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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소녀, 마이티 모

[도서] 마라톤 소녀, 마이티 모

레이첼 스와비,키트 폭스 저/이순희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3점


마라톤 에세이로 책 방송을 한다고 했을 때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다음으로 무슨 책을 다뤄야 하나, 고민하다가 결국 가장 최신작인 <마라톤 소녀, 마이티 모>를 선택했습니다.



실화입니다. 


별명은 마이티 모. 우리나라 말로는 위대한 모. 


이름은 모린 윌튼. 

1953년생입니다. 

만 13살 때 마라톤 세계 신기록을 내고 그냥 사라져버린 소녀지요. 



마라톤이 여자들에게 금지되었던 시절(법적으로도 금지가 되어 있었고, 이를 어기고 뛰면 각종 공격을 남녀노소 모두에게 받았던 시기입니다), 그 금기와 억압을 이겨낸 (고작) 만 13살의 캐나다 소녀가 1967년 어느 작은 마라톤에서 세계 신기록을 이뤄낸 이야기입니다. 지금이라면 말그대로 '천재'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느껴질 신동이었지요. 그러나 그녀는 결국 만 17살에 달리기를 포함해 모든 운동을 그만 두고 마라톤과는 아예 담을 쌓고 살아갑니다. 



이 책은 이렇게 사라진 1953년생의 소녀를 60이 다 되었을 때 다시(!!!) 찾아내 21세기에 들어 이 할머니의 업적을 널리 널리 알린 러너스 월드 웹사이트 편집자이자 해당 팟캐스트를 운영 중인 레이첼 스와비와 키트 폭스가 저자가 되어 썼습니다.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 



처음에는 저자들이 러너스 월드 웹사이트 운영자라는 걸 알고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올해 5월달에 있었던 대한체육회의 100년 후손에게 보내는 손편지 공모전에 쓰려고 올림픽 마라톤 조사를 하다가 (왜냐하면 그때 한창 올해 열리기로 했던 올림픽을 한다 안한다 뜨겁게 논쟁 중이었거든요) 결국 올림픽 마라톤에 출전했던 여자 선수들에 대해 알아보다가 - 우리나라에는 정보가 없어서 외국 사이트를 알아보다가 이 러너스월드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거든요. 정보가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아요. 그 곳 운영자라고 하니 그저 놀랍기만 했습니다. 



참고로 여자가 올림픽 마라톤 풀코스에 출전 가능했던 시기는

1984년 미국 LA 올림픽 때 부터입니다. 



이 책의 유일한 아쉬운 부분은 모린 윌튼이 직접 쓴 책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는 조금 무리수거든요. 저자가 본인이 아니다 보니 책 내용이 다소 팩트 위주의 건조함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아무리 상대를 잘 안다 하더라도 어쨌든 제 3자가 쓴 이야기니까요. 




물론 이건 제 개인적인 마라톤 에세이 취향때문에 느껴지는 아쉬움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마라톤 에세이들을 좋아하고 일부러 찾아 읽는 이유는 - 20대까지만 해도 땀은 여름이라 흘리는 걸로 알고 살았던 제가 30대가 되어서 이러저러한 일들을 겪으면 변하게 된 계기가 되었고, 그 중점에 있는 것이 달리기이자 마라톤이었으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마라톤 에세이들을 읽으면, 대부분 저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달리기를 하면서 몰랐던 사실도 많이 배우고 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는 책입니다.






하지만, 돈이 아까운 책은 아닙니다. 






이 책은 비록 저자가 모린 윌튼 본인이 아니기 때문에 감동과 공감대 형성면에서는 다소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그래서 더더욱 2020년 오늘 지금은 당연시 되는 무언가가 실은 과거 수많은 이들의 불 튀기는 투쟁과 눈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것을 깊이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그래서 하루하루 더 감사해야 할 일들이 늘어난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고마운 책입니다.



위의 목차도 사실 조금 조정했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마이티 모, 그러니까 모린 윌튼의 이야기만 나오는 건 아니거든요.


물론 무언가 그동안 금지되었던 것이 그 반대가 되는 과정은 - 그러니까 예를 들어 노예제도나 여성 참정권 말입니다 - 분명 한 사람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비록 당시에는 소수에 불구하지만 싸우고 싸우고 싸웠던거지요.


이 책은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그 모~든 사람들을 다 다루고 있어서, 사실 모린 윌튼에 대한 이야기만 읽고 싶었던 저에게는 (미안하지만) 약간의 피로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재차 말하지만 


여성의 올림픽 마라톤 풀코스 참여는 1984년 미국 LA 올림픽 때 부터입니다.


그 전에는 나가면 남녀노소 다 욕했어요 ㅠㅠ


그래서 만 13살의 천재 달리기 소녀는 만 17에 세상을 등지고,


은행 창구 직원으로 살다가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하여 자녀 둘을 낳지요. 


성을 바꾸어서 모린 윌튼에서 모린 몬쿠소가 됩니다.




세상도 그녀를 찾지 않았지만,


그녀도 세상을 찾지 않았어요.




https://en.wikipedia.org/wiki/Maureen_Wilton



위에 있는 위키피디아 소개를 보면 마치 금융계에서 일한 것처럼 나오는데, 다른 자료를 찾아보면 은행 창구 직원으로 조용히 일했다고만 나와요. 달리기와 마라톤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하며 살아서 남편도 자녀들도 엄마가 한때 세계 신기록을 세웠던 사람이었다는 걸 전혀 몰랐다고 해요. 






https://www.runnersworld.com/runners-stories/a29460762/mighty-moe/



그런 그녀가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된 건


이 책의 저자들이자 러너스월드 운영진들이 그녀를 집중적으로 세상에 알리기 되면서부터지요.




덕분에 2009년도에 모린 윌튼은,


1967년에 함께 마라톤을 뛰었던 미국 여자 선수 캐스린 스위처 (같은 해 보스턴 마라톤 뛰다가 사람들에게 머리채가 잡혔던 선수입니다)와 무려 42년만에 만나 함께 마라톤 참가를 하지요.










...참고로 모린 윌튼/몬쿠소의 자녀 중 한 명은 현재 달리기 선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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