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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너머로 달리는 말

[도서] 달 너머로 달리는 말

김훈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공터에서 이후 3년 만에 만나는 작가의 소설이다. 

너무너무 좋아서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선 몸을 부르르 떨었다. 

칼의 노래의 첫 문장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이 후 너무나 맘에 쏙 드는 첫 문장을 만났다. 

 

이 세상은 저절로 펼쳐져서 처음부터 이러하고, 시간은 땅 위에 아무런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고 초(草)나라 『시원기始原記)』의 첫머리에 적혀있다. 


소설은 첫 문장 처럼 시간은 땅 위에 아무런 자취를 남기지 않는 이야기를 펼쳐 놓았다. 

자취는 없으나 흔적만 남은 이야기들을 얼기설기 엮어, 그 사이를 빼곡하게 채우는 잘 벼려져 날이 선 소설가의 문장은 나를 시간속에 흩어졌으나 소설가의 문장으로 재창조 된 공간으로 곧장 데려갔다.

 그 공간 속에서 태초의 사람들은 자연과 함께 살았고, 말과 늑대를 길들여 삶을 이어갔다. 초원에 머무르지 않는 사람의 무리가 생겨 났고, 강 하구에 무리지어 정착하여 사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그 둘은 필연적으로 충돌한다. 

 말들이 있었고, 사람에게 길들여져 전장에 나서거나 부역을 하게 되었고, 사람의 삶에 녹아 들어 살고 죽고를 반복한다. 

 그들에게 사람들의 충돌은 이해할 수도 가 닿을 수도 없는 어떤 것이었다. 

 사람과 말이 죽고 태초에 백산에 들어간 무당 요는 바람이 되어 꽃이 되어 죽은 영혼들을 데려가 위로하고... 

 그저 이야기는 너무나 환상적이었고, 살아있는 존재들의 삶을 이어가는 모양들을  바라보는 소설가의 시선은 처절하고 아프고 가여움으로 가득차 있었다. 소설가의 시선이 아득하고 멀었다. 

페이지가 끝이 나고  시간 속에 모든 것이 사라졌다. 

정말 아득한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는 난 야백이고 토하였고, 사람들의 분노가, 증오가 무었인지 알지 못하여 다만 가여웠다. 


오래 보아온 일상의 풍경 앞에서 저기가 대체 어디인가, 저기는 왜 저렇게 생겼나, 사람들은 왜 저기에 모여 있는가, 이런 의문들이 나를 분해한다. 

 이 의문은 몽매하고 절박하다. 

 나는 과거에서 아무것도 전수 받지 못한 미물로서 외계에 내던져져 있다. 

 -작가의 말 중. 

 

 사는게 어찌 이리 피곤하고 피곤한가. 나는 언제까지 이리 피곤함을 달고 살아야 하나, 나는 어찌 이게 뭐라고 죽을 수도 있다는 선고들 앞에서 죽지 않고 살아 남아 이리 무겁고 힘겹게 느끼며 사는가.  이 삶은 언제 끝이 나는가라는 알 수 없는 도달할 수도 없는 질문들에 식은땀을 흘리다 깨기를 반복하는 나날을 보내는 중에 책을 만나 시간을 쪼개어 가며 다 읽었다. 

 페이지가 줄어드는게 아까웠고 책을 다 덮고 나니 나의 이 시간 속에 없어질 고민 들의 덧 없음에 허허 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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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행복한왕자

    살짝 땡기지만...김훈은 쩜 그래...ㅜㅜ

    2020.08.07 20:42 댓글쓰기
    • Gypsy

      쩜 글치만 강추~ 흐흐흐

      2020.08.10 12:25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