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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되어줄게

[도서] 아빠가 되어줄게

이해준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종종 나와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지인을 통해 들으면 내 아이의 성장을 실감한다. 정말 어느 순간 나와 내 아이의 문제가 될 수 있는 일이구나. 초등학생 아이를 둔 지인들이 늘어나면서 이게 학교 폭력이구나 싶은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사소하다면 사소하게 아이들끼리의 문제로 볼 수 있는 것부터, 이런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싶은 일들도 많았다. 가장 중요한 건 멀게만 느껴졌던, 책이나 뉴스로만 만났던 학교 폭력이 우리집 문 앞까지 와 있는 느낌. 들을 때마다 마음이 불편했다. 남의 일이기만 했으면 좋겠는데, 내 아이에는 무조건 안전할 거라는 보장이 없다. 무균실은 없으니까.

  • 단순히 남의 일이라고 치부했던 일들을 막상 우리 아들이 당하고 나니 현실의 문제, 제도의 문제, 인식의 문제까지 모든 것들이 너무나 크게 다가왔다. (292)

 

그래서 꼭 보고 싶었던 책이다. 어떻게 극복했을까. 어떤 사건이었을까. 아이들은 괜찮을까. 생각보다 두꺼운 책이라 이렇게 복잡하고 힘든 건가 싶어 마음이 무거웠지만 내용이 상당히 알찼다. 4장으로 나뉘어져 있어, 일단 1장은 학교 폭력 피해 학생의 아빠로서 아이와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 그 경위가 쓰여져 있고, 2장은 부모로서 학교 폭력을 어떻게 대비하고 대해야 하는지 팁으로 가득하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각 가정마다 비치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이 두 장들 때문이다. 변호사도 고용하지 않고 스스로 준비해서 아이를 보호했던 저자. 관련해서 일을 처리하는 부분들에 아주 유용한 정보들이 많았다. 처음 들어 보는 부분도, 뭘 신경 써야 하는지도 알 수 있어서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알아 두면 좋을 것 같다.

  • 부모가 자녀의 학교폭력을 인지하게 됐을 때는 이미 그 폭력이 장기간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시간 동안 오롯이 혼자 감내해온 자녀들을 먼저 안심시켜주실 필요가 있습니다. / 가장 시급하고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자녀들의 안전입니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그 다음입니다. (17)

3장은 아빠가 아빠들에게 평소에 어떤 관계를 유지하고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 전하는 내용이다. 마지막 4장은 실제로 사건이 발생한 후부터 일기 형식으로 사건을 업로드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육아서를 주구장창 읽어 온 내 입장에서는 3장의 내용이 크게 중요하거나 와 닿진 않지만, 이 책을 쓴 목적과 대상을 생각하면 꼭 필수적인 부분이다. 많은 아빠들이 몹시 바쁘겠지만, 아이에게 아빠는 가장 큰 존재가 아닌가.

  • 왜 명백한 피해학생 가족인 우리가 그만큼의 비용을 들여서 스스로를 구제해야 하는 것인 것, 한편으로는 답답하면서 가장으로서 한없는 무기력감이 들기 시작한다.

많은 사람들과 같이 이야기 해보고 싶은 책이다. 주변에 선생님도 있고, 관련 업무를 해본 사람도 있다 보니 다양한 입장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많은 경우에 무척 중요한 사안인데, 다들 쉬쉬하고, 유야무야 넘어가려고만 한다. 학교에서는 당연히 일을 키워봤자 좋을 게 없고, 가해학생이야 큰 일 아니라고 여기고 빨리 넘어가고 싶을 테고, 피해학생은 가해학생이 무서워서 혹은 더 큰 상처를 받을까봐, 혹은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어쩔 수 없이 그냥 넘어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항들이 쌓이니 결국 악재가 반복된다. 학교 폭력은 더 심해지고, 가해학생들은 더 영악해진다. 피해학생은 고스란히 그걸 다 감내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런 와중에 관련 글을 매일 쓰면서 일을 진행하고,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는 저자가 대단해 보인다.

 

우리가 뉴스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무서운 학교 폭력은 아니다. 물론 그 아이가 겪었을 고통을 깎아 내리는 건 아니지만, 어떤 분들이 이 정도 가지고 이렇게 유별을 떠느냐는 식의 생각을 하기도 하는 게 무섭다. 저자의 말대로 일찍 발견했기 때문에 그 정도로 그칠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고, 일단 아이가 겪어선 안 될 엄청난 고통과 공포로 인해 숨도 못 쉴 정도로 힘들어 하고 있는데, 쉽게 판단할 일이 결코 아니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어떤 아이도 부당한 대우로 인해 고통 받고 힘들어 해선 안 된다. 그리고 그러지 않도록 지켜줄 수 있는 건 바로 부모님이다. 남들이 뭐라하던 우리 아이를 살펴 힘들지 않도록, 적어도 그런 일이 벌어졌더라도 지켜 줄 수 있게 부모님들이 먼저 이런 책을 읽어야 한다.

