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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도서]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수 클리볼드 저/홍한별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사두고 쳐다만 봐도, 제목만 들어도 마음이 무거워져서 쉽사리 펴보지 못했다. 너무 미뤄두기만 해서 이제는 읽어야 되겠다 싶기도 하고, 혼자 읽는 것보다 꼭 독서모임으로 읽고 싶어서 별난맘 도서로 정했다. 언제까지나 무서운 마음 때문에 피하면 안 될 것 같았고, 읽고 이야기 나눌 사람들이 있으니 혼자만 무거워하거나 굴 파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였다. 날씨가 이리 찬란한 날, 이 무거운 책의 표지를 넘겼다.

번역도 아주 잘 되어 있어서 무척 잘 읽힌다. 번역은 감탄이 나올 정도로 적재적소의 단어를 활용한 것 같고, 묵직한 마음이 온전히 느껴지는 저자의 말과 느낌을 잘 살린 것 같다. 읽으면서 번역에 감탄했는데, 회원 한 분도 번역 이야기를 꺼내셔서 나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구나 싶어 다시 감탄했다. 번역하신 분 책도 찾아보고, 번역자의 말은 더 무게를 실으며 읽었다.

책 읽는 데 두 배의 시간이 걸렸다. 책은 잘 넘어가지만 여러 영상을 찾아보고 자료도 찾아봤다. 유튜브라는 매체가 이런 점이 참 좋다. TED에도 나오셨길래 그것도 보고, 구글링도 했다. 딜런의 해맑은 모습에 마음이 아팠고, 분노로 가득차 에릭과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는 걸 보면서는 엄마 빙의해 등짝이라도 때려주고 싶었다. 그런 거 아니라고, 그럴 필요 없다고. 어쩌면 에릭을 먼저 혼내줬을 지도 모르겠다. 같은 맥락의 조승희 총격 사건도 찾아보고 몇 배로 마음을 아파했다. 한 페이지 읽고 울고, 한 페이지 읽고 울었다. 아무 생각 없이 카페에서 읽으려고 들고 갔다가 자꾸 눈물이 나 부끄러워서 그만 책을 덮고, 집에서 아무도 없는 곳에서 조용히 울고 울면서 읽었다.

독서모임에서 이야기 꺼내자마자 또 울고,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울먹울먹.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아마 아이가 그렇게나 힘들었고,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을 만큼 괴로웠다는 게 몹시 마음이 아프고, 그런 아들까지 보듬어 가려는 그 마음이 버겁지만 온전히 견뎌내려고 하는 게 느껴져서 일지도 모르겠다. 가장 중요한 건 나에겐 남의 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딜런도, 수도. 내 아이와 나에게 일어날 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저자 또한 그런 점을 염두하고 이 책을 썼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       부모가 자식이 저지른 행동을 깊이 속죄하면서도 자식에 대해 변함없는 사랑을 유지하는 일이, 자식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용기가 필요한 일임을 나도 알 것 같다. (11)

오히려 엄청난 범죄자인 아들을 그저 내치고 내 인생에서 삭제 해버리면 오히려 나을지도 모른다. 그게 내 마음에 오히려 더 안정을 줄 지도 모른다. 눈물이 났던 가장 큰 이유는 엄마의 이런 마음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어떤 짓을 했어도, 그 범죄에 대한 대가를 내가 치뤄야 한다 하더라도 사랑하는 내 아이라는 걸 놓지 않아서이다. 그녀는 한결같이 딜런을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한다.

  책은 <부모와 다른 아이들>이라는 책의 저자 앤드루 솔로몬의 해설로 시작한다.

-       아이는 변할 수 있다는 생각은 사법제도에서도 핵심 개념이다. 그래서 청소년 범죄자는 처벌하기보다 재활에 주력한다. 이런 논리에 따르면 나쁜 어른은 회복 불가능하지만 나쁜 아이는 부정적 영향을 받았을 뿐이고, 아이의 범죄는 변하지 않는 본성 탓이 아니라 바뀔 수 있는 양육의 결과다. 이 기분 좋은 낙관주의를 통해 진실에 조금 더 다가설 수는 있겠으나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게 다 부모 책임이라는 생각은 심하게 부당하다. (9)

이 책을 모든 부모가 읽어야 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이런 사건을 들으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부모 탓이다. 당연히 나도 그랬다. 도대체 부모가 어떻게 키웠길래, 애가 저렇게 됐지? 부모는 뭘 했길래, 애가 저렇게 됐지? 애가 저 지경이 되도록 부모는 도대체 뭘 한 거야? 아마 이 책이 아니었으면 나도 무심결에 그렇게 생각하고는 지나쳤을 이야기다. 그저 부모 탓만 하고 안타까운 피해자들의 부모의 마음에 광분했을 지도 모르겠다.

