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어먹기 힘든 세상살이에 요 쪼매한 녀석을 만원이나 주고 사는게 손꾸락이 오그라 드는 느낌이지만.
재미있다.
날씨 탓에 컨디션이 영 벨로 인지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들에 손이 가는 시절이다.
백민석 작가의 해피 아포칼립스를 재미있게 읽었고 이번 구병모 작가의 본 책 딱 두권을 읽었을 뿐이지만 은근 요 씨리즈에 대한 관심이 쑥쑥 올라가고 있는 중이다.
두 권을 읽었을 뿐이지만 요 씨리즈의 컨셉을 알 것도 같고 무엇보다 너무나 가독성이 좋아 요즘 같은 시절에 읽기 좋은 소설이라 하겠다. 두 권 모두 말이다.
다만, 요즘은 채소값이 미췬 듯이 천장을 뚫을 기세로 치솟는 중이라 나같은 샐러드 성애자에게는 경제적 부담이 너무나 큰 시절인데, 이 와중에 요런 쥐똥만한 녀석에게 만원을 지출 하려니 얼마나 손이 벌벌 떨리던지 말이다.
아무래도 나의 노후를 위해서 사 읽는 책의 양을 줄여야 겠는데 말이다.
귀찮더라도 도서관을 다녀야 겠는데... 아 코로나...
생각만으로도 너무 슬프고 애통하다.
아님 내가 가진 예금과 주식들이 서로서로 연애라도 해서 자가 증식이라도 해주던가 말이야. 아 정말.. 그랬으면 원이 없겠네...
작가의 '파과'가 기대감에 비해 만족감이 떨어 져서, 이 책을 살까 말까 망설이다 사서 읽었다.
작가의 첫 책인 '위저드 베이커리'에 대한 기억이 워낙에 좋았던 터라, 위저드 베이커리 때 보여줬던 소설적 상상력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까지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심장에 수 놓은 이야기는 '위저드 베이커리' 를 떠올리게 만들 만큼 오묘하고, 삶의 어두운면도 긴장감 있게 건드리면서 굉장히 속도감 있게 읽히고 이게 소설이지 하는 상상력으로 나를 기쁘게 하는데 충분했다.
한번에 읽을 수 있을 만큼 적은 분량이라 커피 한잔에 사과 한알을 우적우적 씹어 먹으면서 읽기 딱 좋았다.
그리고 읽고나서 나도 어깨 죽지에 살며시 작은 문신을 좀 하고 싶다는 생각이 아주 간절해졌다.
사자자리 문신이 내 인생살이에 좀 더 용기를 주길 바라면서 말이다.
내 별자리가 사자자리니까 오메가를 닮은 상징모양으로다 아주 작게 쪼매하게 말이야.
아이라인을 한 번 해봤다고 용기가 퐁퐁 샘솟는 구나.
이 작가의 특징이 문장을 좀 길게 쓴다는 건데, 파과 때 보다 훨신 가독성이 좋았다.
굿~
하지만 제목이 내용에 비해 좀 촌시러운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