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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생이 온다

[도서] 90년생이 온다

임홍택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유명하기도 하고 한번 읽어 보면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아서 구매했다. 늘 그렇듯 충동구매. 출간 당시부터 크게 끌리지 않았던 이유가 우습게도 90년생이랑 내가 큰 차이가 없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몇 년 차이 안 나는데, 그 동안 나도 모르는 큰 변화가 있겠어? 나도 비슷하게 컴퓨터로 시작해서 휴대폰을 거치면서 지금의 엄지족이 되었으니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가벼이 넘겼다. 솔직히 완전 다르다 까지는 아니지만, 약간의 간극 그러니까 나도 이미 꼰대잉이라 그런건지 용납 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었다.

 

저자는 90년생에 대해서 특징과 직원이 되었을 경우 소비자가 되었을 경우로 나누어 이야기를 풀어간다. 특징은 간단히 이야기 하면, 간단, 재미, 정직함이다. 개인적으로 90년생의 정직함을 honesty가 아닌 integrity 측면에서 접근해야 함은 나와 비슷하다고 느꼈다.

-       90년대생들은 직원으로 일하든 소비자로서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든, 가장 중요한 요소로 신뢰를 꼽곤 한다. 배달앱의 후기처럼 신뢰를 강제할 수 있는 제도의 개선이 있으면 하나의 큰 성공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신뢰를 잃어버리면 그 많던 인기도 신기루처럼 사라지기도 한다. (301)

하지만 간단하고 재미있는 걸 추구하면서 세줄 요약이나 호기심이 이는 영상도 제대로 보지 않고 그 영상의 결론만을 알기에 급급해하는 점, 재미만을 추구하기에 진지하고자 하는 면을 모두 배제하는 측면들은 좀 걱정스러웠다. 모든 90년 생이 그런 건 아니지만, 그들의 특징이 이러하다는 건 기본 전제로 깔고 가는 성향은 있다는 것. 그래서 기존 세대를 몹시 무시하거나,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거나, 반항적인 면모를 보이는 건가 싶다. 어느 한쪽이 온전히 맞는 경우는 없다. 90년생에게도 필요한 점이 있을텐데 전혀 보지 않으려고 하는 느낌이라 답답하다.

공무원을 준비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세대. 사실 공무원은 나 때부터(?) 유명했다고 볼 수 있다. 나 또한 한 차례 준비한답시고 돈을 날린 적도 있다. 90년생이 추구하는 바는 자신의 삶이 있는 안정적인 직업이다.

-       상시 구조조정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고, 향후의 불확실성을 최대한 피할 수 있는, 즉 인생의 기회 비용을 최소화하는 선택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연공서열과 정년이 보장되는 공기업 혹은 공무원에 올인하는 일이었다. (27)

-       90년대생들은 자신들을 사회 발전의 원동력으로 여기지 않고 특정 이상을 실현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단지 그들은 현 시대에서 적응하기 살아남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43)

높지 않은 연봉이라 해도, 안정성이 그들에게는 최우선이다. 이미 사회에서 그 누구도 자신을 지켜주지 않을 것이며, 한 순간에 생존의 위협을 느낄 수 있다는 걸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그들은 스스로를 갈아 넣어 회사를 추구할 이유가 없다. 그랬다간 정말 자신이 흔적조차 사라지고 없어질 지도 모르니까. 이런 세태를 비난할 순 없다. 그들은 자라면서 봤다. 까딱하면 생존 자체가 힘들어지고, 그럴 때 도와주는 이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을얼마나 안타까운 이야기인가.

  기성 세대는 힘들고 역경을 함께 이겨낸 연대가 있는 반면 90년생은 그렇게 공존하는 가치를 느낄 시기가 없었다. 말 그대로 개인주의자가 득세한 상황.

-       90년대생들은 권리를 지키고 행사함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과감한 사고와 행동의 자유를 누리고자 한다. 복종이나 권위를 통한 강압적 통제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이유다. (209)

자신들이 살아 있음을 느끼기 위해 인정 받아야 하고, 자신이 살기 위해 자신의 권리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기지 않으면 아무도 챙겨주지 않는 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칭찬에 목말라 있고, 혹여나 자신들을 힘으로 누르려고 하는 이들에게는 반발할 수 밖에 없다. 이를 너무 곱게 키운 육아의 문제로만 보기에는 사회 분위기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왜 기성 세대는 90년생과 싸우고자 하고, 누르고자 하고, 나쁘게만 보려고 하는가? 당연한 이야기다. 그들도 생존의 위협을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현 시점에 뭐가 옳고 그른지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 싸워서 승패를 거두는 경쟁 사회가 아니다. 함께 어울려 사는 사회에서 어떻게 잘 살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들이 원하는 건 큰 게 아니다. 한 사람, 개인으로서 존중 받는 일이다. 그리고 이는 누구나 받아 마땅한 부분이다.