  같은 맥락으로 저자도 생각한다.

-       어떻게 우리 애가 그랬을 수가 있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86)

어째서 그랬을 수가 있을까? 내가 뭘 잘못했을까? 부모인 내게 문제가 있었을까? 뭘까? 심지어 아이가 저리 되도록 내가 몰랐다는 것이 더 충격이었을 것이다. 저자 자신도 거기서부터 시작한다. 내가 어떻게 키웠는데 우리 아이가 그럴 수 있지? 자신의 육아도 점검하며, 아이도 점검한다. 이 책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 아이가 문제를 일으킬 리가 없는가? 우리 아이는 저런 집안의 아이와 몹시 다르기 때문에 염려할 사항이 아닌가?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가? 쉬운 예로 많은 학교 폭력 가해자의 부모들이 제일 처음 하는 말이 바로 이 말이다. “저희 아이는 그런 아이가 아니에요. 저희 애가 그럴리가 없어요. 얼마나 착한 아이인데요!” 이렇게 선언하고 사건을 파악하다 아이의 실제를 알고 나면 무너진다. 부모들은 아이들에 대해서 어쩌면 눈꼽만큼도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 자신에 대해서도 모르는데 타인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오만이지 않을까?

  이 문장에서 무너졌다. 그저 내 아이를 믿었고, 무슨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이야기 할 거라고 확신했다. 저자는 그만큼 아이를 잘 알고, 믿어주며,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나 또한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그런 관계를 형성하면 되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했다.

-       내가 키운 아이를 믿었고, 무슨 일이 있다면 언제라도 엄마한테 말할 수 있을 거라 확신했고, 때가 되면 스스로 입을 열거라고 자신했다. /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걸 몰랐던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게 생사가 걸린 문제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그냥 딜런이 울적해보여서 걱정했을 뿐이다. (363)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를 믿고 또 믿어주고, 손 뻗을 때를 기다려만 주면 언제든지 잡으러 올 거라고 믿었던 것이다. 많은 육아서와 전문가들이 이야기 한다. 아이를 믿어야 한다고. 아이를 믿고, 자유롭게 풀어 주어야 한다고.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여 자신에게 묶어 두지 않고 자유롭게 두어야 한다고. 문제가 있어도 먼저 섣불리 아이를 종용하지 않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한동안 나는 관심과 간섭을 화두로 많은 고민을 했다. (답은 여전히 갈구 중)

  책에서 딜런이, 아이가 왜 부모에게는 어떤 힌트도 주지 않고, 무너져 내릴 수 밖에 없었는지 분명하게 나온다. 이는 부부의 친구가 격려차 보내준 편지였다.

-       나는 괴롭힘과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에서 엄청난 수치심을 느꼈어요. 제가 직접 경험해보아 아는데 아이들은 자기가 겪는 고통을 자기 탓으로 돌려요. 나도 사람들이 나를 이렇게 대하는 건 나한테 뭔가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 엄마 아빠가 나를 자랑스럽게 여기길 바랐어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하면 부모님도 내가 보는 내 모습으로 나를 보시게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문제가 있고 못생긴 아이로요. (중략) 친구나 동지가 옆에 있어줬어야 했는데, 분노와 우울을 부추기는 게 아니라 달래줄 친구요. / 이건 아셔야 해요. 부모님은 그 친구가 되어줄 수 없다는 걸요. 형 바이런도 마찬가지고요. 성장과 분리 과정에 있기 때문에 감추어왔던 고통스러운 문제를 부모나 형제자매에게 털어놓기는 극히 힘듭니다. (181-182)

울고 또 울었다. 대성통곡을 했다. 부모의 입장에서 울고, 아이의 입장에서 울었다. 나 또한 어린 시절 부모님이 걱정하실까봐, 혹은 내가 어떤 아이인지 알면 부모님조차 실망하고 나를 기피할까봐 거짓말에 거짓말을 했다. 친구가 없진 않았지만 나는 혼자였고, 외로웠고, 우울했다. 하지만 부모님에게는 이야기 할 수 없었다. 그러니 부모의 입장에서 또 운다. 우리 아이도 그럴까봐. 우리 아이에게도 이런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내가 도와주고 싶어도 아이의 마음이 거부할 지도 모른다. 부모 마저 자신을 부정적으로 본다면 아이는 정말 무너질 지도 모른다. 그 마음들을 너무 잘 알아서 슬펐다. 저자의 마음이 온전히 느껴져서 너무 슬펐다. 자신이 부모로써 기둥이 되어 주지 못했다는 고통을 느끼고, 딜런이 온전히 고통 속에서 혼자 견뎠을 게 안타까워 슬펐다. 그래서 울고 또 울었다.

