로 이데아를 직관하기 위한 것이고, 철학의 수단은 이성에 의거한 추론과 변증이다. 따라서 철학을 하는 것, 즉 이성적인 변증을 통해 참된 것들인 이데아들에 대한 지식을 얻어 진정한 지혜에 이르는 것이야말로 고유한 의미에서의 에로스가 된다. (332)

그 당시 동성애가 통용되는 건 알았지만, 어떤 형태였는지 좀 더 정확히 알 수 있었다. [향연]편을 읽으면서 동성애의 찬양을 들으니 그들 입장에서는 무척 합당한 생각이었던 것 같다. 역시 모든 건 단편적인 이야기만 들어선 안 된다. 그 시대 상황에서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들어야 한다. 그들이 가진 미의 기준으로 동성애는 그저 단순히 동성을 사랑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지위와 성장을 위한 과정이었다. 아름다움을 찬양하면서, 누군가의 성장을 돕는 것. 후견인이 되어 올바르게 자라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소년은 성인의 지혜로움을 배울 수 있다. 어울리는 무리가 애초에 우리가 신사라고 여길 만한 사람들이니, 얼마나 배울 것이 많았을까? 그렇게 미덕을 배우며 성장하고, 그 자신이 자라 다음 소년들을 올바르게 키우는 것이다. 언뜻 보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원조교제의 원조 격이다. 물론 성적 요소가 완전 배제되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막연히 타락적이거나 성적으로 퇴폐적인 모습이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여자를 하대할까? 이해할 수 없는 것이 그들이 모시는 신들 중에 여신도 많고, 이전에 쓰인 역사서들에서도 여자의 미모에 홀려 일어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데, 왜 여자를 하대하는 걸까? 여신과 여자 인간은 달라서 그런 걸까? 이는 아직 풀리지 않았다.

소크라테스라는 사람에게 인상적이었던 건 그의 사상도 그렇지만 그 사상을 그대로 실천한다는 것이다. 언행일치의 대명사. 그로 인해 죽음에 이르게 되지만, 그렇게 죽었기에 칭송 받고 여전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너무 올곧아서 미움을 사긴 했지만, 그래도 자신이 생각한 확고한 사상을 바탕으로 삶을 꾸려나갔기에, 그리고 그 생각들이 우리가 봤을 때도 인정할 수 있는 보편윤리이기에 더 인정 받는 것이리라. 여기에 그는 누구이든지 간에 똑같이 대한다는 점이다. 플라톤을 통해 만나는 단편적인 모습이지만, 그 안에서 그는 적어도 사람에게 편견을 가지고 대하거나, 차별하는 점을 보지 못했다. 인간으로써 소크라테스의 그런 모습은 감탄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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