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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트 : 씽크

[도서] 에이트 : 씽크

이지성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얼마 전 지인이 책을 추천해달라고 해서 <생각하는 인문학>을 추천했는데 절판됐단다. 어찌나 놀랐던지. 그 책을 왜 절판했는지 이해가 안 되면서 미리 구매해두길 잘 했구나 안도했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뒤에 다시 읽어야겠다며 구매했었는데 한 번 읽은 뒤라 손에 잘 잡히지 않았다. 그래도 언제든지 필요하면 다시 읽겠다는 생각에 흐믓했는데 이 책이 <생각하는 인문학>의 개정판이라니! 어찌나 반갑던지.

정확히 <생각하는 인문학>의 책 내용이 생각나진 않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아인슈타인의 독서법을 듣고 경악했고, 원전 읽기와 필사에 기겁했다. 하지만 심장이 두근거렸다. 뭔가 힘이 났다. 아기띠로 아이를 안고 집안을 배회하는 유령마냥 돌아다니면서 책을 읽었다. 집에서 나가지도 못하고 사람답지 못하게 살고 있는 것 같은 구질 구질하고 나 자신을 싫어하는 내게 힘을 줬다. 지금 이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고 있다고. 읽고 생각하고 탐구하고 있는 내게, 지금 잘 하고 있다고 응원을 해주는 책이었다.

-       제 아무리 위대한 운명을 타고난 사람이라도 몸과 마음이 온통 평범한 것에 둘러싸여 있다면 평범한 존재밖에 될 수 없다. 하지만 평범하기 짝이 없는 운명을 타고난 사람이라도 몸과 마음이 늘 위대한 것과 만난다면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다. 이는 자연계가 증명하는 바다. (129)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책 읽는 것 밖에 없지만, ‘밖에가 아니었다. 이 책 읽기가 나에게 엄청난 영향을 줄게 분명하고, 도움이 되는 게 분명하니 앞으로 나아지는 일만 남았다. 지금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고, 도태되지 않으며, 오히려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시기로 잘 활용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늘 위대한 것과 만나기.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었기에 행복하고 기뻤다.

이 책을 읽고부터 책에 줄을 긋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도서관에서 빌려서 눈으로만 읽다가 본격적으로 현재의 방식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 게 <생각하는 인문학>이 기점이었다. 눈으로만 읽으면서도 뭔가 답답하고, 내가 생각하는 것들이 순식간에 날아가는 게 아쉽고 불편했는데 그 이유를 분명하게 보여준 책이다.

-       <에이트>에서 말하는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법의 핵심은 공감 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이다. (중략) 공감 능력은 를 넘어 우리의 입장에서 ‘think’ 할 때 발휘되고, 창조적 상상력의 불꽃은 기존에 있던 것에 혁신을 일으키는 ‘think’를 하거나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을 ‘think’ 할 때 타오르기 때문이다. (10)

-       어떻게 해야 자기 자신과 대화를 또 잘할 수 있을까? 독서와 사색이 답이다. 사람은 책을 읽을 때 비로소 자신과 대화를 시작하게 되고, 깊은 사색에 잠기는 시간이 바로 자기 자신과 깊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376)

무엇이든지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제대로 책을 만나기 위해서는 최대한 내 생각을 자유롭게 풀어줘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막힘이 없어야 한다. 책을 왜 읽는지 다시 생각해보고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저자와 대화하기 위해서 줄을 긋고 메모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질문하기 시작했다. 저자의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하는 게 아니라, 나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 더욱더 질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고 독서법을 바꾼 것 만으로도 <생각하는 인문학>을 통한 큰 변화였다. 이것만으로도 내게 큰 의미가 된 책이다.

다시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빼먹은 게 뭔지 알았다. 요즘 부쩍 내 독서에서 헛점이 느껴지고, 뭔가 부족한 느낌에 계속 돌아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이 책을 만났으니.. 정말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가 보다.

-        영혼이 하는 진짜 생각절대 변하는 일 없이 존재하는 진리의 세계를 인식하는 행위였다. (중략) ‘노에시스라 칭했다. (44)

-       인문학 공부 노트 1) 새롭게 알게 된 인문학적 지식 2) 이를 토대로 사색한 내용 3) 지식과 사색의 적용, 즉 관찰하고 실험한 내용. ‘지식-사색-적용이라는 3단계 원칙 (250)

진짜 생각이 뭔지 제대로 했는지 의심이 된다. 최대한 질문하며 제대로 생각하려고 했는데 그 과정을 제대로 수행했는지가 여전히 의문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의욕적으로 했는데 아직도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고, 특히 적용 문제는 더더욱 그렇다. 이는 아마 <본깨적>이라는 책으로 더 친숙한 개념인데, 지식을 얻고 충분히 생각하고, 내 인생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아직 이런 제대로 된 독서법을 수행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그래서 내심 속상하면서 다시 두근거렸다. 그래, 한 번 읽고 조금의 변화와 실천을 했으니 이번에 다시 읽고 또 새로운 변화와 성장이 있을 테니까.

