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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이해하면 사라진다

[도서] 화, 이해하면 사라진다

일묵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화!’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주제인 ‘화’. 자라면서, 사회 생활을 하면서, 아이를 키우면서 우리는 많은 일을 경험하고 그 안에서 화는 빠질 수 없는 주제다. 화로 인해 관계가 틀어지는 건 다반사이고, 건강까지 나빠진다. 스트레스와 직결되어 있으니 화를 받는 입장에서도 내는 입장에서도, 좋을 리가 없다. 특히 아이 엄마이고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이 아이 엄마들이다 보니 더더욱 ‘화’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아이와의 관계에서 ‘화’는 논하고 싶지 않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논해야 하는 화라는 주제. 그 깊고 우리의 삶에 아주 중요한 화에 대해서 이 책은 이야기 한다. 이해하기만 하면 사라지게 할 수 있다고.

 

이 책을 SNS에 올린 뒤 많은 분들이 관련해서 정보를 물었다. 그만큼 화가 우리 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고, 다들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고 있다. 누가 썼든, 어떤 책이든 읽기 전에는 가타부타 말하지 않는 편인 나. 읽은 후인 지금, 이 책을 추천하겠는가?

  • 아무리 자신이 어렵고 힘든 상황이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조건을 변화시키면 상황은 언제나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바른 견해를 믿고 현재 자신이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바르게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215)

당연히 추천한다. 화와 관련된 책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고, 스며들기도 하고, 제목 그대로 이해하게 해주는 책이다. 그럼에도 추천 전에 분명히 해야 할 게 있다.

첫번째는, 스님이 쓰신 책이니 당연히 불교 기반이다. 불교에 대해서 전혀 모르거나, 알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불편할 수도 있다. 물론 내용을 전혀 몰라도 화만 어떻게 할 수 있다면! 이라는 열망이 있거나, 불교에 대해서 크게 거부감이 없는 사람이라면 추천한다. 불교 내용을 기반으로 사성제나 팔정도 같은 개념이 나오는데, 이를 상세히 풀어서 설명을 해주실 뿐더러, 개인적으로 불교를 떠나 그 내용들이 우리의 삶에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려움을 걱정해서 포기할 책은 아니지만, 그 내용 자체에 별로 관심이 없거나 안 맞을 것 같다면 피하는 게 좋겠다.

두번째는, 마지막 장의 해결 방법은 결국 명상이다. 수행이라는 단어로 표현하셨지만, 아마 명상이라는 단어가 더 익숙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는 어쩌면 너무 뻔한 해결책이 아니냐고 쉽사리 치부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불교의 내용이니 명상으로 마무리가 되는 것은 나에게는 당연한데, 그 이상의 뭔가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실망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어떻게든 화를 이해해서 사라지게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럼, 우리는 화를 이해할 시간을 가지는가? 이 책을 읽고 ‘이해해야 한다’는 건 알았고 ‘어떻게 이해할지’를 배웠으니 실천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 저자가 이야기 하는 방식의 명상이나 수행이 불편하다면 적어도 화를 이해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 점을 염두하고 읽으시길 추천한다.

  • 일정한 시간 동안 좌선 수행이 끝나고 난 후에는 자신의 수행을 점검하는 반조의 시간을 반드시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다시 말해서 좌선 수행을 하는 동안에 어떤 장애들이 일어났는지, 장애를 어떻게 버리고 예방했는지, 어떻게 삼매를 계발했는지, 어떻게 삼매를 유지했는지 등에 대하여 반조합니다. (254)

 

화는 우리가 흔히 아는 것과 다르게 감정의 종류가 아니다. 화는 여러 종류의 부정적인 감정들을 기반으로 외부로 분출되는 표현 중에 하나이다.

