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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음식

그런 날이 있다.

쏘맥이 무지하게 땡기는 날.

육고기 봉인해제의 날이다.

돼지고기 한주먹을 정육점에서 사온다.

마지막 남은 한줌의 묵은지를 꺼낸다.

냄비에 기름을 살짝 두른다.

기름이 자글자글 온도가 올라가면 묵은지의 국물을 쪽 빼서 쫑쫑썰어 냄비에 투척.

촤르르르 소리를 들으며 가스렌지 불을 중불로 줄이고 묵은지를 사정없이 쉐킷쉐킷 열성적으로 볶아 준다. 묵은지에 노릿한 색이 돌기 시작한다.

묵은지의 국물을 쪼르르 냄비에 부어주고 설탕을 한 수푼 고루고루 뿌려준다.

키친타올로 꼭꼭 눌러 핏물을 적당이 빼준 돼기고기를 냄비속에 우루루 부어준다.

다시 열성적으로 붉은 고기가 회색으로 변하고, 김치국물을 먹어 주황색으로 익어갈때 까지 오래도록 쉐킷쉐킷. BTS의 리듬에 손목 스냅을 맡겨 가며 쉐킷쉐킷 열심히 오래오래 저어준다.

 고기가 익고 김치와 고기향이 어우러지고 김치국물이 졸아 든다.

물을 넉넉하게 부어 주고 양파, 대파, 버섯을 듬뿍듬뿍 마구 투척을 해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두부 반모를 크게 3등분으로 잘라 맨 위에 올려주고 냄비뚜껑을 덮고 불을 약불로 줄여준다.

 보글보글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어제 읽다 만 '전쟁과 평화'를 느긋하게 읽는다.

 마지막으로 간을 보고 자그마한 유리 냄비에 김치찌개를 적당히 덜어준다.

회색 식탁보가 깔린 식탁위에 은색 테이블 매트를 깔고 흰색의 수저 받침에 수저를 셋팅해준다.

 냉동실에서 2시간 동안 차게 식은 진로 이즈백을, 냉장실에서 테라 한병을 꺼낸다.

 둥근삼각형의 목이 긴 잔에 진로와 테라를 1:4의 비율로 적당히 섞어준다.

코로나 초기에 다른 소주업체들이 침묵할 때 통크게 기부를 했다는 이유로 요즘 나의 최애 소주는 진로다.

 시원하게 쏘맥을 한잔 원샷~ 캬~ 그리고 푹 익은 김치와 되재고기를 한점 두부위에 올려 호호 불어 꿀꺽 먹어준다.

 날이 꿀꿀한 날엔 이게 최고지.

 

선물을 받았다. 손질해삼.

세상에 이런 싱싱한 해삼이라니.

수퍼에서 청경채 한봉지를 사온다.

청경채, 양파, 버섯을 손질해서 적당히 씻어 둔다.

잠자전분 두 수푼도 미리 물에 개어 둔다.

웍을 꺼낸다.

웍에 기름을 두른다.

기름 온도가 올라 가면 편마늘과 파 그리고 페페로치노 두개를 웍에 경쾌하게 투척.

파, 마늘, 페페로치노 향이 적당히 어우려져 향이 올라 오기 시작한다.

손질한 해삼을 웍에 투척~ 쉐킷쉐킷 살작 익혀준다.

해삼이 오그라 들기 시작하면 청경채를 뺀 야채를 모두 투척하고 굴소스를 밥수가락 2/3 만큼 넣어준다.

 최르르~ 소리를 들으며 센불에서 손목스냅을 이용해서 웍을 돌려준다.

냄비속에 불꽃이 조금씩 넘실 거리면 더욱 좋다.

 양파가 투명해지고 버섯이 익는다.

청경채를 투척하고 물에 갠 감자 전분물을 부어 준다.

청경채가 살짝 숨이 죽으면 재빠르게 커다란 파스타 접시에 옮겨 담는다.

오늘은 자그마한 갈색빛이 도는 식탁 매트에 금붕어가 노니는 유리수저받침에 젓가락을 셋팅해준다.

 오늘의 술은 기네스 오리지날이다.

 

2. 영화

<아웃로 킹>

친구와 집에서 넷플릭스로 '아웃로 킹'을 보는 중이었다.

성벽 입구에 윌리엄 월레스의 팔 한짝이 걸리고 사람들이 분노하는 장면이 나왔다.

친구B : 윌리엄 월레스가 누구야? 누군데 쟤들이 저러는 기야?

Gypsy: 멜깁슨이야.

B: 잉? 아 혹시 그 영화?

G: 응 그 영화 브레이브 하트 그거. 거기에 '멜깁슨' 가가 윌리엄 월레스야.

   영화 마지막에 멜깁스이 막 달려 나가자나.(맞나? 여튼은~) 결국 전투에서 걔가 져 그래서 도망 다니다가 잡혀서 잉글랜드 에드워드 왕 앞에서 재판받고 저래 능지처참 되서 4개 도시인가에 사지 절단 된 채로 걸려.

B: 아하.

역시 세대공감이란 이리 중요하다. 비슷한 또래끼리 만나야 즐거운 이유가 여기 있다.

