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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캐넌의 세계

[eBook] 로캐넌의 세계

어슐러 르 귄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르 귄의 부모는 모두 인류학 학자이자 작가였다. 마음의 파도(The waves in the mind) 라는 에세이집에 실린 <인디안 삼촌> 글을 보면, 르 귄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의 캐랙터 형성의 근원을 짐작할 수 있다. 1911년에 한 인디언이 캘리포니아 북부의 작은 마을에 나타난다. 그는 말하자면 마지막 토착 야생 인디언으로, 지역의 다른 인디언들과 언어가 통하지 않았고, 그의 동족들은 일생을 백인에게서 숨어 살아왔다. 동족이 모두 죽고, 그가 혼자가 되었을 때, 그의 언어를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 책과 같은 헤인 시리즈 중 하나인 '유배 행성'의 제목이 떠오른다.


르귄의 소설을 읽다 보면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했던 방식의 완전히 생소한 문화적 다양성을 창조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이 "와일드" 인디언이 살던 세계에는 서로가 서로를 지칭하는 이름이 없다. 그래서 이 남자는 아이쉬 말로 men을 똣하는 Ishi로 불리게 된다.  이제까지 살던 세계가 허물어지고 혼자 남은 인디안, 그의 말을 몇 마디 할 줄 아는 언어학자가 그를 인류학 박물관에 데려가고, 그는 그 박물관에서 살게 된다. 그 박물관에서 언어와 습관과 문화이자 정체성의 일부였던 부족 모두를 잃고 홀로 남은 남자가 막 들어선 새로운 세계를 배우고, 과학자들과 박물관 방문객들에게 자신의 잃어버린 세계의 방식을 가르쳤다. 여기서 르귄은 어머니 시어도라 K 귄이 남긴 아이쉬의 전기 <Ishi in Two Worlds and Ishi, Last of His Tribe> (두 세계의 이쉬와 부족의 마지막 이쉬)를 언급하며, 어떻게 웨스트가 이겼는지, 미국인이라는 게 무엇인지를 안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알고 싶은 사람은 그 책을 읽으라고 말한다. 이쉬는 작가가 태어나기 전에 죽었다.


단편 <샘레이의 목걸이>는 [바람의 열두 방향]에 수록된 단편이다. 이 곳은 지구와는 조금 다른 느낌의 어떤 행성으로, 중세적인 분위기가 흐른다. 가난한 영주의 딸 셈레이는 다른 영주에게 시집을 가는데, 너무 가난해서 아무런 혼수도 해가지 못한다. 그녀는 연회에서 자기보다 훨씬 못한 가문의 사람들이 화려하게 치장한 것을 보고, 자신의 남편인 영주는 이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집 안에서 대대손손 내려오던 보석 목걸이를 가지러 간다. 그 보석 역시 선대에서 어디선가 획득한 물건이지만, 할아버지 대 쯤에서 그 목걸이는 사라졌었다. 그녀는 기필코 그 목걸이를 찾아서, 남편인 영주의 명예를 되찾아주고 싶었다. 남편에게는 말도 않고 딸을 시누에게 부탁한 채 금방 돌아올 거라고, 목걸이를 찾아서 돌아올 거라며 말하고 떠난다. 목걸이를 찾아 떠나는 여정은 기이하기 짝이 없다. 굴 속에 사는 키작은 종족들을 찾아가고 그들이 이끄는 이상한 탈 것들을 타고 아주 먼 곳으로 다녀왔다는 사실은 목걸이를 찾아 집으로 돌아왔을 때에야 알게 된다. 샘레이는 목걸이를 찾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길고 긴 우주 여행을 했던 것이다. 자신에게서 단지 몇일 뿐이었던 여행이 고향 행성의 시간으로는 어린 딸이 자신의 나이 또래로 변하는 만큼의 시간이었던 것이다. 남편은 죽고, 딸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시누는 늙어있다. 아이의 성장과 남편과 함께 했어야 할 그 소중한 젊은 날들의 시간을 하찮은 목걸이와 맞바꾼 셈레이는 미쳐 버린다. 


이 소설은 셈레이의 목걸이의 행성을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은 셈레이에게 목걸이를 건네 주었던 다른 행성의 박물관 큐레이터 로캐넌이다. 그들은 우주를 돌며, 생명체에게 문명을 전달해왔다. 셈레이를 목걸이가 있는 다른 행성으로 이끌었던 난장이 족은, 바로 로캐넌의 행성에서 왔던 우주인들에게 문명을 배우고 우주 여행을 할 수 있게 된 종족이었던 것이다. 로캐넌은 이 행성을 구하기 위해 샘레이의 손자벌 되는 영주와 모험을 떠난다. 이 소설은 바로 그 험난한 모험 이야기이다. 여기에는 여러 종족들이 나온다. 난장이와 목걸이는 북구의 신화에서 모티브를 찾아볼 수 있다. 긴 공전 주기를 생각케 하는 '긴 겨울'이라는 소재는 이 책보다 훨씬 더 이후에 쓰인 'winter is commin'은 '왕좌의 게임'에서 스탁스 가문의 모토로 길고 험난한 어둠을 상징하기도 한다. 


날아다니는 말이 원거리 통행 수단이고, 종족간의 텔레파시로 의사소통을 하는 종족이 있고, 각 문명화된 종족들의문화적 경계와 구분이 확실한 곳. 행성을 지키기 위해 하는 여정이지만, 그 온갖 어려움을 뚫고 최종 목적지에 도착한다면, 만일 도착하더라도 뭘 어쩌자는 건지에 대한 계획은 찾아볼 수 없다. 다 생각이 있겠지, 하면서 읽다보면....   짧다. 중단편 분량이다.  아마존에서는 헤인 시리즈 세 권 묶어서 한권으로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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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나난

    내가 만약 다른 행성으로 가서 그곳에서 말이 통하지 않는다 생각해봅니다. 다른 나라에 가서 말이 통하지 않을때도 답답한데 이건 뭐 더할거 같아요. 생각만으로도 섬짓 합니다. 그냥 말 통하는 세상에서 사렵니다.ㅎㅎ

    2019.04.03 11:01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게스

      아 말안통하는 인디안 얘기랑 섞였는데, 여기서는 말은 통해요. 이 로캐넌이라는 사람이 온 곳이 고도로 문명이 발달한 곳이라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암튼 말이 통하는데, 번역기를 쓰던가? 암튼 말이 통했어요 ㅋㅋ

      2019.04.03 11:06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