  • 화를 욕망으로 풀다 보면 욕망이 점점 커지면서 그 반작용이 불만족도 커지게 됩니다. 화를 터트리는 것은 나와 타인은 모두를 괴롭게 합니다. 억눌러 참은 화는 사라지지 않고 내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는 등 괴로운 결과를 가져옵니다. (5)
  • 화는 대상을 싫어하는 특성이 있는 모든 마음을 말합니다. (중략) 화는 항상 정신적 불만족을 수반하므로 화가 일어나면 정신적 불만족이 있고, 정신적 불만족이 있으면 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94)

저자는 자신의 마음속에 부정적인 요소가 일어나는 모든 것을 화라고 한다. 이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여러 부정적인 감정들을 하나 하나 짚어 왜 그것이 화인지를 설명해주시는데 이 부분이 특히 유용했다. 일단 우리는 감정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자신에게 어떤 감정이 일어날 때 이게 도대체 뭔지 알기 어렵다. 단순히 기분이 나쁘다, 짜증이 난다, 마음에 안 든다 정도로만 치부하고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내가 분명히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알아야 그 감정을 해결할 수 있다. 심리서를 읽고 있나 싶을 정도로 잘 정리되어 있어서 유용했다. 그리고 읽다 보면 내가 참 화가 많구나 하고 알게 된다…….

 

  이제 화가 무엇인지 알았으면 왜 이해하는지도 생각해보자. 이는 명료하다. 문제를 알아야 풀 수 있기 때문이다. 흡사 스토리텔링 유형의 수학 문제를 풀듯이 우리의 감정도 여러 사연들이 생겨서 겹쳐지고, 그걸 풀려면 문제 자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 괴로움이 왜 일어나는지를 모르고서는 괴로움을 소멸하는 일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괴로움이 왜 일어나는지, 괴로움을 소멸하고 완전한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서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24)
  • 진정한 행복을 원하는 사람은 먼저 어떤 마음이 유익한 마음이고, 어떤 마음이 해로운 마음인지를 구분하는 지혜를 갖추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 해로운 마음은 버리고, 유익한 마음을 계발하는 올바른 방향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29)
  • 탐욕과 화가 서로 조건이 되고, 탐욕이 화와 어리석음의 서로 조건이 됩니다. 그렇지만 탐욕은 형에, 화는 아우에, 어리석음은 부모에 비유할 수 있으므로 화의 기본 구조를 ‘어리석음을 조건으로 탐욕이 일어나고, 탐욕을 조건으로 화가 일어난다’라고 간단하게 정리한 것입니다. (187)

여기에 더해서 화가 있는 상태와 화가 없는 상태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래야 화가 없을 때의 상태의 내가 어떤지 알 수 있고, 얼마나 자신에게 좋은 상태인지도 느낄 수 있다. 돌아갈 곳을 마련해 두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탐욕과 화가 서로 조건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그 조건을 없애서 화를 없앨 수 있다고 전한다. 이 내용이 이 책의 주이기도 하고, 논리적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책을 통해 확인하길 추천한다. 그렇다면 화는 왜 생기는 걸까. 간단히 이야기 하면 우리에게는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 욕망을 실현하지 못했을 때는 말할 것도 없이 정신적 고통이 생깁니다. 설사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성취했더라도 그것은 일시적일 뿐 결국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낙담하고 실망하여 많은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됩니다. 이같이 탐욕은 행복이 생기게 하는 유익한 마음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괴로움이 일어나게 하고 괴로움의 소멸에 방해가 되므로 해로운 마음이라 합니다. (32)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하면 우리에게는 화가 생기게 된다. 이를 여러 감정의 이름으로 우리가 만나게 되고, 결국은 우리의 마음을 좀먹는 불편한 것들이기에 화로 총칭하여 대처해야 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첫 번째는 그 유명한 <화살 경>.

  • 몸을 통해 일어나는 고통은 피할 수 없지만, 고통에 직면하여 그것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면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고통 그 자체보다 고통을 싫어하는 화 때문에 더 큰 고통을 겪는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합니다. (60)

화살을 맞아 아픈 몸은 어쩔 수 없다. 빨리 물리적인 치료를 해야 할 일이지, 그 통증으로 다른 화를 불러일으키면 안 된다. 내가 왜 화살에 맞아야 하지와 같은 분노, 이런 화살도 못 피하다니 자책감, 화살에 맞았으니 끝이구나와 같은 우울감 등등에 휩싸이지 않도록 노력하라는 점이다.