 

이 책을 단순히 90년생 세대에 대한 서술이라고만 분류할 순 없다. 읽는 내도록 90년생의 입을 빌려 한국 사회의 민 낯을 보는 기분이었다. 모든 사회에 장단점이 있을 것이다. 새로운 세대들은 보통 그 단점을 견디지 못하고 벗어나고 싶은 마음으로 계속해서 기존 세대와 부딪힌다. 이는 세상이 변화하는 일이기에 어쩌면 정화 작용일지도 모르기에, 당연한 수순이다. 이 책을 보며 바뀌어야 할 사람은, 현실을 제대로 보고 새로운 방향성을 잡아야 할 이는 나부터가 아닐까 싶다. 정확히 나는 기존 세대도 새로운 세대도 아닌 낀 세대지만.

결혼 전에도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니던 편은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코로나 덕분에 더더욱 사람들을 잘 만나지 않으니 고립된 상황에서 시대가 변하고 있는 걸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       바로 내가 이제는 새로운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자연스럽게 새로운 세대를 맞이하며 공존의 길을 찾는 일일 것이다. (13)

공존할 수 있는 길은 어느 세대이든 함께 잘 살기 위한 방향성을 잡아 기존의 좋은 가치들을 기반으로 새로운 걸 받아들이고 배우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90년생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이미 세상이 급변하고 있고 휘몰아치는 소용돌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어떻게 해서든 그 변화를 배우고 받아들이고 나를 쇄신해야 한다. 그러기 위한 힌트가 90년생이 아닐까? 그들은 어쨌든 변화의 중심지에 서 있고, 그나마 어느 세대보다 현재의 변화에 민감한 이들이니까.

-       우리 사회처럼 짧은 시간에 급격한 변화를 겪은 곳에서는 세대 간의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수 있다. 각 세대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기성세대는 자신들이 이룩해놓은 업적과 논리를 젊은 세대에게 강요하고 싶어 하고, 젊은 세대들은 이러한 기성세대의 강요를 고리타분한 것으로 여기게만 된다. / 그러니 무엇보다도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보여야 하고, 젊은이들의 사고와 행동을 탓하기에 앞서 젊은 세대의 저항과 도전에 의해 기성세대의 실책이 들추어지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기성세대는 현대사회의 문화는 과거와 다르다는 점과 새로운 문화의 담당자는 그들 자신이 아니라 새로운 세대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65)

-       과거 경험이 이젠 판단의 기초 혹은 가르침의 근거가 되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68)

  훈계는 그만해야 한다. 조언이라는, 멘토링이라는 이름하에 시대 착오적인 생각을 드러낼지도 모른다. 꼰대가 되는 건 어렵지 않다. 타인의 말을 듣지 않고, 내가 무조건 옳다고, 내가 경험한 것만이 진리인 양 이야기 하면 된다. 그래서 저자가 했던 말 중 하나가 조금은 새로운 시각으로 다가온다.

-        꿈이 꼭 없어도 되는데 너무 꿈을 강요한 건 아니었을까?”라고 말이다. (180)

꿈이 있어야만 한다고 강요하는 사회. 심지어 그 꿈마저 장래희망과 헷갈린 사회. 나 또한 그게 항상 불편했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삶을 살아서 그랬던 건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꿈이라는 것이 와닿는 뭔가가 아니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도 그 놈의 꿈, 계획, 목표에 시달렸다.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찾아가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찾고 있긴 한데 타인에게 강요해도 되는 사항은 아니다. 어쩌면 꿈은 누군가가 절박하거나 혹은 정말 원하는 일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쉬운 일은 아니다. 타인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을 한다는 거 자체가 엄청난 시도이자, 큰 변화이다. 방법은 단순 명료하다. 경청.

-       일상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해도 좋다. 쉽지는 않겠지만 우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줄이고, 그들의 생각을 듣고 행동의 이면을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 (329)

이건 90년생만을 위한 방식은 아니다. 어떤 상황이든 우리가 소통할 때 가장 중요한 건 경청이다. 어리다고, 다른 세대라고, 나와 안 맞다고 일단 무시하는 일방적인 호통이나 반항이 아닌 정말 상대가 궁금해서, 배울 점이 있을 거라는 열린 마음으로 귀를 기울이는 경청이 필요하다. 90년대 생에게도, 우리보다 더 오래된 세대에게도. 그 누구에든 경청이 필요하다는 것,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더 나아지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소양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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