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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를 안다는 것 불교를 한다는 것

[도서] 불교를 안다는 것 불교를 한다는 것

중현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표지가 너무 예쁜 책. 이런 색감을 좋아해서인지, 이번 책은 더 마음에 들었다. 늘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의 차이에 대해 고민했는데, 제목에서 ‘이 책이 니가 찾던 책이야!’ 하며 손을 흔든다. 불교를 안다는 것과 행하는 것. 불교를 아는 것도 아니지만, 행하는 건 더 어떤 의미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책을 받기 전부터 기대 만발. 표지와 내지의 그림은 바다 같기도 하고, 초원 같기도 하다. 그 오묘함이 좋다.

저자는 중현스님. 불교 관련 책을 읽는 건 좋아하지만, 딱히 영상을 찾아 보거나 불교에 관련된 정보를 찾아 보고 하는 건 아니라서, 유명한 스님들 외에는 잘 모른다. 그래서 앞날개의 저자 소개글을 찬찬히 살펴봤다. 간략한 이제까지의 행보와 자기 소개 글. ‘옆집 아저씨 같으신 분. 스님으로 이 생을 마감하고 싶다고 생각하시는 분.’ 내지를 보면서 읽어서 그런가, 소개글부터 마음이 따뜻해진다.

 

불교를 하나의 학문으로 탐구하는 책도 좋아하지만, 이렇게 에세이 형식으로 쓰여진 (이라고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법문도 참 좋다. 많은 이들이 선량하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스님의 이야기를 찾는 분들도 많고, 법륜스님의 영상도 인기있는 듯 하다. 그런 맥락으로 여러 채널을 찾고 있다면 이 책도 추천한다. 물론 주 내용은 불교와 경전과 부처님의 이야기다. 그 자체가 부담스럽거나 내키지 않는다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 어떤 이야기들이 있을지 기대된다면 적극 추천한다.

  • 진정한 불교는 경전 속에 머물지 않고, 나의 일상에 잘 적용해 좋은 삶을 사는데 있음을 은연중에 강조해 온 듯합니다. (8)

1부는 불교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다. 사실 어느 종교든 그렇겠지만, 종교에서 담고 있는 내용이나 용어들이 쉽지 않다. 불교에 관심이 없어도 들어보았을 법한 ‘불교, 자비, 윤회, 명상, 번뇌’ 등과 같은 내용뿐만 아니라 관심이 있다면 들어봤을 ‘오온, 무아, 삼매, 보시’ 등에 대한 내용 풀이이다. 솔직히 여러 책을 보면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무아나 아공, 법공, 구공 등과 같은 내용은 여전히 어렵다. 그 유명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라는 말이 게송의 한 구절인지도 이 책에서 알았다. 이 집 법문 맛집일세?

 

내가 불광출판사를 처음 만난 건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불교수업>이다. 실제로 읽고 무척 마음에 들어서 여러 사람에게 추천을 하기도 했고, 다양한 독서모임에서 같이 읽기도 했다. 당연히 처음 접하는 분야다 보니 모르는 용어들도 나오고, 다소 어려운 부분도 있긴 하지만, 지적 호기심과 흥미로움을 이끌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이 책은 더 쉽게 쓰여져 있고, 더 재미있다. 아무래도 실제로 여러 사람들에게 전해야 하기 때문이고, 애초에 책이 목적이 아닌, 간략한 법문으로 먼저 썼던 것이니 그렇지 않을까 싶다.

 

조금 아쉬운 건, 종이 질이 별로다. 페이지는 350쪽이 안 되는데 종이가 두껍고 질이 안 좋아서 두께가 상당하다. 게다가 난 늘 줄을 긋고 메모를 하는데 볼펜으로 하니 좋은 사용감은 아니다. 한 페이지를 다 줄 그은 경우도 있고, 빈 곳 가득 내 생각을, 그러니까 아예 하나의 글을 쓰듯이 적기도 한다. 쓰다보면.. 뭔가.. 어쨌든 종이 질감은 다른 걸로 했으면..