  • 화는 변화하는 자신의 여러 가지 모습 중 한 가지일 뿐이라고 이해해야 합니다. 화가 곧 자신의 고정된 모습이며 동일시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의 마음은 조건 따라 계속 변하는 것이지 고정된 형태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사람들의 마음은 때로 화를 내고, 때로 우호적이고, 때로 집착하고, 때로 놓아 버리는 등 끊임없이 변하는 것인지 고정불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를 분명히 이해해야 화를 자신의 고정된 모습이라 생각하며 동일시하지 않고 ‘단지 화가 일어나는구나’라며 객관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88)

다음은 화에 압도되어 잡아 먹히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화살을 맞고 화가 일어났다고 하더라도 거기서 끝내야지 그 화를 결코 더 키워 나 자신으로 둔갑시키지 말아야 한다. 나 또한 이제껏 대부분의 시간을 이런 식으로 살았다. 그래서 다시 일어날 힘이 부족하고, 새로운 걸 시작할 용기가 부족하다. 꾸준히 나의 화를 관찰하면서 나와 분리하고, 단지 화를 화로 보면서 나 자신에게 힘을 불어 넣어주는 수행이 필요하다. 그리고 최근 몇 년 동안 하고 있는 과정이기도 하다.

  마지막은 결코 화와 싸우지 말라는 것.

  • 화를 대하는 올바른 자세는 화를 화로써 대처하여 화와 다투지 않고 화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97)

이는 위의 내용과 연결되기도 하는데, 화가 난다고 왜 난 항상 이렇게 폭발하는 거야!와 같은 다른 화를 불어 넣거나, 화를 있는 그대로 외부로 모두 표출한다고 해서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화를 내 안에 쌓아 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화를 화 그대로 분출하게 되면 그게 습관이 되고 언제나 그런 방식으로 화를 풀어내야 하는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불난 데 불을 더 하는 꼴이니 화에 먹이를 더 이상 주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 방법이 바로 화를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기와 수행이다.

 

명상을 몇 년 동안 해오고 있지만, 꾸준히 하는 것도 아니고, 제대로 하고 있는 지도 언제나 의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에게 화가 많은 시기에 더더욱 명상을 하지 않으려는 반발심이 생기는 듯 하였다. 그런 내게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해준 책.

  • 몸의 긴장을 이완시킨 후에는 바른 견해를 기억하여 수행의 바른 방향을 정리한 후에 호흡수행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시 말해 호흡수행을 하기 전에 ‘세상의 모든 것은 조건을 의지해서 발생한 것이므로 무상하고 괴로움이며 무아이므로 그것들은 집착할 만한 가치가 없다. 좌선하는 동안만이라도 세상에 관한 관심을 모두 내려놓고 오직 호흡 또는 숨과 하나가 되어 머물겠다.’라고 결심한 후에 호흡수행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243)

명상을 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했다. 무엇이든지 워밍업이 필요한데, 자다 일어나서 냅다 명상해야지, 혹은 지금 너무 심란해 명상해야지 한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었다. 몸의 긴장을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정리한 다음, 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한 나의 결심을 확고히 한 후 시작하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아차 싶었다. 형광등을 끄고 켜듯 내 정신 스위치를 한 번에 전환시킬 수는 없다. (그게 됐으면 애초에 화를 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런 사항을 좀 더 신경 써서 진행할 것이다. 특히 제시되어 있는 문구는 직접 녹음해서 한 번 듣고 명상으로 들어가면 좋을 듯 하다.

 

이제 마무리로 나의 화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이야기 하고 싶다. 이 책을 다 읽은 그 날 아이에게 또 화가 났고, 화를 냈다. 책 한 번 읽고 모든 게 해결되지 않는다. 그런 걸 바라서도 안 된다. 읽고 나서 어떻게 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호락호락 한 건 없다. 하지만 분명히 머릿속에서는 화가 났다는 사실과 이 화가 왜 났는지 나의 욕망이 무엇인지, 차분히 돌아보려는 시도가 지속적으로 일어났다. 평소에도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비아냥거리면서 비난하는 말투를 쓰는 건 아니지만, 좀 더 차분하게 접근할 수 있었던 건 분명하다. 화를 안 낼 순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인간이니까. 그렇기에 어떻게 현명하게 화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고, 여러 수련을 통해 조금씩 나아져야 한다. 내가 이렇게 화에 대해 실마리를 잡아가는 건 단지 이 책의 도움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이 그 과정에 큰 영향을 준 것은 분명하다. 그렇기에 추천하고 싶다.

  • 자신에게 공덕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공덕을 짓기 위해 노력하고, 삼매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삼매를 계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지혜를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지혜를 계발하기 위해 노력하면 됩니다. 이렇게 부족한 것을 하나 하나 메워 나가다 보면 좋은 사람이 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욕망과 화를 완전히 버리고 괴로움을 소멸할 수 있습니다. (292)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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