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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발걸음마다 평화

[도서] 모든 발걸음마다 평화

틱낫한 저/김윤종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틱낫한이라는 이름이 가지는 가치를 몰랐다. 물론 처음 들어본 것도 아니고, 집에 책도 한 권 있다. 단지 유명한 스님이라고만 생각했고, 여러 책에서 인용된 걸 본 적이 있고, 시중 책이 많다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이렇게 제대로 만난 건 처음이다. 작고 얇은 책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머리 식힐 겸 읽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구절 구절 와닿는 게 많아 의미 있었다.

 

제목에서 일단 백 점 만 점. 내 마음이 다 홀가분해지게 만드는 제목이다. 표지도 사뿐 사뿐 걷는 느낌. 요즘 매일 걷고 있어서 그런지 내 발걸음마다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게 만들어 주는 제목이다. 내용 전체는 마음챙김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한 번도 들어보지 않은 이라면 낯설 수도 있겠다. 1장은 호흡에 집중하는 마음챙김의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

  • “들이쉬며, 나의 몸이 고요해진다. 내쉬며, 미소 짓네.” 이렇게 세 번 호흡합니다. (43)

그렇다고 어떻게 가부좌를 틀고, 손은 어떻게 하고, 어떤 장소를 찾고와 같은 단순한 방식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편한 에세이 형식으로 삶에 스며드는 마음챙김 방식에 대해 이야기 한다. 물론 그 핵심은 숨을 쉬라는 것이다. 숨 쉬는 데 집중함으로써 마음 챙김이 가능하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런 마음 챙김을 통해 부정적 에너지는 긍정적으로 바꾸어서 쓰거나, 새롭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게 돕는다. 물론 그 과정에서 치유도 빼놓을 수 없다.

  • 행복의 토대가 마음챙김입니다. 행복해지는 기본 조건은 행복한 상태를 우리가 의식할 줄 아는가입니다. 이미 행복함을 스스로 의식하지 못한다면, 진실로 행복해질 수 없겠지요. (66)

마지막 3번째는 나의 마음챙김에서 끝나지 않고, 타인의 마음도 살펴보는 일이다. 나 혼자 잘 살아서 될 일이 아니니, 우리의 공동체와 사회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지 화두를 던진다. 사실 1, 2장은 생각할 것들도 많고 내 삶에 직접적으로 연관되기도 하여 줄도 많이 치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는데, 3장은 아직은 어려웠다. 나 혼자 잘 살려고 하는 마음이라기 보다 일단 내가 ‘혼자 서보자’ 라는 생각이 더 강해, 아직 3장은 어려웠다. 내용이 어려운 게 아니라 내 마음이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 ‘존재함(to be)’ 자체가 곧 ‘상호 의존적으로 있음(inter-be)’입니다 우리는 결코 스스로 홀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를 제외한 다른 모든 것과 상호의존적으로 있습니다. (inter-be) (151)
  • 스스로 평화롭지 못하다면, 평화를 위해 무엇인가를 한다는 게 애초에 불가능할 테니까요. 스스로 웃지 못하면서, 남들이 웃도록 도울 수는 없습니다. 스스로 평화롭지 못하다면, 평화운동에 기여할 수 없습니다. (174)

우리의 얽히고 설킴을 부정할 순 없다. 내가 있기에 타인이 있고, 타인이 있기에 내가 있다. 그 전에 분명히 해야 할 점은 나를 먼저 챙기는 일이다. 저자도 내가 먼저 평화로워야 한다고 하니, 거기에 먼저 집중해보고자 한다. 1, 2장에 좀 더 집중하는 삶을 살아보기.

 

종종 책을 읽다가 혼나는 느낌을 받기도 하는데, 이 책은 혼난다기 보다는, 이 쪽으로 고개를 좀 돌려보면 어떨까? 라는 느낌을 받았다. 혼나면 기분도 나쁘고 뭐야, 하며 책을 덮어 버리고 싶은데, 저자의 문체와 내용이 진해서 그런지 토닥 토닥 잔잔하게 방향을 보여주는 느낌이다. 그 안에서 위로 받는 건 당연지사, 나의 방향성을 곰곰이 점검한다. 그런 부분들을 몇 구절 발췌해왔다.

움직이고, 행동하고, 성장하라고 다그치는 사회에서 저자는 가만히 있어도 좋다고 말한다. 아니 그런 시간을 필수적으로 가져야 함을 강조한다.

  • 우리는 자주 스스로를 다그칩니다. ‘거기 그냥 앉아 있지 말고, 뭐라도 좀 해!’ 그런데 깨어 있는 의식 수행을 하게 되면, 뭔가 기이한 점을 발견하지요. 그 정반대가 오히려 더 도움이 된다는 걸 알게 됩니다. ‘뭐든 하지 말고, 거기 그냥 앉아 있어!’ 때로 멈춤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명료한 시야를 얻기 위해서 말이지요. (65)
  • 어떤 것을 볼 때 거기서 뭔가 얻겠다는 의도를 갖고 바라보는 것이 일종의 습관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실용주의’라고 부르며, 진실에는 대가가 따른다 말하지요. 만일 진리를 얻기 위해 명상을 한다 하면, 마치 충분한 대가가 따르는 것처럼 보입니다. 명상 중에는 멈추고, 보다 깊이 봅니다. 이는 단순히 거기 있기 위해 멈추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과 그리고 세상과 함께 거기 존재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멈출 수 있게 되면 비로소 보기 시작하고, 볼 수 있다면 이해가 생깁니다. 평화와 행복은 그 과정의 열매입니다. (68)

모든 행동에 의도를 가지고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라고 하는 사회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건 아주 드물다. 저자는 우리가 종종 단순히 존재하기 위해서 멈출 수 있게 되면 더 많은 것을 보고 알게 되고 깨닫게 된다고 한다.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나를 살피고 주변을 살필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그 유명한 제목처럼 멈춰야만 보이는 것들도 있으니 말이다.

