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처음 읽을 땐 과학 분야의 전문지식이 계속 등장하는 터라 이전의 모임을 통해 읽었던 호프 자런의 '랩 걸'이 떠오르기도 했으나, 그건 잠시뿐이었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일생을 계속해서 따라가다 보면 일생이 뒤흔들릴 법한 불행한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하는데, 무너지거나 주저앉지 않고 곧장 다른 대안을 찾아 또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그의 낙관적인 생각과 태도를 처음에는 아주 경이롭게 느꼈었다. 허나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낙관성에서 기인한 그의 신념은 결국 무고한 사람들의 희생으로 이어졌고 자연의 질서조차 뒤흔드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그리고 조던이 마지막까지 명예롭게 살다 평화롭게 눈을 감는 부분까지 읽으면서 이 모든 상황에 안타까움과 분노를 함께 느꼈는데... 결국 그의 생애 전체를 존재하지 않는 것을 좇았던 것으로 인과응보의 결과를 맞이했고, 비로소 책의 제목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의 의미가 등장한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진정으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후반부에 모두 담겨 있었고, 마지막까지 흡입력 있게 독자들을 이끈 작가의 필력에 진심으로 감탄했다. 이번 모임을 통해 이 책을 접하고 모임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정말 유익했다. 다음에 꼭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야겠다.