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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라이프 스타일

[도서] 스님의 라이프 스타일

원영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불광씨(서포터즈 담당자님)께서 이번 달 서포터즈 도서 소개로 하신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불교에 대해 공부했으니 스님에 대해서도 알아보자는 말씀. 무릎을 탁 쳤다. 아, 스님의 생활도 우리가 알아볼 게 있구나. 불교에 대해서만 집중했지 이를 직접 배우고 수행하시는 스님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 못했었다. 스님들의 삶을 통해 내가 공부하는 불교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데, 그걸 간과했다. 이 책이 참 반가웠던 이유다.

 

 이 책은 <부처님과 제자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의 개정판이다. 이 제목도 현재 제목도 좋은 것 같다. 단지 소제목에서 푸드 스타일이 굳이 영어로 쓰셔야 했나 싶어 괜히 거슬려서… ㅋㅋㅋㅋ 하여튼, 내용은 충실히 스님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일단 스님이니 불교에서 이야기 하는 계율을 무엇인지 어떻게 변형하고 지키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불교와 수행에 대한 이야기, 최초의 스님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옛날 이야기라 그런가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언제나 옛날 이야기는 재밌다. 여기에 스님(출가자)의 옷이나 먹는 음식, 관련 공간들, 치뤄야 하는 의식을 설명하고, 마지막에 계율에 대해 이야기 하고 마무리 한다. 마무리가 뭔가 뚝 끊어지는 느낌이라, 더 없나 싶은 아쉬운 마음이 일게 하는 책.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 무척 딱딱해 보이고, 재미없을 듯 하지만, 이게 은근 재밌다. 사실 무언가에 대해 알아간다는 건 명사를 이해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스님이라는 큰 주제 아래에 계율, 불교, 음식, 옷, 등등이 있고 관련해서 알아야 할 명사들이 잔뜩 있어 그 명사들의 의미를 파악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하나의 주제를 설명하는 내용은 딱딱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 책을 재밌게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역시 옛날 이야기와 풀어내는 문체가 편해서인 듯 하다. 라디오 진행도 오래 하셔서 그런지 독자에게 편한 언어로 이야기 하시는 게 능숙하신 분 같다.

 

부처님이 대단하다 여겨진 이유는 (물론 해탈한 초월자시기도 하지만) 최대한 출가자들이 자신의 수행에 집중할 수 있게 하며,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했다는 점이다. 그 사항에 관련해서 최대한 유연하게 계율을 조정하셨다. 많은 계율이 정해지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친 건 현실적인 이유였다. 뭔가 깊은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최대한 수행자들이 수행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고자 하는 규칙. 그리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함이 컸다. 출가자들은 재가자들에게 도움을 얻어 살아가기 때문에 속되게 표현하자면 눈치를 보며 살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더 엄하게 계율을 지키며 타인의 모범이 되어야만 했다. 결국 모든 것의 목표는 수행자들이 잘 수행할 수 있는, 수행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불교와 스님과 관련된 많은 명사를 알게 되었지만, 그 중에서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제대로 몰랐던 단어가 계율이 아닐까 싶다. 계율이 같이 붙어 있으면 안 된다는 글자였다는 게 충격적.

  • ‘계’ : ‘좋은 습관, 선한 행위, 도덕적 행위’등을 의미하게 되었죠. 즉, 자발적 의지에 의한 선항 행위나 좋은 습관을 쌓도록 하는 것을 ‘계’라고 합니다. (21)
  • ‘율’ : ‘제거, 규칙, 행위 규범’의 의미가 담겨 있어서 심신을 잘 다스려 번뇌가 일어나거나 악행을 저지르지 않도록 하고, 나쁜 습관을 버려서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나간다는 의도가 내재되어 있습니다. ‘승가 운영을 위한 규칙’ (22)

정리하면 ‘계’는 종교의 글자가 아니라 수행자들을 위한, 자신의 깨달음을 위해 수행을 위한 지침서와 같고, ‘율’은 승가 운영을 위한, 절이 잘 돌아가기 위한 공동체 규칙이다. 평소에 쉽게 쓰던 말인데 제대로 알고 쓴 게 아니라는 게 분명해졌다. 이래서 공부를 해야 한다.

 

  사실 서포터즈로 서평을 마무리 해야 하는 기한이 이미 넘을 대로 넘었다. 책을 읽은 건 기한 일주일 전이었다. 서평을 미리 마무리 하고 여유로운 월말을 보내고 싶었는데, 읽고 이상하게 마음이 먹먹하고, 도무지 글이 잡히지 않았다. (이 책의 리뷰뿐만 아니라 어떤 글도 쓰기가 힘들었다.)

