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작품을 접하게 된 계기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국내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작품을 통해서였다. 신체 접합을 통해 생명을 지닌 새로운 존재를 창조하는 빅터 프랑켄슈타인, 그리고 빅터에 의해 창조된 존재 ‘괴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꽤 무거운 주제의식을 담고 있었는데 인물 간 서사와 배경이 잘 표현되어 있어 꽤 깊이 몰입하며 관람했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원작 소설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고, 이번 모임을 통해 좋은 기회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제일 감탄했던 점은, 소설임에도 마치 시를 읽는 것처럼 예술성 짙은 유려한 표현들이 자주 등장했다는 점이다. 인물 간의 대사는 물론, 상황을 묘사하는 문장도 시적인 묘사가 두드러진 것은 인물의 감정에 깊이 공감하고 몰입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생각한다. 이 작품이 메리 셸리 작가가 10대 후반일 때 집필했던 작품으로 알고 있는데, 작가의 깊은 수준의 집필 능력 덕분에 본 장편 소설 막바지까지 집중력을 읽지 않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뮤지컬을 먼저 관람했기에 책을 읽으면서 뮤지컬과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도 뒤따라왔는데, 비교하면서 읽을수록 뮤지컬이 원작 소설의 각색을 훌륭한 쪽으로 잘 해냈다고 느꼈다. 책을 읽다 보면 ‘괴물’의 서사와 감정선이 눈물 날 만큼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어 마음 깊이 공감하게 되는데 반해,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본인의 손으로 창조한 피조물의 존재 자체를 철저히 부정하고 외면해버리는 아주 무책임한 가치관과 행동을 보여주는데 빅터가 이렇게 부정적인 행동을 취하게 된 과거 배경에 대한 언급이 깊이 되어 있지 않기에 책을 읽으면서 더더욱 주인공을 비난하게 되는 것이다. 허나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에서는 빅터의 부족한 과거 배경에 대한 개연성을 보완하여, 생명창조에 집착하게 된 이유를 짜임새 있게 잘 묘사했기에 뒤에 나오는 빅터와 괴물의 대립 구도까지 흥미진진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인물 간 개연성은 소설보다 뮤지컬에서 좀 더 잘 구현되었다 생각한다.
이 소설을 통해 메리 셸리 작가의 필력에 진심으로 감탄했고,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꼭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국내 뮤지컬 중에서도 작가의 일대기를 그린 <메리 셸리>라는 작품이 있어서, 이 작품도 언젠가 무대에 오른다면 관람하러 가야겠다는 다짐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