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난 이름 이기호.
요즘 좀 머리 아픈 묵직한 이야기들을 주로 읽은 터라 머리 식힐 겸 찾아 읽은 책이다.
이 작가의 책을 읽다 보면 이런 문장들이 늘 떠올랐다
"평범성의 재 발견"
"이리 평범하기 짝이 없는데 왜이리 착착 감기지?"
"아 진짜 뭐 이런게 사람을 이리 울리고 웃기는거지?"
소설을 고르는 나의 취향은 독특한 상상력이나 개성 넘치는 문장 혹은 작가의 세계관에 무게감을 두는 편이다. 이 작가는 늘 이런 점에서 내게 그닥 큰 무게감을 주지 못하는 작가라 생각해왔었는데, 이리 한 번씩 머리가 복잡하거나 지끈 거릴때면 머리 환기용 탑리스트 작가군 중 한명으로 생각나는 이름 중 하나라는 건 내게 여전히 나 스스로에 대한 아리송이라 하겠다.
특히나, 이 번 책은 진짜 너무나 평범하기 그지 없는 사람들의 지지고 볶고 사는 이야기들인데 왜 이리 사람을 웃겼다 울렸다 하는지 참으로 그 어느 때 보다 아리송하면서도 만족스럽게 한 큐에 책을 다 읽었지 뭔가.
읽는 이에 따라선 불쌍한 혹은 사회의 변두리 쪽 사람들 이야기라 읽힐 수도 있겠지만 내겐 그냥 평범허기 짝이 없는 사람들의 평범하기 짝이 없는 지지고 볶는 이야기로만 읽혔다. 그리고 이 무수한 이야기들을 읽노라면 이 작가가 어디 역전에서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는게 취미인가 싶은 정도로 너무나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가 나오는게 참으로 신기방기 할 따름이었다.
마치 작가의 상상이 아닌 사람 사는 이야기의 인생살이 채집 기록 같다고나 할까?
여튼 참으로 다양하게 많이도 나오더랬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사랑의 모양들이 말이다.
작가 말대로 여튼 이 것도 모두모두 사랑일게다.
내 마음의 조각을 네게 허락한 것(그 네가 누구 혹은 무엇이든) 그것이 사랑이지 뭐 다른게 사랑인가 말다.
다만, 요즘 이런 문고본 싸이즈의 책들을 마주할 때 마다 가격의 적정성에 대한 심한 혼란을 겪는 중인데, 난 여전히 이런 손바닥만한 내 오버핏 가디건 주머니에 쑥 들어가는 싸이즈의 책을 13800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만났을 때의 고뇌를 무엇으로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예스에 민원을 넣어야 곘다.
책에도 규격 표시를 해달라.
페이지 수로 나를 우롱하지 말라!
인터넷으로 판매되는 물품중 왜 유독 책만 그 물품(책)에 대한 싸이즈가 표기가 안 되는지 왜 사람들이 그것에 불평을 하지 않는지 나는 도통 이해를 못 하겠다.
여튼 이것은 누가 읽어도 연애 소설!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