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데이비드 흄

[도서] 데이비드 흄

줄리언 바지니 저/오수원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여러 책에서 다양하게 인용되는 흄의 문장들을 보면서 궁금했다. 어떤 사람이길래 이렇게 자주 인용이 되는 걸까. 게다가 인용되는 문장들이 워낙 찰떡(?) 같이 매력적인 문장들이라 도대체 어떤 사람일지 궁금했다. 그저 철학계에서 유명하고, 많이 알려진 사람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어느 정도로 몰랐냐면, 18세기 사람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이렇게 오래된 사람이구나. 게다가 그 시기에 이런 주장을 했다는 걸 책을 통해 알고 놀랐다.

  여기에 일단 저자가 줄리언 바지니라서 더 읽고 싶었다. <필로소퍼> 계간지를 읽으면서 홀딱 반했던 작가라 정말 깜짝 놀랐다. 오오! 이 분의 글이라면 당연히 읽어야지 했다. 역시 읽자마자, ‘크으’, 프롤로그부터 이 느낌이야. 찰지다며 감탄에 감탄을. 기행문의 감각도 살리면서 흄의 사상과 흄의 일생까지 잘 녹여냈다. 클래식 클라우드가 지향하는 3박자를 이렇게 잘 녹여내다니! 흄을 알기 위한 첫걸음으로 너무 좋은 책이다!

얼마 전에 밀의 <자유론>을 읽으면서도 느낀 건데, 일독으로 천재들의 논리를 단번에 이해하려는 시도 자체가 욕심이라고 결론 내렸다. 한 번에 이해할 수 있으면 내가 이미 천재겠지난 범인으로써 따라갈 수 있을 만큼 하면 된다. 따라가려 하는 건 나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 이해가 안 된다고 너무 괴로워하지 말자! 라고.. 이번 책을 읽으면서 정리했다. 그렇다. 책의 많은 부분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음을 변명하고 있는 중이다!!

  철학에 대한 고찰부터 시작하자. 시작부터 마음에 든다. 인간 본성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을 있는 그대로 보려고 노력한다.

-       제대로 사유하려면 생각하지 않는 시간, 노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때부터 흄은 여가와 운동과 공부 사이의 균형을 항상 유지했다. (32)

-       철학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 뿌리를 두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을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철학자들의 상상대로 다룰 때 철학은 실패한다. (33)

제대로 사유하기 위해서 즐기는, 아무 생각 없이 노는 시간을 가진 흄. 상상 속에서의 인간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인간을 보고자 했던 흄. , 이런 사상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하는 걸까? 빠져든다

  뭔가 이해가 될 듯 말듯한 앞 부분. 솔직히 책을 읽을 때 앞부분에서 보통 각 잡고 읽으면서 집중력도 좋고 몰입하게 되는데, 이 책은 앞 부분부터 어려웠다.

-       회의론을 쳐부수는 더 나은 방법은 애초부터 이들의 논리 ? 확실성이 필요하다는 논리 ? 를 졸졸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지식의 확실한 기반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불합리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53)

-       회의적이어도 개방적이라면 두려워할 것이 없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함께하며 의견을 구함으로써 많은 것을 얻는 자가 진정한 의미의 지성인이다. (57)

데카르트의 이론과 한데 묶어서 이야기 하는 게 이해가 될 듯 말듯한뭔가 논리적인데 내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지 않았다. 딱 이 회의론이 이랬다. 회의론으로 빠지기 쉽고, 무척 논리적이라고 느낄 때가 있다. 나 또한 회의론에서 도대체 벗어날 방법이 있을까 종종 고민하는데, 그 해결책을 던져준다. 애초에 따라가지 않으면 된다. 잘못된 시작점일까? 어쨌든 앞 부분의 그의 논리는이해가 될 듯 말 듯. 여러 번 더 읽어야 봐야 할 것 같다.

  3장을 지나서부터 오히려 이해도 잘 되고 공감도 하면서 읽었다. 읽다가 깜짝 놀란 자기계발서에서 보던 내용. 그 시초가 흄이었던건가?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성과 감정을 바탕으로 풀어낸다.

-       그는 생활의 작은 섬세함을 원인으로 진단했다. 섬세함이 평범한 사람들을 세련되게 다듬고 야만과 무례함을 방지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라는 것이다. (중략) 사람들도 일상의 작은 예의범절을 반복적으로 실천함으로써 예절을 온전히 갖추게 되고, 이는 사소하지만” “더 중요한 차원으로 쉽게 이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반이 된다.” 라는 것이 흄의 설명이다. (66)

-       흄의 생각에 우리가 자신의 행동을 더 바람직한 쪽으로 바꾸는 최상의 방편은 그 일을 해야 한다고 이성적으로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습관을 바꾸어 원하는 행동이 자동화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습관은 정신을 바꾸어 그 속에 좋은 기질과 성향을 심어놓는 또 하나의 강력한 수단이다.” (212)

예절을 갖추고, 습관을 통해 더 중요한 차원(?)으로 넘어가는 사람을 만들 수 있다. 습관이 중요하다. 그래서 많은 자기계발서들이 이 습관을 다룬다. 습관이 우리의 정신을 만드는, 그리고 그 정신으로 행동을 이루는 기반이 되니 중요하지 않을 수가. 흄의 생활의 작은 섬세함이라는 표현이 좋다. 사실 차이를 만드는 건 아주 미세한 디테일이다. 옷도 절개가 하나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가 다르고, 미묘한 색의 차이로 예쁨과 그렇지 않음이 나뉜다. 사람에게 있어서 그 미세한 디테일은 바로 습관인 것이다. 어떤 습관을 지니고 있는지가 우리를 만들어 준다.