 

  요즘 나도 무척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긍정, 희망이라는 요소들. 사실 저자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한 것 같지는 않다. 단지 이 희망이라는 것이 미래에 올 희망을 말하는 것이라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것 같다.

  • 서구 문명은 희망이라는 개념을 너무도 많이 강조합니다. 희망을 위해 지금 이 순간을 희생하라고 말하지요. 희망은 언제나 미래를 향합니다. 그것은 이 순간의 기쁨, 평화, 깨달음을 발견하는 데 아무런 쓸모가 없지요. (중략) 희망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희망이 여러분에게 일종의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고, 만일 희망의 에너지에만 머문다면, 다시 지금 이 순간으로 온전히 돌아오지 못할 터임을 강조하는 것이지요. 지금 이 순간으로 에너지를 되돌려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주의를 쏟지 못한다면, 현 상황의 돌파구를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자신의 내면에, 그리고 주위 온 천지에 지금 이 순간 발견되는 기쁨과 평화를 결코 누릴 수 없지요. (71)

마음챙김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것이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이 순간을 살 수 있어야 진정한 행복으로 갈 수 있다고 전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와 주의를 어디에 쏟고 있는지 챙겨볼 일이다. 무작정 앞으로는 나아질 거라고 망상하는 일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앞으로 나아질 거라는 긍정과 희망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 해야 할 일이다. 이리 적고 보니 당연한 말인데, 우리는 이게 참 안 되나 보다. 여러 사람들의 입을 빌어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듣고 있는 걸 보면.

 

  화와 분노는 현대 사회를 규정하는 단어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어떻게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화와 분노에 휩싸여 살아가고 있는지.. 물론 화와 분노는 다르지만, 분노도 화도 다룰 줄 알아야 인간다운 삶과 행복을 추구하는 길을 찾을 수 있으리라.

  • 화를 다룰 때, 그것을 솔직히 표현하는 것이 언제나 최선의 방법인 것은 아닙니다. 화를 표출하면서 우리는 일종의 리허설 또는 연습을 하는 셈이어서, 이로 인해 의식의 깊은 곳에서는 오히려 화를 강화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95)
  • 진정한 변용을 원한다면 화의 부리를 다루어야 합니다. 그 원인을 속으로 깊이 들여다 보아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화의 싹은 다시 자랄 것입니다. 마음챙김의 삶을 통해, 새롭고 건전하고 온전한 씨앗을 심는다면, 그것이 우리의 화를 보살필 것이며, 따로 부탁하지 않아도 알아서 화를 변용시킬지도 모릅니다. (96)

화를 내고 싶으면 화를 내되,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면 된다고 배웠다. 많은 책에서 그렇게 배웠다. 그런데 저자는 그게 꼭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한다. 그런 시간을 반복해서 겪으면 우리의 화를 분출하는 방식을 연습하는 것이고, 감당할 수 없는 순간이 되면 오히려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아이들이 화가 날 때 그 화를 발산시키기 위한 방식으로 활용하는데, 저자의 말을 듣고 혼란에 빠졌다.

그러면 어떻게 하라는 건가? 저자는 ‘변용’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원인을 찾기 위해서 뿌리 깊이까지 들여다보고 싹이 아예 자라지 못하도록 만들고, 씨앗을 심어야 한다는 것. 그런데 말입니다… 그게 안 되서 많은 사람들이 힘든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아무래도 마음챙김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

 

종종 동서양의 비교 내용들이 나오는데, 그 또한 나에게 생각해 볼만한 이야기를 던져줘서 좀 더 연구해보고 싶은 주제들이 생겼다.

 

문득 마음에 쿵, 하고 내려 앉은 문장.

  • “엄마가 그리울 때마다 손 안을 들여다보렴. 그럼 그 즉시 엄마를 볼 수 있단다.” (112)

그림책 중에 <The Kissing Hand>라는 책이 있다. 딱 이런 느낌의 책이다. 학교에 가기 힘들어하는 아이를 위해 엄마가 손바닥에 뽀뽀를 해주고, 보고 싶을 때마다 뺨에 대보라고 한다. 그리고 아이도 엄마 손바닥에 뽀뽀를 해주고 자신이 보고 싶을 때 뺨에 대라고. 그대로 따라하는 귀여운 아이. 문득 마음챙김은 우리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웃을 수 있으면 가장 잘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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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박공주

    우왕 마지막 인용구 완전 찡하네요.

    2021.08.01 10:31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휘연

      우오 ㅎㅎㅎ 그럼 저 그림책 한 번 보셔요. 마음에 드실 거에요 ㅎㅎ

      2021.08.02 16:35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