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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올해의 책 2019
연애의 기억

[도서] 연애의 기억

줄리언 반스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강렬한 첫 문단. '사랑을 더 하고 더 괴로워하겠는가, 아니면 사랑을 덜 하고 덜 괴로워하겠는가? 그게 단 하나의 진짜 질문이다, 라고, 나는, 결국, 생각한다.'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에 이 책의 서두가 언급되길래 문득 다시 읽고 싶어져서 3년여만에 펼쳤다. 줄리언 반스의 <연애의 기억> - 원제는 The Only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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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폴이 19살 당시 48살의 수전과 사랑에 빠졌던 그 순간으로 되돌아가 그의 '단 하나의 사랑 이야기'를 담담하게 회고하는 소설이다. 얼마 전에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책 읽어주는 남자>를 읽어서였는지 두 화자가 자연스레 함께 떠오르기도 했지만, <연애의 기억> 속 문장이 더욱 진득하게 느껴졌다. 어쩌면 인생의 노년에 든 이가 생에 있었던 단 하나의 사랑을 회고하는 이야기이니 무게감이 느껴지는 것이 당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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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사랑. 정의할 수 없고 오로지 이야기로만 존재하는 그것, 사랑. 정말 그런게 존재한다면 우리는 그것이 '단 하나의 사랑'임을 알 수 있을까? 그런게 정말 존재할까? 모든건 기억 왜곡이 아닐까? 폴의 입장에서는 단 하나의 사랑일 수 있어도, 수전에게는 아닐수도 있지 않을까? (옮긴이의 말에서처럼 이 소설에는 가장 중요한 또 하나의 축인 수전의 이야기가 부재한다.) 아니, 정말, 사랑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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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사랑해보지 않은 것보다는 사랑하고 잃어본 것이 낫다.' 소설의 후반부로 갈수록 쓸쓸함과 황폐함만이 남겨진다. 열렬했던 사랑의 정점이 지나가고 그녀를 잃은 것도 잃지 않은 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에서 방랑하는 폴. 그는 계속해서 수전과의 역사를, 관계를, 감정을 정리해보려고 하지만 결국 오래전 수전이 말했듯 사랑은 정리되거나 정의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이야기일 뿐. 단 하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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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이야기든 타인의 이야기든 지나치게 이입하고 낭만화하는 경향이 있는데 (괴로울 정도의 감정이입), 이 소설을 읽으면서 엉뚱하게 내 부재하는 사랑(지나간, 잃어버린, 끝난, 어긋난 등의 표현도 생각해보았으나 그 어느것도 적절하지 않게 느껴진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조금 위험할 정도까지 생각이 파고들어가 끊어내는데 애를 먹었다. 온갖 감정들이 뒤섞여 혼란스러운 기억들. 사랑? 사랑. 영원히. 어떤 기억은 평생을 간다. 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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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의 경우처럼. 단 하나의 사랑. The Only Story.

www.instagram.com/vivian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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