  • 해자들이 자신이 폭력을 당한 이유가 스스로의 잘못 때문이라고 생각하면서 포격 자체를 합리화하고 당연하게 여긴다면, 언젠가는 그 자신이 피해자에서 폭력을 저지르는 가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떠한 이유든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을 꼭 알려주어야 합니다. (39)

 

가장 속상했던 건 결국 내 아이의 일은 내가 나서야 한다. 나 말고는 그 누구도 제대로 이해하고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 아니, 어쩌면 관심 없다. 제대로 처리 해줄 생각이 없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 경황이 없겠지만, 최대한 침착하게 자녀의 진술과 직접 수집한 증거를 토대로 전체적인 상황을 인식하고 사건 처리 과정을 리드해야 합니다. 아무도 실체 확인을 대신 해주지 않습니다. (49)
  • 이번 아들의 학교폭력 사건을 겪으면서 크게 느끼는 것 중 하나는 모르고 있으면, 그냥 믿고 있으면, 당한다는 것이다. 많이 알아야 한다. (329)

저자의 글에서 여러 번 분통을 터트렸다. 아니 왜! 어째서?! 저자는 일일이 모든 서류를 검토하고, 모든 민원 부분, 행정 부분을 직접 처리하면서 이모저모 잘 챙겨 일을 진행 시켰다. 그 와중에 자신의 아이가 가해학생으로 둔갑된 경우도 차분히 조목 조목 따져서 뒤집었고, 교육청의 장학사가 주관적으로 해석해 넣은 단어도 짚어내며 신경 썼다. 그런 모습들을 보며 정말 내가 제대로 알고 있지 않으면, 나조차도 우리 아이를 지켜줄 수 없겠구나 실감했다. 그래서 더더욱 이 책이 귀하고 중요하고, 감사하다.

  • 공무원 조직의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제3의 의결기관. 저는 감히 학폭위를 전형적인 행정편의주의와 기계적 중립으로 포장한 관료 조직의 또 다른 적폐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102)
  • 당신들이 무슨 자격으로 용서와 화해라는 단어를 함부로 피해 가족에게 말할 수 있는지 말입니다. 함부로 용서와 화해를 말하는 자, 저는 그들도 감히 학교폭력의 또 다른 공법이라고 생각합니다. (104)

  가해 학생들도 그런 행동이 좋은 행동이었을 거라고 결코 생각하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그 문제 행동을 함에 있어서 거리낌이 없다는 것, 나쁜 행동이지만 그만큼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그런 아이들의 일에 피해 학생과 그 가족에게 먼저 사과를 하지 않는 부모까지. 솔직히 이해되지 않는다.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아이에게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려주는 게 얼마나 중요하며, 그른 일을 하지 않고, 올바른 일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 피해자들이 설 곳이 이렇게나 없구나 싶어 안타까웠다. 스스로가 설 곳을 찾지 않으면 내쫓기게 되는 현실에 마음이 저렸다.

  • 학폭위의 선도조치가 다소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민형사상의 고소를 통해 가해학생 부모에게 책임을 지게 하십시오. 앞서도 말씀 드렸지만 가해학생에게 가장 큰 형벌은 부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입니다. (105)

그나마 저자의 확실한 노선이 내 마음을 쓸어내렸다. 그래, 끝까지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지. 자신의 일도 있고, 이렇게 하나 하나 신경 쓰는 게 무척 힘든 일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저자가 정말 대단하다 싶다. 강인한 사람은 이런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

 

학교 폭력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에 어떤 결과로 남을 지는 온전히 부모님과 아이들에게 달려 있다. 어떤 부모님의 성향인지, 아이들과 어떻게 지내고 있었는지, 그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게 하는지 결정한다.

  • 아들이 내면적으로 강할 수 있었던 것은, 폭력의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었던 그 힘은, 오랜 시간 지속되어온 부모와의 관계성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저는 생각합니다. (208)

3장을 보면 저자는 지속적으로 아이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많은 아빠들이 프랜대디라는 말을 쓸 정도로 아이와 친구처럼 잘 지내려고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이와의 관계가 어려운 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에게 이 책이 학교 폭력에 대한 여러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육아관에 대해서도 점검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을까 한다. 꼭 일독을 권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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