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골 기숙 학교의 목가적 풍경 속에서 해맑은 아이들의 학교 생활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시작되는 작품에는 곱고 하얀 쌀밥에 섞여 씹힌 작은 모래 알갱이처럼 돌출된 단어 하나가 서걱서걱 굴러다닌다. 뭔가 옳지 않아 하는 기운이다. 어린 소년 소녀들의 우정과 갈등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지만, 거기엔 뭔가 이치에 맞지 않는, 섬뜩한, 비운이 감돈다. 아이들은 학대되거나 방치되지 않고 비교적 잘 돌보아지고 있는 듯하고, 창작 활동, 그룹 놀이, 교환회 같은 사건에 조명을 비춘다. 평화 속에 감도는 이상한 긴장감은 첫째,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