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은... 내 평생의 애증의 관계다.
그림이든, 미적 감각이든 누가 상상하든 그 바닥을 찍고 있는 나이기에
모든 걸 포기했었다.
그러다 나이가 점점 들면서 이 애증이 제대로 된 그림에 대한 사랑으로 바뀌었다.
전시회 미술관을 찾아 다니고, 도록을 사고, 미술 관련 책을 읽게 된다.
임신 당시 아이에게 그림을 그려줘야 할텐데 이대로 괜찮은가 하며,
미술 학원에 다닌 적이 있다.
얼마 안 있어서 조산으로 입원하느라 그만 둬야 했지만.
요즘 타이탄의 도구들을 만들겠다며 내가 해보지 않은 것들에 도전 중이다.
눈에 띈 아이패드 드로잉!
실제 아무것도 없는 캔버스와 펜 보다는 낫지 않을까 도전했다.
프로크리에이트가 뭔지도 모르면서.

사진 보며 작가님 작품에 오오!! 하며 감탄하다가 문득 포토크리에이트를 깔려고 하니
유료 앱이었다!!
(충격)
아이패드를 들이고 나서 유료 앱은 굿노트 밖에 안 쓰고 있어서,
12천원이나 하는 유료 앱이라니!!
서평단 하다가 배꼽이 더 크네!
라면 부들 거리다가
깔고 보니 신세계.
아, 이래서 많이들 쓰는 구나 하며 감탄 감탄.
게다가 좋은 건
아이가 더 잘 쓴다.
실제로 아이가 아빠와 그린 나무인데, 나무의 큰 틀만 아빠가 잡아 주고 나머지는 다 아이가 그렸다.
아이들은.. 정말 가르쳐 주지 않아도 너무 잘 하는 구나.
굿노트로도 그림 그리고 놀던 아이라 이것도 좋아할 것 같아서 알려줬더니,
시작도 못하고 있는 엄마보다 훨씬 잘 놀았다.
미술 활동을 실제로 해주는 것도 좋지만,
다양한 무늬나 연출을 아이가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데 감탄했다.
신문물은 아이를 위해서라도 들여야겠구나 다짐.


책은 정말 하나 하나, 정말 아주 사소한 것부터 다 설명해준다.
나같은 X손과 미적 개념이라고는 1도 없는 사람이 따라가기만 하면 되게 만들어 준다.
종종 설명을 듣다 보면 그게 뭐지? 어디 있다는 거지? 어떻게 하라는 거지? 하는 순간들을 마주하게 되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경험이 거의 없다.
적당히 센스 있으면 알아서 해야지!
가 통용되지 않는 내게 너무 좋은 책이었다.





실제 내가 그린 것들.
어설프긴 해도 하나 하나 그릴 때마다 너무 흐믓하고 너무 재미있었다.
별 거 아니지만 완성 작품(?)을 볼 때마다 하나의 작은 성취감이 생겼다.
이 책의 장점은 아까 위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엄청 자세히 하나 하나 짚어 준다는 것.
저자가 직접 만든 캔버스나 색 팔레트, 붓 종류들이 무척 활용하기 좋다는 것.
아주 다양한 느낌의 그림들을 그릴 수 있게 구성해놓았다는 것.
다양한 도구들을 쓸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이었다.
프로크리에이트로 많은 것들을 만들 수 있다고 하던데, 앞으로가 너무 기대된다.
타이탄의 도구를 제대로 만난 느낌.
그림을 그리면서 언제나 좌절하고 괴롭기만 했는데, 처음으로 행복감을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실패하면 유료 앱 날리고, 글 쓸 게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흐흐 너무 잘 쓰고 있어서 아주 만족이다!
앱도 책도!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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