처음 저자는 살인-자살에 집중한다. 딜런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것. 살인자가 되었다는 것. 그리고 자신은 살인자의 엄마가 되었다는 것. 왜 아이가 살인을 저질렀던 건지, 계속해서 피해자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민하고 아이의 살인에 초점을 맞춰 괴로워한다. 하지만 이 사건에 대해 알게 될수록 딜런에게는 살인이 문제가 아니라, 자살이 중요했다는 것을 발견한다. 자살-살인의 초점으로 넘어간다.

-       스스로를 해치기 위해서는 폭력과 고통에 대한 두려움에 무감해져야 한다. (중략) 타고난 생존 본능이 몸에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그걸 억누르려면 오랜 시간 단련이 필요하다. (278)

-       자살을 하기 위해서 에릭의 살인 계획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조이너 박사는 에릭과 난동 계획을 세우는 일이 딜런이 자기 자신의 죽음을 연습하는 방법이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준비 과정을 통해 스스로를 무감각하게 만들어갈 수 있었다. (279)

에릭과 분명하게 다른 점이 이것이었다. 다른 사람을 죽이기 위해 자신이 죽어도 상관없었던 에릭의 살인 계획에 동참할 수 밖에 없었던 딜런. 나를 죽일 수만 있다면 다른 사람이 죽어도 어쩔 수 없다는 마음이었던 것이다. 이 사실이 또 저자에게는 심장을 도려내는 또 하나의 칼이 되었으리라.

그래서 저자는 자살과 관련된 분야를 지속적으로 탐구한다. 자신의 아이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자살을 선택하게 된 이유를 찾고 또 찾는다.

 

-       자살은 대부분 고장 난 사고와 오랫동안 고통스럽게 싸워오다가 마침내 그 싸움에서 패배했을 때 일어난다. 자살하려는 사람은 자기 고통을 더 이상 감내할 수가 없는 사람이다. 죽고 싶지는 않더라도, 죽으면 이 고통이 끝나리라는 걸 알기 때문에 그 길을 택한다. (257)

-       조이너 박사는 사람이 두 가지 심리적 상태를 꽤 오랫동안 겪으며 살았을 때 자살로 죽고자 하는 욕망이 생겨난다고 한다. 첫째는 좌절된 소속감(“나는 혼자야”)이고 둘째는 스스로를 짐이 되는 존재로 생각하는 것(“내가 없으면 세상이 더 나아질 거야.”)이다. 이런 사람들이 자신이 보존 본능을 넘어서는 단계에 들어선다면(“나는 죽는 게 두렵지 않아”)위험이 임박했으며 자살을 저지를 수 있다고 본다. (258)

 

 

딜런의 여러 낙서 묶음집(책에서는 일기라고 칭한다)과 지하실 테이프를 통해 드러난다. 딜런은 이미 힘들대로 힘든 상태였다. 친구들이 많다고 생각했고 사랑이 가득한 집안이었다고는 하지만 그 속에서 딜런은 혼자라고 느꼈고, 스스로가 짐이 된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 우울감은 점점 분노가 되어 쌓이고 있었고, 그 분노에 불을 지피는 것은 에릭이었다. 여러 곳에서 딜런은 죽고 싶어 했다. 살아 있는 걸 지긋지긋하게 여겼으며, 죽기만을 고대하고 고대했다. 죽어야 그 고통이 끝나리라는 걸 너무 잘 알았기 때문이다.

  딜런의 우울증의 이유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한 가지는 학교 문제였다.

-       학교의 학업 성취도 대신 학교 분위기와 문화를 아는 데(그리고 그게 딜런과 잘 맞는지 파악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관심을 쏟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309)

콜럼바인 학교 문화가 딜런과 맞지 않았다. 누군가가 누구를 괴롭히는 게 일상이었고, 아무것도 아닌 상황이었다. 그 속에서 딜런은 자기도 모르게 자신에게 문제가 있기에 이런 상황이 만들어 진다고 여겼던 건 아닐까? 어쨌든 명확한 이유는 아니더라도, 하나의 큰 요소가 된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서 모임에서 이야기 나누어 봤는데, 역시 무시하면 안 되니, 최대한 부모가 할 수 있는 선택을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면 예방책은? 해결책은 있을까? 우울증이 심한 사람이나, 자살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1. 자살을 막으려면 누군가를 사랑해주고 그 사랑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2. 잠재된 위험의 조짐이 있었으나 알아보지 못했을 때에도 많은 사람들이 문제가 있다는 징후가 전혀 없었다고 생각한다. 경계해야 할 이유가 있다는 것조차 모를 때가 많다. 3. 우울증 등 자살의 위험 요인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그 효과만 믿을 수는 없다. (399)

