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서평에 들어가기에 앞서,
‘마산 사람에게 마산이란 어떤 의미일까?’ 하는 생각이 초반에 진지하게 들었다. 마산 사람은 티를 낸다ㅋ 나도 그렇고, 마산 출신 사람들은 다들 그런다. 창원 출신들은 안그러는데, 마산 출신들은 그런다ㅋ 심지어 마산은 없어진 지명인데도 끝까지 마산 출신이라고 그런다ㅋ
이 책을 적은 노브레인 보컬 이성우도 마산 출신이다. 그래서 티를 낸다ㅋ 찾아보니 월영초등학교 선배다ㅋ 중학교는 동중을 갔고, 고등학교는 청강고(지금은 제일고)를 갔는데 월영에서 동중 가기가 오히려 어려운데 왜 동중을 가셨지.. ㅋ
책 초반 내용 중에 마산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반갑기도 했다. 반월시장은 고향집과도 가까워서 마산가면 들르기도 하는 곳. 어릴 때 북적북적거렸던 반월시장이 지금은 너무나도 휑해져서 갈 때마다 마음이 좀 아픈 곳ㅋ 경상도식 소고기뭇국 이야기도 반갑고ㅋ
거봐, 마산 사람은 이렇게 마산 사람 티를 낸다니까ㅋㅋ
책 내용으로 (제발) 들어가보자.
26년차 로커 이성우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인 한덕현 의사선생님이 ‘글’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형식이다. 문답 형식이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서로를 더 알아가는 느낌. 로커 이성우와 인간 이성우가 담겨 있고,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한덕현과 스포츠 정신의학 연구자로서 한덕현도 담겨 있다. 각자의 전문분야로서의 삶과 인간으로서의 삶이 동시에 담겨 있어, 진지하면서도 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철학적인 주제, ‘사람은 왜 죽는가’부터 ‘불면증에 걸렸어요’ 라는 누구나 한 번 즈음은 겪는 이야기까지 꽤 스펙트럼 넓게 담겨 있는데,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쪽이 로커 이성우라서 신선하게 다가왔다.
나이듦에 대해, 노화에 대해, 오랜 열정의 유지에의 어려움에 대해 이성우는 솔직한 어투와 내용으로 이야기 하고, 한덕현 교수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적절한 답을 해준다.
무기력증에 빠졌을 때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걸 다시 책으로 읽으니 반가웠다(?). 7월, 8월 달에 심하게 무기력증이 와서 소설도 못쓰고 그랬는데 간신히 규칙적인 생활을 하기 시작하고 나아졌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일을 하고 있으니 규칙적인 생활 안하려고 해도 안할 수도 없으니 다행(!)이기도 하고.
‘누구누구는 이런 직업을 가졌으니, 이리이리 해야 한다’는 편견을 나도 갖고 있었던 것 같아서 읽으면서 반성. 로커는 무대 위에서는 로커지만, 무대 아래에서는 똑같이 숨쉬고 밥먹고 불면증에 시달렸다가, 금연으로 힘들어 하는, (당연하지만) 인간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책은 결국, 이성우와 한덕현은 말한다.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잘 지키고, 잘 영위해 나가기 위해서는 (동어반복이지만)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잘 지키고, 잘 영위해야 한다고.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자기 기준을 제대로 세우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공동 집필이긴 해도, 로커 이성우의 글을 읽을 수 있었다는 게 좋았다. 로커답기도, 로커답지 않기도 한 그의 글을 읽으면, 노브레인 노래를 들을 때 좀 다르게 들릴 듯.
노브레인 ‘마산스트리트’ 노래 들으면서, 빨간 소고기뭇국이 먹고 싶은 날이다.
행님, 좋은데이 한 잔 하입시더~ ㅎㅎ
아, 참! 이 책은 성우 행님의 사인본입니데이~ 고맙습니데이~! ㅎㅎ
책은 한빛비즈로부터 받았고, 금전적인 이익은 안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