  •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왜 이렇게 살아온 것일까? 이렇게 계속 살아가도 괜찮은 것일 것?’ 자신에게 먼저 이런 질문을 하게 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이야말로 마음을 흔들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91)

나는 어떤 사람이고, 나는 왜 이렇게 살았을까? 왜 이렇게 살게 된 걸까?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까? 고민하고 고민하게 되었다. 고민하면서 살 대책은 강구하지 못하고 자꾸 가라앉는 마음을 다시 건져오기가 너무 힘들었다. 생각에 생각을 더하니 마음이 자꾸 무너져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고, 글은커녕 당장 하루를 잘 살아 낼 힘도 나지 않았다. 처음 보는 질문도, 처음 떠올린 질문도 아니었는데 어찌 이렇게 무겁게 다가오는지, 땅 속으로 꺼지는 느낌이었다.

 

  답도 다시 책을 들여다보며 찾았다. 일단 나의 새벽을 다시 찾아와야 했다.

  • 출가자에게 있어 새벽은 사유의 시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새벽은 우리의 몸을 일깨우기 전에 먼저 우리의 영혼을 불러내고, 내 안에 깊이 잠들어 있던 욕망도 함께 따라 일으켜 세웁니다. 저 멀리 밝아오는 새벽빛이 세상을 비추듯 내 안에 꿈틀대는 생의 욕망을 훤히 밝히는 것이지요. 그 욕망을 속속들이 끄집어 돌이켜보는 고요한 가운데, 다시 치열한 하루가 시작됩니다. (77)

동트는 새벽의 기운을 항상 경이롭게 여기며 아침 일찍 일어나던 생활이 무너지면 나를 더더욱 옥죄고, 스스로를 다그쳤다. 그건 결국 내가 죽어가는 모습이었다. 스님의 생활에는 의미가 있다. 모든 것이 최대한 수행을 잘 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나는 수행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를 잘 잡고 삶을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크기에 수행자의 계가 언제나 유용하다. 치열한 하루를 잘 치르기 위해 나에게 새벽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되새긴다. 무너진 나를 다시 세우기 위해 역시, 의미있는 새벽을 나에게 선물해야겠다.

  • 수행자들은 마음집중이라고 하는 수행 방법을 통해 번뇌가 일어나는 근본을 살피고 그 씨앗을 헤아려 알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에 집착하는 마음을 버리기 위해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지하여 수행을 했던 것입니다. (80)

  나의 번뇌가 왜 일어나는지, 나를 무기력으로 자꾸 끌어내는 건 무엇인지, 단순히 습관이라며 나를 혼낼 것이 아니라, 그 씨앗을 찾아 다른 방향으로 키우던지, 없애고 다른 씨앗을 심을 수 있게 도와주던지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마음집중하기. 명상을 다시 점검한다. 나의 명상은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가? 아니 흘러가고 있긴 한가.

 

  마무리는 언제나 와닿는 현실, 지금을 사는 이야기다. 내가 가장 노력하면서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스님들의 삶도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다. 중요한 건 나의 현실을 제일 중요하게 여기며 살 수 있어야 한다.

  • 언젠가 신문에서 남편을 자살로 잃게 된 한 여성이 강연에 나서서 “너 혹시 자살할 생각이니?”라고 묻는 것이 매우 큰 변화를 이끈다고 말한 것을 보았습니다. 자살하지 말라는 말보다 자살할 생각이 있는지를 묻는 말 한마디가 혼자서만 끙끙거리며 죽음을 생각하는 이들의 마음을 열게 만든다는 것이죠. (중략) 우리는 태어났고, 우리가 진정 소유할 수 있는 것은 매 순간 그날그날의 시간일 뿐입니다. 미래를 고민하며 두려워 죽을 생각을 하지 말고, 현재에 놓치고 있는 것들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50)

진정 소유할 수 있는 순간을 나는 어떻게 보내고 있던가. 나를 비난하고 욕하면서도 일어서지 못하는 무거운 이 압박에서 벗어날 힘을 찾아야 한다. 압박에서 벗어나지 못해서인지 부쩍 미래를 고민하고 두려워하는 마음도 나를 잡아 먹을 듯이 커지고 있다. 다시 현실로 돌아올 시간이다. 스님들이 그렇게 자신의 수행의 힘을 챙겨나가는 것처럼 나 또한 다시 일어설 힘을 찾아보자. 자살할 생각은 전혀 없으니 살아낼 힘을 찾는 방향으로 답을 찾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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