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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는 세계>는 어린이책 편집자를 거쳐 독서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저자가 그동안 어린이들을 만나며 알게 된 것들에 대해 적은 에세이다. 어린이를 훈육의 대상이 아닌 어른과 대등한 존재이자 사회의 구성원으로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돋보인다. 독서교실에서 생긴 어린이들과의 일화들이 풍부하게 실려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그중에서도 비 오는 날 우산 없이 걸어가는 어린이를 만난 저자가 어린이에게 도움을 주어도 되는지 정중하게 물어본 뒤 우산을 씌워준 일화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어른은 어린이를 정중하게 대해야 한다!) 그런가하면 어린이의 품위에 대한 글은 이 책을 통틀어 가장 좋았다. 어린이도 사회생활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어린이를 존중해주는 마음이라니. 어른에게 정중한 대접을 받은 어린이는 높은 확률로 훌륭한 어른이 될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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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유년 시절의 모습들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러고는 '나도 어린이였던 때가 있었으니까 어린이들의 세계 쯤이야 쉽게 알 수 있다'며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생긴다. 하지만 어른이 예전에 어린이였다고 해서, 또 단순히 몸을 낮춰 눈높이를 맞춘다고해서 어린이의 세계를 모두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어른에게는 어엿한 사회의 구성원인 어린이들을 기다려주고, 헤아려주고, 이해해주려는 마음이 필요하다. 책을 읽고 나니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퐁퐁 솟는다. 혹시 어린이들과 만날 일이 생기면 꼭 존댓말을 쓰고 정중하게 대해주어야지. 어른이니 다 안다고 으스대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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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한 사랑>과 같이 읽으면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