 

<해피투게더>

이수: 언냐 왕가위 특별전을 합니다. 가시죠. 제가 모시겠나이다.

Gypsy: 좋다. 가자.

이수: 언냐 이번에 버거킹에서 채식버거가 나왔답니다.

       이거 먼저 맛보시죠.

Gypsy: 오~ 대찬성이다.

버거킹에서 나온 신상 채식버거 2종을 맛을 봤다.

바베큐 맛 보다 플레인 버거가 훠얼신 맛이 좋았다.

그리고 콩고기가 이리 식감이 좋아 진걸 알고 둘이 얼마나 깜짝 놀랐는지 말이다.

정말 환영 할 만한 일이다. 종종 먹게 될 듯 하다.

이래서 젊은 친구를 옆에 두어야 하는 거다.

고맙다 이수.

오랜만의 나들이다. 그것도 영화관씩이나 말이다.

역시나 사회적 거리두기로 일행과 떨어져 앉아 영화를 보는 것은 여전히 참으로 아쉬운 노릇이다.

 영화가 시작하자 마자 나는 찔끔찔끔 울었다.

 20여년의 시간이 지나 다시 본 영화는 별 내용도 없이 질척질척 거리는 연애담일 뿐인데 어찌나 화면이 감각적이고 마음이 찌르르 하던지 말이다.

 불과 지난 주에 왕자오라버니 보고 전원일기 본다고 무지하게 흉을 봤는데... 매우 반성을 했다.

영화를 보고 바닷가 찻집에 앉아 홍차를 홀짝이며 이수와 애틋함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아날로그적 감성, 그리움, 애틋함. 20대의 치기어린 감정의 날것의 욱함을 그려낸것이 해피투게더라면, 성숙함의 끝에서 꾹꾹 눌러 담은 절제미의 끝을 보여주는 영화가 바로 화양연화 아니겠는가란 이야기를 했다.

 애틋함의 그 눈빛과 절절함. 국수는 또 왜들 그리 많이 먹어 대는지. 장만옥이어야 했던 차파오의 관능미와 절절한 눈빛의 그녀의 결정적이 한마디. '저는 오늘 집에 가지 않을 거에요' 이 대사를 어찌 잊으리오까.

 이와 대조적인 해피투게더의 그 질척거림들. 우리는 늘 그렇게 다시 시작했다.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보노 라면 홍콩의 가장 자유분방했던 홍콩의 리즈시절을 보는 기분이다. 한국에 사는 우리가 이럴진데, 지금의 홍콩인들은 얼마나 그리울까 모든 자유로움이 넘실 대던 저 시절이 말이다.  

 그리고 왕자 오빠 처럼 생각을 해버렸지. 내가 맨 처음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접했을 때 나는 어떻했더라~ 에라이~

 

3. 역사적 상상력이란.

아시안 하이웨이라는 것이 있다.

1번 경부고속도로와 7번 국도에 그 표지판이 있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면 전 유라시아 대륙에 연결된 아시안 하이웨이 도로 지도를 볼 수 있다.

 그 지도에 보면 일본과 우리도 파란선으로 연결 된게 보인다.

근데 보면 안다. 일본과 연결되는거 따위 뭐라고.

대륙적 상상력을 해야지 인간들이 말이다. 그리의 서울역이 과거 국제역이었다는 걸 왜 가르치지 아니하는가? 국민의 짐들 같으니라고. 흥칫뿡이다.

7번 국도를 타고 올라 가다 보면 아시안 하이웨이6번 표지판을 만난다. 7번을 타고 올라 가면 한국-중국-카자흐스탄-러시아로 연결 되고, 경부고속도로 1번은 아시안 하이웨이 1번으로 한국-중국-인도-터키로 연결 된다. 물론 이 1번 시작이 일본 이긴하다. 그럼 머하나 바다 건어 있는데 바다연결하는게 쉬울까 그냥 육지연결 하는게 쉽겠는가? 여튼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내가 사랑하는 7번 국도가 아시안 하이웨이 6번과의 연결점이고, 난 언제나 7번 국도는 포항에서 진짜 시작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이 쇠락해 가는 인구 50만이 당장 내년이면 무너지는 것이 자명한 이 도시의 정치인 들이 뭔가 더 큰 비전 제시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는 거다.

현재 인구 50만 2천, 한해 순 유출및 자연 감소 인원 4천명.

뭐하는 겐가 말이다. 당장의 인구 유입 투자 유치 아주 중요한 말이다, 그와 더불어  중요한 것이 비전 제시 아닌가 싶은것이 내 마음이다.

 청치인의 일이 꿈을 파는 것 아닌가 말이다.

 아시안 하이웨이의 물류 시작 허브 거점. 환동해라는 말을 하면서 그에 걸맞는 거창한 꿈과 비전 제시를 좀 하면 어떠한가. 포항역이 아시안 국제 철도 역의 한 거점이 되지 말란 법은 또 어디 있겠는가 말이다.  

 여튼은 이래저래 나의 애증의 도시의 쇠락상을 목도하고 있는 요즘이라 참으로 심란하기 짝이 없음이다.

 

그리고 이놈 예스 블로그 UI가 바뀌고 있는데... 사진이 제대로 안 올라 간다.

이런 그지 같은.. 빨랑 고쳐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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