그 전에 중요한 게 있다. 지식을 얻어 내 관점으로 생각하고, 내 인생에서 완성해 나가는 과정을 위해서는 반드시 먼저 천재들의 생각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       인문고전이 집필된 역사적 배경, 저자의 생애와 사상, 그 핵심 내용과 결론 등에 관한 단편적인 지식을 쌓은 뒤 이를 토대로 생각하고 의견을 정립하는 행위를 사색한다로 이해하고 있는 것. (286)

솔직히 이 문장이 정곡을 찔렀다. 이것만으로도 부족하단 건가. 이렇게라도 하면 많이 한다고 생각했고,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색한다는 행위는 결코 이를 이야기 하는 게 아니었다. 저자가 이야기 하는 제대로 된 사색이란 단지 지식적인 측면과 저자가 주는 결과물만을 받아 먹는 걸 이야기 하는 게 아니다.

-       유대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천재처럼 생각하기. (287)

그 무엇보다 천재처럼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결과물만 오케이 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물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해 낼 수 있어야 한다. 흡사 수학 공식에서 공식만 외우는 우리 모습이 아니라, 공식을 증명할 수 있으면 훨씬 더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그들의 사유 능력을 습득해야만 나만의 생각을 정립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다. 우리는 생각할 필요 없다고 훈련 받고 교육 받았다. 그것부터 깨야 한다. 만들어진 천재들의 그 능력을 답습하기 위해 그들의 독서법을 참고해야 한다.

  그 방법은? 사실 방법은 저자가 유명한만큼 유명할 것이다. 깊이 있는 고전을 원전으로 읽고 필사하며 저자의 차원에서 생각하기.

-       각 분야의 대표적인 고전들을 엄선해서 읽되, 책의 내용과 저자의 생각 시스템이 완벽하게 자기 것이 될 때까지 원전을 반복해서 읽고, 필사하는 방법이었다. (71)

-       저자의 사색이 물질의 형태로 구체화되어 나타난 것을 가리켜 책이라고 한다. 그런데 책의 뿌리는 목차에 있다. 이는 곧 저자의 사색의 뿌리가 목차라는 의미다. 우리가 인문고전을 읽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천재처럼 생각하기 위해서다. (347)

처음에 읽었을 때도 약간 치를 떨었는데, 이번에 읽으니 더원전을? 라틴어로 된 걸? 내용도 모르는 걸? 하다보면 된다는 주의는 여전히 납득이 어렵다. 그냥 하다 보면 될 것 같았다면 우리 나라에 영어가 안 되는 사람이 없어야 하지 않을까? 모든 걸 따라할 필요는 없으니,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을 하면 된다. (저자가 그래서 니가 아직 그 정도다. 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나 또한 최대한 완역본을 구해서 보려고 하고, 접근 가능한 책의 경우에는 원서를 구해보고자 한다. 하지만 무리해서 강박적으로 해야 한다고 느껴서 스트레스 받으면 오히려 그나마도 잘 하던 책 읽기를 하고 싶지 않을 수 있으니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하자. 조금씩 확대해나가다 보면 경계선 너머로 건너갈 힘이 생기리라.

  단 한 순간이라도 나 자신에게 진지해져 본 적 있는가?

-       내가 왜 태어났는지, 나는 누구인지, 내가 진실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진정으로 원하는 인생은 어떤 것인지, 세상에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전투에 임하듯이 독서하고 사색하라.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황홀한 깨달음이 찾아올 것이다. (315)

책을 읽으며 언제나 나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나는 어떻지? 내가 지금 어디 쯤인가? 나는 누구지? 나에 대해 탐구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아이를 낳기 전까지 가장 관심 없었던 대상인 나. 드디어 돌고 돌아 결국 나에게 다가선 느낌이다. 황홀한 깨달음은 아직 모르겠지만, 지금 걷고 있는 길이 맞다는 생각은 종종 받는다. 그래, 그래서 내가 지금 이걸 하고 있구나.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또 두근거리고 설레고 희망이 보인다.

-       인간은 생각하고 대화해야 행복한 존재다. 그리고 생각과 대화를 통해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존재다. (115)

-       마음이 바로 서야 생각이 바로 서고, 마음이 깨어나야 생각이 깨어나고, 마음이 깊어져야 생각이 깊어지고, 마음이 넓어져야 생각이 넓어지고, 마음이 따뜻해져야 생각이 따뜻해지고, 마음이 위대해져야 생각이 위대해진다는 것이다. (307)

마음을 바로 세우기 위해 책을 읽고 탐구하고 있다. 위대해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묵묵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인간의 행복. 인간은 생각하고 대화해야 행복해진다.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존재. 그 생각과 대화가 꼭 타인과의 일만을 이야기 하는 건 아니어도 될 것이다. 오히려 나에게 더 집중하고, 책을 통해 작가와 대화 나누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그 일이 그 어떤 일보다 나를 바로 서고 깨어나게 하고 깊어지고 넓어지고 따뜻해지게 만들어 주고 있다면, 얼마나 기쁜가.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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