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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m.blog.yes24.com/document/10165833


리더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


팀클락,브루스 헤이즌 공저/김고명 역

RSG(레디셋고) | 2018년 01월




#3. OO만 바꿨을 뿐인데 기막힌 혁명이 일어났다


핼로이드 포토그래픽 컴퍼니는 100여 년 전에 뉴욕주州 로체스터에서 시작한 작은 회사다. 지금은 그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하지만 그 역사를 보면 비즈니스 모델을 살짝 바꾼 것만으로 정보 공유 혁명이 일어나 회사가 세계적인 기술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전환점을 맞이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전 세계인이 다 아는 유명한 브랜드가 탄생했다.


1958년, 핼로이드는 일반 용지를 이용하는 복사기를 개발했다. 관계자들은 이로써 그동안 탄산지나 특수 코팅지 전용 복사기를 사용하던 중·대형 사업체에서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에 일대 혁명이 일어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모델 914’로 명명된 핼로이드의 복사기는 가격도 비싸고, 크기도 대형 냉동고만 해서 무게가 무려 300킬로그램에 육박했다. 핼로이드의 잠재적 생산 파트너 중 하나였던 IBM은 저명한 컨설팅기업 아서 D. 리틀에게 이 복사기의 시장성 조사를 의뢰했다. 컨설턴트들은 보고서에 이렇게 평했다.


‘모델 914는

사무용 복사기

시장에서 미래가 없다’


이어서 또 다른 컨설팅기업인 언스트 앤 언스트에서 2차 조사에 들어갔지만 그 결과도 앞선 조사보다 아주 조금 호의적이었을 뿐 비관적인 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핼로이드 경영진은 모델 914가 선견지명이 있는 고객들에게 어마어마한 가치를 창출하리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제품계획부장 존 글래빈의 머리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모델 914의 납품 방식을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 고객에게 고가의 장비를 구매하라고 하지 말고 저가로 빌려준 후 기계에 장착된 계량기를 이용해 복사량에 따라 비용을 받으면 어떨까? 그러면 고객으로서는 초기 투자 금액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기기의 효용성을 직접 시험해 볼 수 있었다. 핼로이드 측은 이 방식을 일단 한번 시도해 보기로 했다.




종량제 대여 서비스를 도입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기계도 그대로이고 고객도 그대로였다. 하지만 이렇게 편익 제공 논리만 살짝 바꿨을 뿐인데 업계에 일대 혁명이 일어났다. 핼로이드의 매출액은 10년 만에 3천만 달러에서 12억 달러로 치솟았다. 그사이에 회사명도 바뀌었다. 제록스XEROX로.



이 신형 복사기는 중요한 정보를 저비용으로 신속하게 복사해 공유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업체들에 어마어마한 편익을 제공했다(당시는 개인용 컴퓨터와 인터넷이 발명되기 전이었다).


고객들은 이 기막힌 제품을 설치하고 수십억 장의 복사물을 만들면서 핼로이드에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려줬다. 이렇게 저가로 복사 장비를 빌려주고 매달 복사 건수에 따라 비용을 청구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이후로 수십 년 동안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역사의

뒤안길로


하지만 제록스에도 위기가 닥쳤다. 일본 제조사들이 더 작고 경쟁력 있는 복사기를 출시한 것이다. 게다가 1990년대 초에 상업용 인터넷 접속 서비스가 등장하고, 1993년에 어도비 시스템즈에서 PDF 파일 포맷을 무료로 공개했다. 디지털 파일과 인터넷이 정보를 복제하고 공유하는 수단으로서 종이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복사기를 빌려주는 제록스의 기존 비즈니스 모델은 구닥다리가 되어 갔다.


그 시기에 제록스도 적극적으로 디지털 혁명을 받아들여 개인용 컴퓨터, 레이저 프린터, 컴퓨터용 마우스,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 이더넷 등 변화에 부응하는 기술을 발명하거나 개발했다. 하지만 이런 중요한 기술을 상업화하는 데는 실패했다. 오히려 복사기 대여와 전혀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사용하는 기업들에 기술을 빼앗겼다. 그중 가장 유명한 기업이 애플 컴퓨터다.



이후 제록스는 기술, 사회, 경제적으로 변화의 격랑에 시달렸다. 종이 없는 사무실, ‘그린’ 혁명, 아울러 경기침체에 따른 산업계 전반의 비용 절감 운동으로 인해 회사의 주축이 되는 복사기 비즈니스 모델이 점차 힘을 잃어갔다. 물론 제록스는 아직도 세계적인 기술기업으로 건재하지만, 이 글을 쓰는 현재 그들의 시가총액은 그 혁신의 최대 수혜자인 애플사 의 5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제록스의 남다른 역사에서 우리는 두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첫째, 비즈니스 모델만 바꿔도 문자 그대로 사업체의 변신이 가능하다. 둘째, 아무리 훌륭한 비즈니스 모델도 언젠가는 효력을 잃는다. 어떤 산업이든 간에 비즈니스 모델은 기술, 경제, 사회적 변화가 가속화되고 경쟁이 격화되면서 그 수명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이런 격변의 시대에는 리더와 리더 지망생 모두에게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 대목에서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가 등장한다.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는 기업이 고객에게 가치를 창출 ․ 제공하고 그에 대한 보상을 받는 과정에서 작용하는 논리를 설명할 때 대단히 유용한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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