-       흄에게 정념은 자신이 혼자서 보지 못하는 것을 꿰뚫어볼 수 있게 해주는 노예의 가치를 잘 아는 지혜로운 주인이다. (중략) 누군가의 행동을 이끌어내고 싶다면 그의 지성이 아니라 정념을 겨냥하는 것이 더 빠르다. 이 경우 정념은 격렬할수록 좋다. (212)

이런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흄은 정념, 즉 감정이라고 한다. 여기서 또 감탄했다. 많은 마케팅, 특히 심리학을 기반으로 하는 마케팅 전략에서 보면 사람의 감정에 호소하거나, 관련해서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생각하면서 매일을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이성 밑바탕에 깔려 있는 감정에 휘둘리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그래서 무조건 이성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회에 의미 있는 이야기를 던진다. 사람이기에 우리는 감정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흄은 다양한 측면에서 철학에서 다루는 많은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 중에서도 빠질 수 없는 질문은 나는 누구인가?’.

-       흄은 개인의 동일성은 곧 변화로 이루어지는데, 세월이 흘러도 동일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변하지 않는 본질이 있어서가 아니라 바로 기억때문이라고 보았다. (127)

-       개인의 동일성은 불변의 본질이 아니다. 변하지 않는 본질이란 없기 때문이다. 개인의 동일성은 곧 변화로 이루어진다. 성장 속에서 변화는 자연스러운 것이고, 변화야말로 자아 형성의 의미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129)

-       인간이 놀라운 존재인 이유도 그가 생각과 감정과 기억과 욕망과 감각의 다발이기 때문이다. (131)

특히 많은 종교에서 라는 한 인격체에 대해 정의한다. 흄의 정의는 흡사 불교에서 이야기 하는 무아와 닮아 있어 많이 놀라웠다. 영혼이나, 진짜 나라는 진아는 없다고 이야기 한다. 흄도 하나의 사람을 구성하는 것이 어떤 특정한 무언가가 있는 게 아니라, 변화하는 그 과정에서 남아 있는 기억과 감정 등의 집합체라고 한다. 시기적으로 볼 때 놀라운 생각이 아닐까? 개인적으로는 의식과 같은 감각이나 감정과 생각을 하는 주체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긴 하지만, 어떻게 종교가 무척 강성한 그 시기에 저런 생각을 했을까? 에크하르트도 생각나고, 흄의 논리적인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그런 중심이 되는 존재가 있는지 없는지는 차치하고라도, 변화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주장에 무척 동의한다. 모든 것은 변하고, 그런 변화를 온전히 담아내고 있는 것이 바로 지금의 나이다. 여러 기억과 감정, 감각을 통해 변하고 변해서 지금의 내가 생겼다.

  여러 측면에서 철학적으로 도덕적으로 ? 비록 흄은 도덕에 대해 무척 어렵게 이야기 했지만.. ? 생각해 볼 점들이 많았다.

-       개인으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법을 알려면 배울 점이 있는 모든 것에서 가르침을 얻으라. (30)

-       흄은 분명 생을 사랑했다. 그에게 생은 육신과 지성의 욕망을 추구하는 활동으로 가득 찬 풍성한 것이었다. (중략) 그의 태도는 단지 죽음이 불가피하다는 진실, 인간이 바랄 수 있는 최상의 바람은 짧은 생애 동안 좋은 삶을 영위하는 것이라는 진실을 수용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생을 사랑하고 육신의 쾌락을 누려도 공포나 후회 없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 최소한 우리의 시간이 다 끝났다는 카론의 말을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의 후회만 품고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진실을 보여주었다. (244)

모든 것에서 가르침을 얻으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 그리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것. 그의 삶 전체에서 보여준 모습이 아닌가 싶다. 자신의 삶과 완전히 일치하는 모습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부분 자신이 주장하는 바를 실천해서 그의 말에 더 힘이 실리는 듯 하다. 다행히 적당히 자신이 원하는 죽음을 맞이 할 수 있을 정도로, 평안히 살 수 있었던 행운아이기도 하다. 왜 결혼하지 않았던 건지는 의문이지만, 어쨌든 자신이 만족할만 한 삶을 살고 누리고 살았던 것 같다. 철학자는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자, 그 지혜를 삶으로 보여주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흄은 진정한 철학자라 해도 될 듯 하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http://blog.yes24.com/blog/blogMain.aspx?blogid=reviewers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