안타깝게도 쉽지 않다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인 것 같다. 물론 할 수 있는 최선의 최고의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혹여 자신을 철저히 감추기로 한 사람이라면 그런 마음을 지니고 있다는 걸 알아내는 것조차 어려우며, 손 내밀지 않으면 도와주기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지속적으로 자살 예방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성공 유무와 가능성은 차치하고 최대한 도와주고 싶은 마음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경험해본 사람이기에 더 깊은 마음으로 도와줄 수 있다.

  문제는 아이의 자살 징후, 혹은 고통 속에 있음을 알 수 있는 힌트가 있느냐는 점이다. 아이를 무조건 믿지 말고, 관찰하라고 하는데 관찰이 여전히 어렵다.

-       십대는 (특히 남자아이들) 방에 틀어박히고 짜증을 잘 잘 내고 자기비판, 좌절, 분노가 맣아지는 경향이 있다. 더 어린 아이들의 우울증은 보통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 징징거림, 수면장애, 매달리는 성향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 청소년기 우울증 증상은 이들이 겪는 다른 발달과 행동상 변화에 가려져서 진단이 너무 늦어지기 십상이라는 점도, 그때에는 몰랐다. (283)

-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는 막상 만나면 불쾌할 때가 많다. 공격적이고 호전적이고 무례하고 화를 잘 내고 적대적이고 게으르고 짜증을 내고 솔직하지 않고 위생 상태도 썩 좋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까다롭고 다른 사람을 밀어내려고 하는 아이들이 누구보다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기도 하다. 사실 이런 성향이 도와달라는 신호일 수도 있다. (411)

저자의 말에 다시 한 번 공감한다. 어린 아이를 키울 때도 마찬가지이다. 아이가 울고 짜증내고 소리를 지르는 등과 같은 나쁜 행동은 사실 나쁜 행동이 아니라 아이에게 문제가 있으니 도와달라는 호소라는 것. 그러니 이를 혼내고 다그치고 못하게 막기만 해야 할 일이 아니라, 어떻게든 그 이면의 모습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솔직히 나는 구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사춘기를 혹독하게 겪었던 내 입장에서는 어디부터 어디까지 사춘기를 겪는 아이가 나타낼 수 있는 증상이며, 어떤 점이 아이가 실제로 우울하고 극단적인 상황을 고려하는 모습인지 구분할 수 있을까? 그래서 더 무서웠고, 저자가 공감되었다. 그저 아이가 잘 자라게 도와주고 싶었던 마음뿐이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믿어야 하며, 어떻게 아이가 힘든 일이 있을 때 말할 수 있게 할까? 심지어 심리 치료사도 알아내지 못한다면 나도 그저 믿고 넘어가려고 하지 않을까? 관심과 간섭의 선을 잘 조절할 수 있을까? 나의 관심을 아이는 간섭이라 여기며 더 벽을 세우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저 믿고 곁에 있어주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아이를 방치하게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육아에서 가장 중요한 건 관찰이다. 언제나 관찰하고 지켜보고 생각해야 하는 것이 엄마의 가장 큰 역할이다. 너무 잘 알고 있는 전제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관찰이 더 무거워졌다.

  억장이 무너진다. 가슴이 터질 것 같은 고통이라 실제로 유방암을 겪게 된 건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말에 수긍한다.

-       딜런의 잘못을 낱낱이 읊고 무엇에 대해 감사해야 마땅한지 일러주는 대신에, 귀를 기울이고 딜런의 고통을 인정해주었더라면. 만약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나는 이렇게 말할 거다. ‘네가 달라졌어. 그래서 겁이 나는구나.’ (328)

잔소리 하는 대신에 그저 니가 걱정된다고 말했어야 했다는 저자. 도덕과 규율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바른 사람으로만 자라길 바라는 게 아니라, 아이 자체에 좀 더 집중했어야 했다는 저자. 그 마음이 너무 잘 전해진다. 마음이 아프다. 언제나 이 문장을 기억하고 있어야겠다. ‘니가 달라졌어. 그래서 겁이 나는구나.’…

  저자의 용기에 감탄한다. 끝까지 자신의 아이를 사랑하는 용기. 그리고 모든 걸 다른 사람들에게 내보이는 용기. 그래서 이 책을 많은 이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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