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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지킹의 후예

[도서] 체인지킹의 후예

이영훈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소설은 우리에게 묻는다.

인간은 어디까지 선택할 수 있으며,
그 선택은 인간의 자유에 기반한 결과물이라고 우리는 어디까지 확신할 수 있을까.

 

우리는 대부분 "이러이러 해야 한다"라는 당위성으로 살아간다.
해야만 하는 결혼, 꾸려야만 하는 가족, 좋은 아버지, 좋은 어머니, 좋은 결혼 상대자.
우리 삶에서 해야만 하는 것은 너무 많다.

 

그러나 그런 역할론에, 당위성에
우리는 얼마나 자주, 혹은 깊게 문제제기를 하고 있을까.

 

 

 

소설은 말한다.
해야만 하는 일을 하지 않는 것보다 더 무서운 건
아무런 문제제기 없이 사회가 가르쳐 준 매뉴얼대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우리는 체인지킹의 후예야.

소설 속 라이더레인저는 말한다.
흉내내기 바쁜 세상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은, 모두 체인지킹의 후예이며 그렇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고.

 

 

 

따져보면 영호는 채연을 결혼 상대자로 선택했지만, 샘을 선택하지는 않았다.
선택하지 않았던 당위로 영호는 아버지가 되어야 했고,
일련의 사회적인 통념안에서 좋은 아버지가 되어야 했다.
적어도 아들과 말 정도는 섞을 수 있는 좋은 아버지.
그러나 웬일인지 샘은 영호가 건넸던 말들에 답을 해주지 않았고
그렇게 영호와 샘의 관계는 너무 쉽게 단절되어 버린다.

 

 

 

영호는 그 순간 편안함을 느낀다.
어쩌면 이렇게 지내는 것이 더 편할 수도 있다고.
아무런 대화 없는 관계가 아무 문제 없는 관계가 될 수도 있는 거 아니겠냐고.

 

 

 

 

그 어떤 싸움이 없기에, 부딪힘이 없기에 우리는 대부분
그 어떤 관계들이 건강하다고 믿는다.
그냥 이렇게 흘러흘러 지내는 것들이 더 편하고 좋은 삶이라고.
주어진 대로, 그저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살아가며
우리는 편안함을 느낀다.

 

 

 

영호의 직업 또한 마찬가지다.
영호는 그저 자신의 역할에 맞게 주어진 서류를 검토하고
절차 상 문제가 없다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
거기까지가 영호의 역할이며. 그렇게 절차대로 일만 수행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테고, 윤필과의 불미스런 사건도 없었을 거다.
적어도 "안"이 아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면.

 

 

 

그러나 "안"의 자신의 역할을 넘은 문제 제기로 인해
영호는 처음으로 절차 밖에서 이뤄지는 일들에 엮이기 시작한다.
당연한 역할을 뛰어 넘어,
눈에만 보이는 절차 밖에서의 세상에선
돈 때문에 아들을 수단으로 이용하는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때로는 선택하여 자신의 역할을 결정하기도 하고
때로는 선택하지 않은 역할을 떠맡기도 한다.
영호가 채연의 남편은 선택했지만,
샘의 아버지는 선택하지 않았던 것처럼.

 

 

 

그러나 중요한 건
우리가 선택했든, 선택하지 않았든
해야만 하는 일들은 우리에게 주어지고,
우리는 완벽하게 그 역할을 수행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부여된 그 어떤 역할들은
때론 역할 밖의 세상을 꿈꿀 수 없게 한다.

 

 

 

소설의 막바지에 다다르면
샘은 영호를 아버지가 아닌 "영호"라고 부른다.
아버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다.
아버지란 역할이 주어지기 이전의 인간 그 자체로 받아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를 구성하는 일원으로 살아가며
우리가 선택한 역할은, 또 선택하지 않았지만 주어진 역할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작용할까.

 

 

 

우리가 규정되기 이전의 삶에서 꿈꿨던 삶은
그 이후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을까.

 

 

 

중요한건 어쩌면
선택한다는 것 그 자체가 아니라,
고민하고 생각한다는 것.
우리가 익숙해진 모든 것들에게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의문을 갖는 것 그 자체일지 모른다.

 

 

 

나는 (끊임없이 되묻기를) 선택한다. 고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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