 

아마 드문 드문 종교가 가지는 단점들을 크게 보고 쉽사리 마음을 주지 않는 나 같은(!!) 사람들이 있을테다.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 불교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종교를 무조건 비난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내가 불교를 마음에 드는 이유에 대해서는 생각해보게 된다.

  • 불교는 절대자에게 복종하는 종교가 아니고 나 스스로 깨달음을 얻는 수행체계인 것이다. (19)

처음부터 훅 들어오시는 스님. 이러니 불교 관련 책을 읽지 않을 수 없고, 즐겁게 탐독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니, 혼자 서는 것은 힘들고, 함께 어울려야 한다는 건 몹시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완전한 존재를 그려내어 외부의 특정 존재에게 나를 맡기고, 수용적인 삶을 사는 것보다는 나 스스로 직접 일어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먼 훗날 실제 그런 절대자를 만날 수 있게 되면 생각이 완전히 바뀌겠지만, 지금은 온전히 나라는 사람에게 집중하고, 내가 스스로 살아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교만과 자만이라는 이름으로 어리석다 비판 받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게 인간이 아니겠는가? 경험해봐야 안다. 해봐야 알고, 부딪혀서 무너져봐야 제대로 알게 되지 않겠는가? 내 삶을 잘 살아내고자 하는 의지로 봐야지.

 

할 말을 잃은 구절. 책을 늦게까지 읽다가, 졸면서 읽고 있다가 화들짝 잠에서 깨게 만든 구절이었다. 내가 세상에 어떤 감정을 덧씌우고 있을까? 나는 우리 아이에게, 우리 가족에게, 내 주변인들에게, 내 물건들에 어떤 감정을 덧씌우고 있을까?

  • 내가 덧씌운 감정을 분리해야 한다. 내가 어떤 감정을 이 사람에게 덧칠하고 있는가를 구별하는 때부터 비로소 대화가 시작되고 인생이 지혜로워진다. 내 안의 것은 나의 감정이며, 내 밖의 것은 삼라만상이다. 밖의 것이 원인을 제공했다고 해서 거기에 내 감정을 덧칠하고는 마치 밖의 것이 나에게 그 감정을 던졌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안과 밖의 것을 혼동하지 않고 구별하는 지혜를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 (343)
  • God, give us grace to accept with serenity the things that cannot be changed; courage to change the things that should be changed; and the wisdom to distinguish the one from the other.

이 내용을 보며 평안의 기도가 떠올랐다. 무척 좋아하는 문장이라 외우고 다니고, 명상을 하거나 차분해지고 싶을 때 외우곤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 내 안에 있는 나만의 감정과 밖에 있는 있는 그대로의 무언가를 볼 수 있는 것. 가장 중요한 그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 내가 나의 감정으로 주변을 판단하며 내 마음대로 감정을 분출하거나, 휘두르고 통제하려고 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분노가 치밀어 올라, 그 분에 못 이겨 나를 힘들게 하지 않았던가 생각해본다.

이 부분을 읽고 신경 쓰이는 일들과 앞이 조금 막막해지는 일이 생겼는데 일단은 내 할 일을 챙겨 할 수 있게 되었다. 예전에는 뭐든 아무렴 어때, 될 대로 되라 는 식으로 모든 걸 내팽겨 치곤 했는데, 이제껏 쌓아 놓은 게 있는 건지 좋은 문장을 보고 좋은 생각을 내 안에 담을 수 있게 된 듯 하다. 그리고 이게 저자가 말한 실천, 행함이 아닐까?

 

불교를 잘 알지도 못하니, 제대로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하듯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규범만 잘 지켜도 상당한 수행이라 하겠다. 참선을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믿음까지 없다 해도, 우리가 잘 살기 위해, 서로 함께 어우러져 살기 위해 도덕적인 규범은 잘 챙겨서 수행해야 할 일이다.

 

 

* 출판사 서포터즈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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